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 종영시간이 언제였는지 모르겠는데, 자정 넘어 끝난 모양이라, 두어 분이 드라마가 끝났다는 메시지를 전하더라. 뭘 어쩌란 것인지 모르지만 말이다.
문화부장 재직시절에나 끝날 일이지, 짤리고 나니 끝나는 건 뭥미? 하고 웃고 말았다. 나는 이 드라마 제대로 시청한 적이 없다. 천성이 드라마와 가깝지 아니한 까닭도 있거니와, 더구나 이래저래 들려오는 줄거리 비슷한 것들을 보건대, 뭐 썩 내가 맘에 드는 소재는 아닌 까닭도 없지는 않았다.
전전번 주인가? 우연히 채널 돌리다가 볼 게 없어 마침 이 드라마가 걸려 한 회 분량 몽창 본 적이 있는데, 내내 그러했는지는 자신이 없으나, 이래저래 심신 피곤한 김희애가 바다로 가서 우와기 벗어제끼고 몽유병 환자맹키로 추운 바닷물에 뛰어들어 죽으려다가 남자 둘이 달려와서 구하네 마네 하는 그 장면이 들어간 것이었으니, 재수가 없으도 참말로 재수가 없지, 난 그 장면이 무척이나 유치찬란하기 짝이 없어, 이 드라마가 이 모양인가 하고 말았으니, 그리하여 그 흔한 몰아보기도 없었고, 본방사수니 하는 건 더더구나 할 까닭도 없어졌다.
불륜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로 내가 역대 최고로 꼽는 것은 유동근 황신혜 이응경이 주연한 《애인》인가를 꼽거니와, 그때야 몰아보기도 없었으니, 이 드라마는 본방 사수하려 한 기억이 있다. 요새는 참말로 세상이 변해서 이런저런 채널 돌리다 보니, 이 드라마를 하는지라, 오잉? 하면서 봤는데, 당시만 해도 각종 최신 촬영기법 동원했을 이 드라마가 공주 석장리 구석기시대 유적 같기만 하더라. 그래도 황신혜 이응경은 천상에서 재림한 선녀들이었다.
그걸 보는 재미 제법 쏠쏠했으니, 요새는 또 보니 그 채널인가 아닌지는 확신에 없으나, 실물 이명박을 주인공으로 하는 《야망의 세월》을 틀어주는데, 보니 예도 황신혜가 나왔더라만, 이 시대는 전인화의 시대이기도 했으니, 이명박을 유동근이 맡은 적 있다고 기억하지만, 이 드라마는 유인촌 주연이라, 이때 전인화는 참말로 눈이 부셨다.
뭐 내가 보지 아니했으니 뭐라 저 《부부의 세계》에 보탤 말 있으리오. 다만 나로서는 마침 본 그 회에서 김희애 남편을 낚꿔챈 금수저 딸이 참말로 애처롭기는 했거니와,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그 전형의 히스테리를 참말로 절절히 표현했거니와, 어째 그 친구한테 정이 조금은 가더라. 오죽이나 힘들겠는가 할 뿐이었지만 말이다.
손석희 내세운 뉴스가 맛탱이가 간 JTBC가 드라마로는 계속 재미를 보는 중인데, 이번 드라마는 듣자니 같은 방송사에서 방영한 다른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흥행에서 능가한 모양이라, 하긴 이 드라마도 본 적 없으니, 돌이켜 보면 참말로 희한한 문화부장이기는 했다. 변명하거니와, 이런 드라마를 안 보던 이가 보게 되면, 담당 기자가 피곤해지게 된다. 지가 보고 느낀 것이 다 새롭다 착각해서 담당 기자들한테 이것저것한 요구를 일삼기 마련이어니와, 그런 점에서 다행이라 자위해 둔다.
첨부한 저 기사 말미를 보면 그 후속으로 JTBC가 그 원작인 영국 BBC 《닥터 포스터》를 방영한다는 데, 글쎄다, 이미 번안판에 맛든 사람들한테 원작이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무척이나 궁금하긴 하다. 주객이 전도된 저런 번안 드라마로 원작이 흥행한 적은 별로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어떨까 하고 지켜보는 재미는 없지는 않을 것이다.
언론사도 장사꾼이라, 장사 되니 원작을 방영키로 한 모양이라, 번안에 따른 저작권을 적지 않게 지불했을 저 방송이 다시 그 원작 방영에 따른 저작권료를 별도로 지불해야 할 터이니, 손익분기는 어찌되는지도 궁금하기는 하다.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언론사도 장사꾼이다. 돈을 벌어야 먹고 산다. 사회가 저들한테 이슬만 먹고 살라 요구할 순 없다. 다 먹고 살자 하는 짓이다. 또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언론사로 분류하는 것 중에 방송사는 언론사가 아니기도 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방송사가 수행하는 기능 중에 언론 기능이 있을 뿐이다. JTBC가 장사도 잘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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