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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귀면鬼面 vs. 용면龍面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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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계에서 흔히 귀면으로 통하는 장식문양을 두고 대략 20년전쯤에 강우방 선생이 그기 아이고 룡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강우방 선생은 그 발표를 내 기억에는 국립경주박물관장 재직 시절, 경주박물관이 개최한 학술대회장에서 발표했고,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 이후 강 선생은 줄기차게 귀면기와를 용면기와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탈이 사람이건 용이건 뭐건 그리 중요할까 싶다.



경주박물관 이용현 박사 포스팅을 보니, 이번 황룡사지 특별전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된 듯하다. 공식자리인지 아니면 비공식인지는 모르겠다.

이 논쟁과 관련해 최맹식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과 함께 한국기와 연구를 양분하다시피한 김성구 전 광주박물관장이 몇년전쯤인가 어떤 언론 보도를 보니, 저 문양이 鬼面임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근거를 찾았다고 하면서, 그 근거로 《고려사절요》에 나오는 어떤 구절을 들었다고 했다.

 



내가 그 보도를 접하면서 빙그레 웃고 말았으니, 김성구 선생도 이젠 기억이 오락가락이라, 그 훨씬 전에, 그러니깐 강우방 선생이 용면설을 주창한 직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내가 문제의 구절을 《고려사절요》에서 발견하고는 그걸 내가 친절히도 김성구 관장한테 적어도 주었던 것이다.

"여기 보시오. 여기 보면 분명 귀면이라 했습니다. 이걸로 써먹으세요"

라는 말과 더불어 찾아드렸던 것이다.

한데 어째 안써먹더라니.


이 분도 귀면인가?



그러다가 느닷없이 그에서 대략 10년이 더 지난 시점에 저걸 들고 나왔으니, 뭐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 내가 제공한 근거를 주목하지 않았거나,

둘째, 그러다가 어쩌다 《고려사절요》를 읽다가 그 구절을 본인이 우연히 재발견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2018.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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