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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동로수를 똥눴수로 본 만엽집 마니아 이영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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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요슈는 고대한국어로 작성됐다"…이영희 전 의원 별세
송고시간 2021-04-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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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요슈는 고대한국어로 작성됐다"…이영희 전 의원 별세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일본 고대 시가집 만요슈(万葉集)가 고대 한국어로 작성됐다고 주장, 큰 반향을 일으킨 아동문학가 이영희(李寧熙) 전 의원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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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으로 보면 언론계 대선배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없으며, 먼발치로도 뵌 적이 없다. 다만 나한테 각인한 그는 대략 25년 전쯤 어간이었을까? 그 무렵 조선일보 연재기사가 기억에 유난히 남는다. 

 

그는 만엽집萬葉集이라 해서 일본 고대시가집이 채록한 일본 고대가요를 한국어로 읽었다. 물론 그가 말하는 한국어란 고대 한국어, 특히 삼국시대 그것을 말한다. 아무래도 이두에 착안한 발상인 듯한데, 참신하다 할 만한 견해가 많았다고 기억한다. 

 

물론 그의 이런 독법讀法을 이른바 정통 학계에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허무맹랑한 소리로 치부했다. 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기상천외한 사료 독법도 곳곳에서 시도했으니, 지금도 내 기억에 뚜렷한 것이 신라 지증마립간 자지 얘기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채록되어 너무 잘 알려졌거니와, 하도 거기시가 큰 지증왕이 배필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사람을 보내서 모량부라는 데서 마침내 짝을 찾았는데 

 

고 이영희 

 

그 짝이 동로수라는 마을 나무 밑에 눈 똥 크기가 하도 대단히 이 정도면 지증왕 그 큰 물건을 용납할 만하다 해서 그 여인을 수소문해 왕비로 삼았다 하거니와, 내가 놀란 대목은 이 동로수라는 말을 고인은 "똥눴수?" 라고 읽은 대목이다. 

 

물론 나는 이런 주장을 따를 수 없다. 그렇지만 이런 발상 자체가 나로서는 참말로 대담무쌍하기 짝이 없었다.

 

그의 이와 같은 주장 혹은 독법이 어찌 근엄한 기성 지식인사회에 통용하겠는가? 그의 만엽집 독법은 이 분야 전문가라는 사람들한테서는 기가 차다는 반응 일색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잊은 점이 있다. 만엽집이 대표하는 일본고대문화에 대한 관심을 부흥하는 데 고인 만한 사람은 드물다는 사실이다. 이 점에서 그는 가히 절대라 할 만한 공로자다. 그와 비슷한 길을 걸은 다른 이로 본래는 사회학도지만 역사로 전향한 고 최재석 고려대 교수가 있고, 또 누구더라? 비류백제가 일본에 갔니 마니 하는 그 분도 있으며, 허황옥에 대한 파격적인 주장을 펼친 어느 소설가도 있다. 

 

요새 같으면야 이런 분들을 재야라 해서 갖은 모멸을 퍼붓겠지만, 실제 이른바 낙랑군 위치와 관련해서 이 꼴이 벌어지는 한다면, 그렇게 주장하는 그들조차도 그에 대한 관심이 저들이 대표하는 재야가 주도한 바람에 적지 않은 영향권에 포진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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