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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잘 지어야 한다.
천신지대자天神之大者. 그러니깐 천상세계를 지배하는 천신 중에서도 오야붕 대빵이라는 뜻이다. 그런 천신지대자로 저 호천상제가 등장한다.
이 호천상제는 시경에 이미 보인다. 호천昊天이란 무엇인가? 그냥 큰 하늘이란 뜻이다.
이런 이름 좋을 거 같지? 문제는 호천상제는 너무나 밋밋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으며, 말을 걸 수 있는 구상을 요구한다.
전한시대 말기, 신비적 예언술이 천문학과 결합해 탄생한 참위讖緯가 일대 극성을 부리면서 이 호천상제는 현격히 밀려나기 시작한다. 왜? 호천이라는 말이 너무 밋밋하고, 무엇보다 너무 추상적인 까닭이다. 추상은 구상으로 해체되어야 한다.
하늘에서 가장 크신 분, 그 분을 실제로 특정해야 한다.
참위설은 이런 욕구를 민감히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호천상제를 천황대제天皇大帝로 바꾸기 시작한다. 호천상제가 그냥 크신 하늘이라는 개념인데 견주어 천황대제는 그 지칭하는 대상이 명확했다. 바로 북극성이기 때문이다. 이 북극성을 신격화한 존재가 천황대제라, 그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한 것이다.
왜?
북극성은 보이자나?
보이니 편하자나? (2015. 12. 28)
***
천황대제는 도교가 극성함에 따라 더욱 전성기를 구가한다. 하지만 천황대제도 결국은 자리를 내주게 된다. 송대 이후 옥황상제가 발명됨으로써 그 자리를 기어이 내주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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