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앙코르와트 가냐?"
"그래"
"거기 우리 현장 있다. 거기 가는 김에 한번 들리셔서 격려해야지 않겠냐?"
"무슨 현장?"
"우리가 ODA 사업하잖아? 그걸로 앙코르에서도 하나 하고 있다. 앙코르와트 인근에 왕코르톰이라는 크메르시대 왕궁이 있는데, 거기 코끼리테라스라고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암튼 졸라 유명한 데야. 그 바로 인근에 프레아피투라는 데가 있는데 거기 복원사업을 우리 ODA로 하고 있고,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수행 중이다. 기왕 가는 김에 들리셔야지 않겠나?"
"그래? 알았네"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 중인 지인이랑 주고받은 문자의 대략이다.
당시 동남아 3개국 순방과 그 일환으로서의 캄보디아 방문에 따른 앙코르와트 방문계획 국내 언론보도를 보면 "캄보디아측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이 말은 자칫 캄보디아에서 보면 기분 나쁠 수도 있다. 우린 가기 싫었는데 혹은 갈 시간 없는데 캄보디아 정부 쪽에서 꼭 한번 방문해달라 해서 할 수 없이 간다는 의미로 들릴 수 있는 까닭이다.
암튼 앙코르와트 방문은 캄보디아 요청인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이 앙코르와트는 그렇지 아니해도 실은 한국에서 바글바글 쏟아져 들어가는 데라, 굳이 우리 대통령이 가서 따로 선전할 필요는 없었을 법한데, 그럼에도 더 한국 관광객을 부르고 싶었던지 저리 요청한 것이다.
앞선 글에 첨부한 앙코르 유적을 다시 제시한다.
보다시피 앙코르와트는 이 거대한 앙코르 유적, 크메르제국시대 왕궁 유적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그 상징성이 워낙 커서 앙코르 유적이라고 하면 곧 앙코르와트가 마스코트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저 뒤쪽에 거대하게 자리 잡은 데가 앙코르톰이라는 왕궁이다. 저 왕궁 뒤편에 프레아피투가 있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저 중에서 앙코르와트만을 방문하기로 했던 것이다.
한데 이 건은 반응이 즉각적이었다.
직후인가 대통령이 앙코르와트 가는 길에 프레아피투도 들리기로 했단다.
더 복잡해졌다. 대통령이 간다는데 문화재청장이 날라서 현장 영접해야는 거 아닌가? 현장에는 대통령을 안내할 문화재재단 사람들이 있는가? 이런 것들이 문제였다.
또 하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때는 언제나 쩐주가 갑이라, 문화재재단 제끼고 ODA사업 돈을 댄 KOICA가 나서서 대통령을 안내하겠다고 나설 것이 뻔했다.
나로서는 특히 후자는 재앙이라, 이걸 막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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