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 백화산서 가야시대 철기 제작도구 출토…"호남고분 최초"
송고시간 2020-09-24 14:36
최영수 기자
철기 단조용 망치·집게·모루 등 발굴…28일 고분 발굴 현장 공개
www.yna.co.kr/view/AKR20200924122400055?section=culture/all
영호남 지역 화합을 표방하며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가야사 연구복원 프로젝트는 호남지역에서만 국한하면 실은 전북을 위한 사업이라, 전남에서는 가야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마한만 좋아라 해서 우린 가야 싫으니 너희나 가져가라 던져버리며 마한문화 복원 프로젝트를 별도로 시작했다.
구체로 보면 문재인 정부 가야사프로젝트는 무진장, 곧 전북 서부권인 무주 진안 장수, 그리고 남원이 반색하는데, 개중에서도 남원과 장수 움직임이 활발해 그에 부응하는 각종 사업을 벌이는 중이니, 특히나 다른 지역에 견주어 이른바 지역 자랑이라 내세울 만한 소위 킬러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장수는 그야말로 가야에 온몸 던지다시피 한 형국이라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장수 지역 곳곳에서는 가야문화권 영향이 뚜렷한 공동묘지가 가야뮤지 그 특유한 입지 조건, 곧 그리 높지 아니하는 언덕 능선을 따라 한 봉분 안에 여러 매장시설을 갖추는 이른바 다곽식多槨式 구조인 가야시대 무덤이 꽤 알려진 까닭에 이를 소재로 삼은 발굴 역시 활발한 편이다.
내가 접때 두어번 현지를 돌았거니와, 몇 군데가 현재 발굴 작업 진행 중이었거니와, 개중 한 곳으로 계남면 백화산 기슭에 존재한다 해서 백화산고분군이라는 이름이 붙은 가야시대 공동묘지가 있었다. 그곳 발굴성과를 마침내 오늘 공개한 모양이라, 듣자니 가야시대 철을 다루던 단야구鍛冶具라는 도구가 무덤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鍛冶란 철을 다루는 제반 기술 일체를 말한다. 광산에서 암석덩이 형태로 캐내고, 그걸 다시 분리하고는 녹이고 두들기는 일련의 제조 과정을 거쳐 우리가 아는 철기가 탄생한다. 그 공정에 따라, 녹여서 거푸집에다가 쏟아넣어 만들어내는 주조鑄造가 있는가 하면, 단조鍛造라 해서 벌건 쇳덩이를 졸라 망치로 패서 펴는 기술도 있다.
특히 후자를 떠올릴 적에 우리는 변강쇠를 생각하면 된다. 구릿빛 근육질에 땀이 적당히 비치는 종마 같은 일꾼...다만, 현실세계의 쇠꾼은 그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단야구가 조사단에 의하면 호남지역 가야고분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됐다는데, 생전에 그 사람이 다루거나 애용하던 물건을 무덤에 넣어주곤 하는 매장 시스템을 고려하면, 아마도 이런 유물을 출토한 무덤에 묻힌 사람은 대장장이 대빵쯤에 해당하는 일을 하지 않았나 한다.
해발 851미터에 달하는 꽤 높은 백화산 기슭 능선을 따라 일정 간격을 두고 분포하는 이 지역 무덤 중에서도 이번에 8호분과 9호분이라 각각 명명한 데를 판 모양이라, 둘은 공중에서 내려다 본 봉분 형태가 같은 타원형이니, 그걸 기준으로 남북 10.9m, 동서 10.8m, 높이 2.6m가량 된다 한다.
시신을 묻는 지점인 이른바 매장주체부는 구덩식돌덧널무덤이라 해서 괜한 한자식으로 표현하면 수혈식석곽竪穴式石槨이라 하거니와, 좆도 아니라, 시신을 매장하는 공간을 위에서 수직에 가깝게 곧장 상자 모양으로 파고 내려간 모양을 말한다. 석곽이라 했으니, 돌로 네 벽면을 돌렸고, 그 안에다가 아마도 목관을 넣지 않았겠는가?
그 주변에서 석관묘石棺墓, 독무덤甕棺墓, 토광묘土壙墓 같은 양식들이 발견됐다는데 아마도 배장묘陪葬墓라 해서 죽은 이를 생전에 주군으로 모시던 자들 무덤이 아닌가 한다. 하긴 가야시대에 이 정도 무덤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이 이 지역에서는 행세께나 하는 사람이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아마도 면장 혹은 양조장 사장 정도에 버금하는 사람 아니었겠느냐는 말이다. 이 사람은 틀림없이 큰 규모의 대장간 경영주였을 것이며, 이를 기화로 지역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다.
이 외에도 짧은목항아리, 접시, 방추차 등 토제품과 함께 쇠낫, 단조 쇠도끼, 쇠화살촉 같은 철제품이 출토하고 고리자루칼조각과 구슬이 나왔댄다.
좀 더 상세한 소식은 약보고서 입수하는대로 보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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