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홍수 쓸고 지나간 강둑서 18∼19세기 난파선 발견
성혜미 / 기사승인 : 2021-01-18 16: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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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암사동 선사유적, 같은 송파구 풍납토성은 이른바 국사교과서에도 당당히 오른 그 시대를 표상하는 위대한 문화유산이다. 전자는 한국신석기문화를 말하는 표준이 되었고, 후자는 삼국사기조차 그 위치를 모르겠다고 포기해 버린 백제 하남 위례성이었음을 밝혀준 곳이다.
공통점은 그것을 발굴하고 처음으로 외부에 알린 주인공이 사람이 아니라 홍수라는 사실이다. 그랬다. 이들 두 유적은 1925년 한반도 전체를 물바다로 만든 을축년대홍수가 만들어낸 위대한 합작품이었다.
그랬다. 홍수만큼 위대한 고고학도 없다. 제아무리 지가 하인리히 슐리만이라 해도 홍수 앞에서는 잽도 쓰지 못한다. 그만큼 홍수는 위대한 고고학도다.
그런 홍수가 말레이시아에서도 일을 냈다. 이 나라에 파항 주 라는 데가 있고 그곳을 관통하는 리피스 Lipis 강이 있는 모양이고 그곳에 얼마전 홍수가 난 모양이라, 홍수가 지난 자리 강둑에 턱하니 고선박이 모습을 드러냈다. 살피니 18∼19세기 난파선이었다.
주민들이 발견해 신고한 이 폐선박을 조사하니 비비안 & 선즈 VIVIAN & SONS 라는 글자와 1824년이라는 글자가 확인됐다. 18∼19세기 식민지배 시절 영국 소유 상선이거나 고위 관리들이 사용한 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비안&선즈는 1809년 창립한 구리 제련업체로, 1820년 급성장했다가 20세기 초 쇠퇴기를 겪은 뒤 1926년 다른 회사에 인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침몰선이라면 보통 무수한 보물을 생각하지만 이렇다 할 유물은 없다. 조금은 아쉽게도 당국이 조사하기 전 고물상이 이걸 발견하고는 고철을 뜯어간 모양이라 그 100㎏을 경찰에 반환했단다. 안 했다간 맞아 뒤질 테니깐.
이걸로 괜한 생사람 잡게 생겼으니, 이런 유물 출현이 꼭 반가운 일만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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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을축년대홍수 이전 풍납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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