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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일본통치기 조선의 재편은 곧 근대국가 탄생의 생생한 보기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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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관저



먼저 이를 위해 무엇보다 상식을 철거해야 한다.

한일합방조약으로 조선이 혹은 대한제국이 국권을 상실했다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

조선왕실은 망하지 않았고 1945년 8월 15일까지 존속했다.

단, 대한제국이란 정체政體가 해체되고 새로운 국가권력이 들어섰을 뿐이다.

국권은 상실한 것이 아니라 일본으로 넘어갔다. 국권 상실은 철저히 대한제국 관점이다.

나는 대한제국 관점에 설 이유가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그렇다고 그것을 대체한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를 계기로 식민지 조선은 급격한 재편을 맞는다.

어느 정도 재편인가?

쏵 다 끌어엎어야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고래의 전통이 면면이 계승되기는 했지만 그야말로 조선은 탈구축 deconstruction 단계로 접어들었다.

위선 행정조직과 기구가 개편되었다. 그 국가권력 자리에 내지 일본 정부를 대리한 조선총독부가 들어섰다.

이 총독부가 새로운 국가권력이었다.

중앙정부 조직을 개편하고 지방도 행정구역을 새로 짰다. 道는 조선을 계승했지만 그 아래로 부府와 군郡과 면面을 두었다.

관찰사는 도지사로 바뀌고 부엔 부윤이 있었다.

이건 행정이며 당시 군은 따로 움직였으니 그에 따른 재편이 있어 조선군조차사령부가 등장했다. 의회는 없었으니 이것이 두고두고 문제가 되었으며 놀랍게도 이 문제로 총독부는 내지 정부와 계속 갈등한다.

법원이 등장했다.

국가운영에는 돈이 들어가고 사람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종 조세제도가 비로소 근대적인 모습을 갖추었고 관리 선발제도도 혁파되었다.

이건 외피요 국민을 개조해야 했으니 신분혁파가 진짜 이뤄진 때는 놀랍게도 식민지시대였다.

교육은 종국까지 차별논란을 낳기는 했지만 이 역시 종래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개혁이 따랐다.

근대 국가가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지 그 생생한 장면들을 보고싶거덜랑 이 조선을 보라.

이만큼 생생한 데 없다.

거지발싸개 같은 수탈이며 억압이며 하는 놀음 집어칠 때다.

모든 국가는 그 자체 일정 부분 억압이고 수탈기제라 제국 일본이었다 해서 하등 그에서 배반하지 않는다.

하나마나한 일본 악마론은 시궁창에 던질 때다.

그 시대 경찰을 보며 우리가 물어얄 건 독립투사 탄압이 아니요 치안이다.

그 시대 치안은 무엇이며 이를 위해 경찰은 무얼 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작금과 같은 거지발싸개 같은 역사로는 저 시대 경찰은 허구헌날 독립운동가만 따라다니고 강간 납치 살해범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결론밖에 나지 않는다.

이 역설을 제껴버릴 때다.

저 시대는 우리가 얻을 것이 너무나 많은 노다지 광산이다.

그 광산에서 오직 수탈과 억압 저항과 순응만 쥐어짜내려 하는가? 지겹지도 않은가?

난 신물을 넘어 똥물이 넘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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