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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언젠가는 쓸모가 있겠지 해서 마구잡이로 누른 셔터] 브리티시뮤지엄의 경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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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뮤지엄 가서 찍어놓은 전시유물 사진들을 주제별로 세부 분류한 외장하드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라 내가 지금껏 직접 보고 찍은 것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조리 이런 식으로 분류를 해 놓았으니, 이에서 내가 필요한 것들을 가끔씩 꺼내서 쓰곤 한다. 

 

브리티시 뮤지엄...졸라 큰 듯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들은 사흘이면 뽀갠다. 웬간한 유물은 다 커버한다. 크다 크다 해도 지깐 게 얼마나 크겠는가? 루브르는 회화 작품이 많아 시간 졸라 걸리겠더라. 

 

내가 미친 듯이 저리하는 이유는 나름 내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계온라인박물관, 거창하게 말하면 이런 것이었다. 물론 혼자 힘으로 안 된다는 거 잘 안다. 그럼에도 내가 보고 다닌 것들은 그렇게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고는 걸리는 족족 찍어댔다. 

 

이제 저 자료들을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괄로 어디에다가 넘기기에도 내가 우선 정리를 하지 않으면 말짱도루묵이다. 제목을 쓰야 하고, 설명을 달아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아무런 설명도 없고 제목도 없으며 분류도 없는 사진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앗시리아 섹션 유물들 

 

그래도 다행히 내가 찍은 방식은 고정화해서 먼저 해당 유물 카드 먼저 찍고 해당 유물 실물을 찍으니, 설혹 내가 지금 이 순간 죽는다 해도 누군가 필요한 사람 있다면 나중에 활용하게 될 것이다.

 

또 하나 혹 후대 쓰임새를 생각해서 jpg는 당시로서는 최고 화질, 그리고 raw 파일 동시 설정을 해서 찍었다. jpg야 쓰임이 다할 테지만, raw 파일은 상대적으로 오래 남지 않겠는가? 그러니 외장하드가 버텨낼 재간이 없다. 

 

순간순간 구축되는 것들은 블로그나 페이스북 같은 데다가 풀어놓고는 하지만, 너무 양이 많다. 졸라 많다. 저 브리티시 뮤지엄만 해도 수천 장이다. 

 

물론 저 중에 일부는 필요하다는 지인들한테 일부 혹은 몽땅 제공하기도 했다. 가끔 파일을 몽땅 달라는 사람도 있는데, 꼴뵈기 싫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나는 거절 안 하지만, 넘기기 전에 또 손질할 것들이 있다. 일일이 그걸 내가 걸러내야 하니 시간이 졸라 잡아먹는다.  

 

한데 지금 보면 또 하나 문제가 있다. 우선 사진 질이 떨어진다. 첫째 시대의 한계라 카메라 기능이 현재 기준으로 보면 모자란다. 둘째 내 기술 차이다. 저때보다야 지금이 훨씬 발전했다. 잘 찍는다는 소리 아니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기회가 주어지면, 아니 다시 기회를 엿보아 브리티시 뮤지엄을 박살 낸다는 각오로 다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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