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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정중앙을 코딱지 만하게 정좌한 몰타Malta 는 지도를 보면 왜 이곳을 유사 이래 권력이 애지중지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절감한거니와
저런 요충을 어찌 방기한단 말인가?
나랑은 전연 인연이 없을 듯한 이곳을 우연히 밟게 되었으니 내가 마주한 몰타는 지상낙원 딱 그것이었다.
내가 매양 하는 말 중 하나가 진짜로 아름다운 곳을 보면 자살충동을 일으킨다고 했거니와 내가 마주한 몰타는 그것을 배신하고선 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곳이다.
다만 잊어서는 안 되는 대목은 지금은 아름답기 짝이 없는 이곳이 무수한 희생을 딛고선 오늘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지금 내 눈에 지상낙원으로 비친 이곳이 훗날 언젠가는 과거에 그랬듯이 다시 피비린내나는 전장터로 변할 날이 있으라는 암울한 전조이기도 하다.
이곳을 점령하는 이가 지중해를 제패했으니 지금이야 독립국가라 해도 언제까지 독립국가임을 어느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저런 요충을 누가 포기할 수 있겠는가?
몰타는 백마고지다.
저런 데를 해외 식민지 개척에 혈안이 된 고대 그리스가 가만 뒸겠으며 뒤이어 지중해 패자로 떠오른 카르타고가 지나쳤겠으며 다시 절대강자로 부상하는 로마제국이 방치했겠는가?
지금은 눈부신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이들 유산은 실은 지키고자 하는 고육의 증언이다.
왜 해안선 곳곳을 방벽을 쌓고 것도 모자라 그 성벽 높이보다 깊은 해자를 팠겠는가?
지켜내야 했기 때문이지 딴 이유 없다.
지금의 몰타가 선사하는 눈부신 아름다움은 실은 고통의 위대한 유산이다.
저 아름다움은 그래서 dark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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