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닭이 오동나무에 앉으면 봉황이요
장닭이 남쪽 향해 꼬끼오하면 주작이다.
장닭이 향로에 올라타면 봉황이요
무덤에 기어들어가면 주작이다.
뭐 대단한 요물 같은가?
말이나 사슴이 천상을 날면 그게 기린이지 기린이 무에 대단한 영물 같은가?
사령운이었던가?
내가 제일로 그리기 어려운 게 사람이요 제일로 쉬운 게 용이라고?
봉황 혹은 주작은 현실세계에선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이기에 아무도 본 놈이 없기에 내 꼴리는대로 그리고선 이게 주작이요 이게 봉황이요 하면 그뿐이었다.
그래서 실은 그리기 젤로 쉬운 것이 추상이다.
김환기 우주?
솔까 본인이 우주라 했는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그렇다 하면 그런다 할뿐 저게 우주가 아닌 해우소 똥물 퍼지는 모습이라 한들 누가 어쩌겠는가?
저런 추상은 언제나 구상으로의 욕망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추상이 추상으로 남을 때 신비 경이 권위가 상대로 강하지만 사람들 욕망이 어디 그런가?
구상은 이 욕구에서 말미암는다.
내가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으며
손으로 만질 수 있으며
혀끝으로는 맛볼 수 있는
구체하는 실체로의 해체를 요구하기 마련이다.
한데 추상이라고 문제는 없는가?
이 지구상 우주에 그 어떤 추상도 평지돌출 창안은 없다.
어딘가서 베껴와선 창안이라 설레발칠 뿐이다.
이른바 우라카이에 지나지 않는다.
생평 그런 일을 예술로 포장한 삶을 일삼다 나는 사기꾼이라 고백한 사람도 있다. 백남준이 대표다.
한데 봉황이나 주작은 사기라기엔 너무나 현실세계의 장닭 그대로다.
이쪽은 그런대로 양심은 있어 봉황 혹은 주작이라 했지만 구상을 벗어날 수는 없었으니 실상 그대로 장닭이다.
장닭을 그려놓고선 이게 주작이요 봉황이요라 했으니 그 바탕은 무엇인가?
장닭 혹은 그 이종사촌 장끼며 공작을 살핀 적 있는가?
아주 똑같다.
구상으로 해체한 추상은 급격히 신이神異를 상실한다. 상실한 신이를 법칙이 대체하게 된다.
추상이되 그 추상은 모름지기 이러해야 한다는 강박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주작 혹은 봉황의 경우 그 어떤 경우에도 대가리 이마엔 벼슬이 달려야 하며 그 벼슬은 언제나 짙은 원색 주색이어야 했다.
당대 선종에서 유행한 부처를 죽이라는 구호는 실은 구상에 대한 반발이다. 추상이어야 더욱 빛나는 불법의 복권운동이다.
이 복권운동에 탑파와 불상이 직격탄을 맞았다.
구상이 물러난 자리에 면벽수행이 자리를 잡았고 이 면벽을 통해 무수한 부처가 탄생했다.
동상화한 홍범도?
솔까 그게 무어라고? 구리 주석 합금에 지나지 않는다.
금속덩어리 보고 추앙하라고?
난 그리할 생각없다. 우상일뿐이다.
'역사문화 이모저모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쓰나미와 장어 품귀 사태 (0) | 2023.10.01 |
---|---|
행단을 표식하는 은행나무 두 그루와 부처의 전당을 차지하는 쌍탑 (0) | 2023.10.01 |
측량, 빗금에서 라인으로 (0) | 2023.09.29 |
평과 마지기...강렬한 빗금의 전통, ㎡의 탄생 (0) | 2023.09.29 |
Feast to commemorate 60th anniversary of passing state exam (0) | 2023.09.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