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17669 사또 재판의 시말 (2) 언제 주리를 트는가? 대개 우리는 조선시대 재판에는 고문이 일상적이었다 생각한다. 물론 이것이 꼭 틀리다고는 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초검과 재검까지는 딱 잡아 떼던 피의자가 삼검 때 갑자기 다 자백한 걸로 조선시대 보고서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필자가 보기엔 잡아다 팬 것이다. 우리는 조선시대 재판관은 재판 중에 패는데 전혀 부담이 없었을 것 같지만, 조선시대 검험을 담당한 관리가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책이 바로 "무원록無寃錄"이다. 원통함이 없도록 하자는게 책 제목인데 일단 잡아 놓고 패는 것-. 물론 그 시대에 그리 할 수는 있겠지만 조선시대도 역시 내가 사람을 패서 사건을 해결했다고 사또가 자랑스레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조선시대에 관련자를 취조하는 상황을 보면, 대개 사또가 사건을 정.. 2024. 10. 24. 사또재판의 시말 (1) 전광석화 같은 속도 조선시대 사또 재판이라는 말이 있다. 뭐 엉터리 재판이라는 뜻일 게다. 대략 조선시대 사또 하면 옛날 웃으면 복이와요에서 서영춘씨가 구봉서씨가 글자 하나 제대로 못 읽는 사또로 나와서 엉터리 재판을 하는 모습이 익숙해 있다. 범인으로 의심할 만한 사람이 잡히면 일단 주리부터 틀고봤으리라 생각들 한다. 예전에 어떤 판사분이 직을 관두면서 내가 조선시대 사또 재판을 하는 것도 아니고.. 했다던가 그런데 미안하지만 조선시대 사또 재판은 그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사또재판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하는 건 지금 그 보고서가 꽤 남아 있다. 이 보고서를 보면 가장 놀라는 것이 그 재판 속도다. 대개 사망사건이 났다 하고 고소가 들어오면 그 다음날 벌써 현지 군수가 시신이 놓여 있는 곳에 가서 검시를 시작.. 2024. 10. 23. [크레타통신] 단군할배부터 반품해야 인간적으로다가 너무 징글징글 맞다. 첫째 박물관 규모는 코딱지요 그 겉모습 볼품없으나 내부는 상당히 최신화했고 둘째 그 컬렉션 규모가 압도하며 셋째 그 수준 하나하나가 당대 최첨단을 구가한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네가 정점에 이른 그 시기 지금의 그리스는 그 어디에도 뒤지지 않았고 사막에 갇혀 물놀이나 즐긴 저들보다는 훨씬 외부로 열렸다. 이라클리오 고고학박물관 들어선지 한 시간 만에 넉다운이다. 가뜩이나 체력방전이요 그에다가 이 광활한 컬렉션이 주는 시기 질투 분노가 나를 무력케 한다. 멧돼지 송곳니 투구나 봐야겠다. 그건 그거고 진짜 조상 잘 만나야 한다. 그래서 후손이 성공한다는 말은 아니다. 후손이 장사해먹을 거리는 우리가 마련해줘야 한단 뜻이다. 우린 단군할배 잘못 만났다. 반품이 가능하다.. 2024. 10. 23. 편지봉투 쓰는 데도 격식이 있나니 지금까지도 근대 문인이라 해서 한 손가락에 꼽히는 인물 중 한 분인 상허 이태준(1904-?). 글 쓰는 법을 가르치는 《문장강화》로 이름이 높지만, 편지 쓰는 법을 일러둔 《서간문강화》란 책을 낸 일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요즘이야 손편지 쓰는 분이 드물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e-mail이나 문자 카톡이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오직 종이에 글자를 적어 부치는 편지, 엽서, 간찰만이 멀리 있는 이에게 소식을 전하는 수단이었다.그런데 그걸 보내려면 봉투에 넣어야 할 터. 거기 받을 사람의 주소를 제대로 적고 우표도 붙이고 해야 하는데 때에 따라, 봉투 종류에 따라 적는 문구나 방법이 달라진다. 헌데 당시에도 그 격식이 헷갈리는 분이 적잖았던 모양이다. 