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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새로운친구', 언제나 내가 먼저 입력한 전화번호

언젠가 한 말인데, 내 버릇 중에 그런대로 괜찮다는 급으로 평가할 만한 것으로 즉각적인 연락처 정리가 있다. 

이런 버릇이 한창 체득화할 때는 명함을 받자마자 그 자리서 전화번호와 그 사람 직책과 이메일 정도를 입력하고는 다른 사람한테 쓰라고 명함을 돌려주곤 했으니, 이런 버릇이 그런 대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여전했다. 

(참고로 난 명함 기재 자동 어플인지 뭔지는 안 쓴다. 초반기 쓰다가 때려쳤다.) 


그러다가 요새는 나 역시 게을러져서인지, 아니면 바쁘다는 핑계여서인지는 몰라도 그런 연락처 정리가 더뎌지기만 해서, 심지어 한동안 쌓인 명함이 지갑에서 떼거리로 쏟아져 나오기도 하니, 그렇게 쏟아진 명함을 일일이 정리하는 일도 보통 고역이 아닌지라, 요새는 노안까지 심해져 그 작은 명함 글씨가 잘 보일 리도 없어 그 정리에 더 애를 먹는다. 




아무튼 그런대로 이런 철저한 명함 정리는 당장은 표가 나지 아니해도,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도움이 많이 되곤 한다. 나는 특히 내가 맡은 업계 사람들 연락처는 거의 망라하는 편이라, 설혹 내가 그 사람 연락처가 없다 해도, 같은 기관에 근무하는 사람 연락처는 거의 한 사람 있으니, 급할 때는 이 통로를 이용해 연락을 취하기도 하며, 그것이 취재활동에 막대한 도움이 됐다는 점은 분명하다. 


돌이켜 보니, 저 버릇 습성이 약해진 것도 결국 내가 취재 일선 현장을 떠난 것과 밀접한 듯하다. 내가 직접 취재할 일이 종래와 비교해서는 눈에 띠게 적어지니, 쌓여가는 명함이 늘어나기만 하는 듯하다. 


내가 받은 명함을 입력하면, 내가 알기로 그 번호가 입력당한 상대방 카톡 같은 데서는 거의 언제나 '새로운친구'라 해서 그 목록이 내 이름이 뜬다고 안다.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라, 내 명함을 받아간 사람이 먼저 내 연락처를 입력하면, 내 카톡에 그 사람이 '새로운친구' 목록에 추가되기 마련이다. 


한데 내가 명함을 주고받은 사람 중에 새 카톡 '새로운친구' 중에 그 사람 이름이 먼저 뜨는 일을 나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언제나 내가 먼저 그 사람 번호를 먼저 입력해 뜨는 '새로운친구'뿐이다. 


쫌팽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내 번호가 입력되지 않는다는 건 내가 필요치 않다는 뜻과 동의어다. 


그것이 못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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