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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빈깡똥 무덤을 어찌할 것인가? 창원 안민터널 가야공동묘지의 경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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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가야공정’ 시험대에… 터널이냐 가야史냐
[주간조선]
이동훈 기자
입력 2020.10.11 05:34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0/10/11/AUCOTDKVMVBE7GFFBZSDZLUQRQ/

 

www.chosun.com

 

이 주간조선 보도를 보건대 가야사 연구복원을 100대 핵심국정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를 향한 묘한 공격 분위기가 있다. 주간조선을 포함하는 조선일보 계열사가 내세우는 정치성향이 이 기사에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목에서 벌써 그런 냄새가 있다.   

이 안민터널 건설과 관련한 고고학 발굴조사 현황은 나 역시 이 블로그에서 정리한 적이 있거니와, 아래 글이 그것이라.  

창원 제2안민터널 발굴조사 현황

 

 

창원 제2안민터널 발굴조사 현황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하고,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에서 수행 중인 창원 국도대체 우회도로 제2 안민터널 건설부지 내 유적(2) 정밀발굴조사를 두고 근자 말이 좀 있었으니, 조사단에서 문��

historylibrary.net

 

이곳이 기록적인 발굴성과를 낸 유적임은 의심할 나위가 없고, 나아가 한국고대사, 좁히면 가야사와 관련한 중대한 지점임이라는 데서도 한치 어긋남이 있을 수는 없다. 

한데 문제는 그런 유적이라 해서 모름지기 모든 현장을 살려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저와 같은 발굴소식에 저와 이해관계가 없는 일반인, 덧붙여 이 업계에 종사하는 고고학역사학도들은 대체로 당연히 현장을 보존조치하고 공사는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걸로 뭘 만든단 말인가? 

 

나 역시 10년 더 이전이었다면 그리 주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다르다기보다는 나도 물들어서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과연 저 유적을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으며, 보존한다 할 때 대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며, 그런 보존방식이 그 보존에 따른 효과는 과연 얼마나 될지는 이제는 심각히 의심한다. 

보다시피 해당 무덤은 천기에 육박하나, 그 모든 무덤은 모조리 파제끼고 속내는 다 끄집어낸 상태라, 빈깡통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빈깡통이라 해서 버러야 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어니와, 저 시대 가야 무덤, 특히 이곳 무덤들이 지랄 맞은 까닭은 봉분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의심을 산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 사례로 보건대 있었을 테지만 그 흔적 대부분이 사라졌다. 

 

빈깡통이다. 이걸로 뭘 만든단 말인가?

 

따라서 현재를 기준으로 할 적에 저 공동묘지 중에서 온전한 것은 단 1곳도 없고, 모조리 빈깡통이요, 모조리 빡빡머리라 보존한다 해서 보여줄 건덕지가 없다는 점이다.

저와 같은 곳으로 보존조치된 곳이 더러 있으니, 보나마나 보존한다 했을 때 그 꼬라지가 어떨지는 눈에 선하니, 첫째 안내판 하나 덜렁 세워놓고는 이곳이 졸라 중요한 가아시대 유적이라 해 놓고는 잡초밭으로 방치하거나, 둘째 드넓은 잔디밭 맹글어 놓고는 무덤 중 목곽 표시 돌덩이로 대강 해놓는 것 밖에 없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딴 식 보존조치 나는 원치도 않고, 그딴 돈 있거덜랑 다른 문화재현장 갖다 쓰라 한다. 

 

빈깡통. 이걸로 뭘 만든단 말인가?

 

이를 뛰어넘어 현장박물관 혹은 현장전시관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투자 대비 얻을 것이 없다. 누가 간단 말이며, 틀림없이 각종 이유 달아서 저에서 출토한 쓸 만한 유물은 국립김해박물관 아니면 창원시립박물관으로 고이 모셔다가 신주단지마냥 취급이나 할 터인데 그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간단히 말한다. 저 가야무덤은 보존할 가치도 없고, 보존한다 해서 얻을 것도 없다. 

이런 말 하는 내가 많이 바뀌긴 했으니, 다만 10년 전이었으면 보존해야 한다는 김태식과 이후 저런 건 보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지금의 김태식, 어느 쪽이 옳은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말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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