이에 상허 선생은 한가지 수를 낸다. 자신이 받.. 2024. 10. 23. 편집의 힘, 증보문헌비고의 경우 보는 사람에 따라 대한제국 최후의 업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거대한 유서類書 .정말 다행스럽게도 국역이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나와 지금 서비스 중이다.뒤적뒤적거리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다.특히나 원문을 살짝살짝 떼내어 짜깁기하는 그 솜씨가 예술이라 까딱 잘못하면 무슨 말인지 헷갈릴 뻔 하기도 한다.예를 들면, 그 유명한 최승로의 를 인용한 이 부분을 보자.정광正匡 최승로의 상소에 이르기를, "서인庶人 백성이 문채文彩를 입지 못하는 것은 귀천貴賤을 구별하고 존비尊卑를 분변하기 위한 까닭입니다. 문채 있는 물건은 모두 토산土産이 아니니, 사람마다 입는다면 사치스럽고 참람됨이 절도節度가 없게 되고 재물을 소모하는 한탄이 있을 것입니다. 에 이르기를, '천자天子는 당堂이 9척尺이고 제후諸侯는 당이 7척이라'고 하여.. 2024. 10. 23. 영덕이랑 충배한테 크레타서 고한다 난 내가 가서 좋은 고고학 현장은 꼭 영덕이 충배 불러다간 내년엔 꼭 같이 오자 한다. 작년 몰타 가서도 그 기겁할 선사시대 거석기념물 보고서도 그랬고 크레타 하니아Chania 라는 데 와서도 다시 기겁할 신식 박물관을 보고서도 그랬다. 왜? 이 좋은 데를 나만 향유하기 아까워서이며 다른 누구보다 저들만큼은 이런 순간을 같이 즐겼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뭐 대단한 코스포폴리탄이라서이겠는가? 이 정도는 같이 봐줘야 더 늙어서도 나눌 이야기가 더 많을 듯해서다. 하지만 그때마다 저 두 친구 반응은 똑같은데 첫째 춘배 씹는다. 아무 대꾸가 없다. 같잖다 이거지. 그 좋은 데를 왜 너가 가냐 왜 나보다 먼저 가냐 이거겠지. 그래서 주구장창 아예 물음을 씹는다. 다음 영디기. 반응이 즉자적이다. 일단 .. 2024. 10. 23. 이젠 축조기술 타령 그만 둘 때다 이제 축성기술 운운하는 사기 그만 칠 때가 됐다.이런 말 하려는데 고국에선 아직도 이 놀음이라풍납토성을 팠더니 말목을 박았네마네김해 봉황동 토성 팠더니 조개껍데기를 넣었네마네 하는 타령이라그럼 조개 많이 나는 데선 조개 쓰지 뭘 쓴단 말이며한강변 도성은 그렇담 미쳤다고 다른 성곽 쌓듯이 했겠는가?하나마나한 이야기 이젠 그만두고 딴 이야기할 때다.홍수 막고자 풍납토성 성벽 댐처럼 막았단 이야기 전연 새로울 수 없다.이 베네치안 성벽 두고 축조술 타령이라던가?하나마나한 이야기는 집어쳐야 한다.왜?왜 이곳에다 쌓았으며 이를 통해 꿈꾼 것들이 무엇인지가 중요하지 않겠는가?크레타 섬 이라클리오 베네치안 씨티월 바스티온에서 쓴다. 2024. 10. 23. [발칸여행 스핀오프] 잘 이용해야 하는 호텔 조식당 에어비앤비는 사정이 다르니 논외로 치고 나처럼 천방지축 문화재현장을 싸질러다니는 사람들은 조식을 제공하는 호텔 식당을 잘 이용해야 한다. 물론 한없이 욕심내다 저 꼴이 벌어지고 말았지만 현장에 따라 편의시설 없는 곳 천지고 또 반나절 이상 소비해야 하는 현장까지 겹치면 사전정보 없이 갔다간 골로 간다. 얼마전 들른 델로스 유적이 딱 그랬는데 편의점이라 해봐야 출입구 자판기 음료수가 전부라 무인도에다 유적은 더럽게 넓어 꼴랑 음료수 한 병에 빵쪼가리 하나 준비해갔다가 낭패를 봤다. 작년 폼페이는 그런대로 이곳 사정을 잘 아는 지인이 사전 정보를 주는 바람에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벤또랑 음료수랑 그런대로 준비했기에망정이지 하마터면 열사병으로 죽을 뻔했다. 요샌 호텔 조식당에서도 하도 가져가는 사람이 많아 그런.. 2024. 10. 23. [발칸기행](32) 이라클리오 일출 마주하며 노는 것도 디다는 경상도 말이 있다. 말이야, 또 남들 눈엔 틀림없이 그리 비치겠지만 내 성정에 딩기딩가라는 말은 등재될 수 없다. 끊임없이 무얼 찾아다니려 하며 그에서 뭐라도 하나 더 주워담으려했으니 그 담은 자리만큼 뒤로 금새 빠져나가는 것도 적지 않다. 그걸 다 담았다간 내가 터지고 말았을 것이니 이곳 시간 이제 아침 8시, 크레타섬 주도 이라클리오 동쪽에서 해가 뜬다. 서쪽으로 치달았다 도로 제자리 돌아왔으니 이제 동서방향이 대강은 잡히며 내가 마주한 바다가 지리 상식 동원하면 북쪽이리라. 어젯밤, 긴 운전 여파도 있고 단 하루도 쉼없이 달린 잔영이겠지만 샤워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뻗어버렸다. 새벽, 몸은 천근만근인데 이상하게도 제대로 쉬었다는 느낌이 온다. 오늘부턴 이라클리오를 아지트 삼아 이곳.. 2024. 10. 23. 니코스 카잔찬키스 무덤을 배회하는 한강 https://goo.gl/maps/b1VkHmYP4odN7fFY9 2024. 10. 23. 12년 전 나는 시화호 상공을 날았다 12년 전 오늘 그러니깐 2012년 10월 22일 나는 저 경비행기 타고 시화호 상공을 날았다. 저때만 해도 드론 상용화 전이라 공중에서 내려다 보며 내가 직접 내가 내 눈으로 사진 찍는 일이 꿈이던 시절이다. 드론이 일상이 된 이 시절에도 드론의 최대 약점은 내가 직접 내가 내 눈으로 보고서 포착한 장면들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그에도 찍는 사람 의도와 구도가 들어가긴 하나 영 맘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다. 저 경비행기는 그 동호회 회원들이 모는 그것이라 그네들 비행장이 시화호에 있었지만 당국은 그 철거에 돌입한 때였다. 물론 그네들이야 그럴 만한 곡절이 있었겠지만 그 처사가 참말로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내가 당시 문화부 기자인 시절이라 무턱대고 기자랍시고 저런 사안을 다룰 계제가 되지 못했으니 안타.. 2024. 10. 23. [발칸여행](31) 그리스 국부 무덤서 조망하는 크레타 하니아 https://maps.app.goo.gl/6HbXzBZWE5ntsFCX6 Venizelos Graves Τάφοι Βενιζέλων 크레타 섬 하니아Hania 시내 탐방은 무덤 방문으로 대미를 고한다. 하니아 시내와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하는 시내 외곽 언덕배기에 이 분 무덤이 있으니 관록이 대단한 사람일 터. 엘레프테리오스 키리아쿠 베니젤로스 Ελευθέριος Κυριάκου Βενιζέλος (1862~ 1936) 영어로는 Eleftherios Venizelos 라 표기한다. 그리스 저명한 혁명가이며, 20세기 초 카리스마적인 지도자이자 뛰어난 정치가로 그리스 독립의 아버지다. 그의 막강 위치는 에트나르히스(ἐθνάρχης, '국가의 지도자)라는 별칭에서 우뚝하니 이웃 튀르키예에서 아타튀르크 무스타.. 2024. 10. 22. 그래도 꿀 때는 기분은 좋은 개꿈 가끔 꿈을 꾼다. 꼭 나만 그러겠는가? 다들 그런 꿈은 꾸리라 본다. 거대 글로벌기업까지는 몰라도 꽤 괜찮은 그런 사업가가 되는 꿈 말이다. 실은 젊은 시절에도 이런 꿈은 가끔 꾸었다. 그래서 내가 보는 좋은 사람들, 그 좋다는 기준이 좀 복잡하기는 하겠지만, 건실한 사람들 말이다. 능력도 다들 그런대로 괜찮고, 인간관계도 좋고, 이런저런 쓸모가 각기 한 가지 이상은 있으면서, 나랑은 끝까지 갈 만한 그런 믿음이 있는 친구들로써,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은 쓰임이 없거나 쓰임이 덜하거나 하는 친구들과 함께 꽤 괜찮은 사업을 하나 하는 그런 꿈 말이다. 물론 안다. 첫째 나는 그런 기질 능력이 없고 둘째 설혹 그렇게 시작한다 해서 끝까지 다 좋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며, 셋째 무엇보다 그 전체가 모조리 개꿈임을 .. 2024. 10. 22. [발칸여행](30) 크레타 하니아 베네치아 항구에서 조우한 돌고래 미노아 목선 크레타 역사, 특히 근현대사를 제대로 들여다 본 적 없으나 지금은 중심이 그 중부 북부 연안 이라클리오지만 언제까지는 그 서부 북안 도시 하니아Chania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짙게 한다.멀리 베네치아가 이곳을 수중에 넣었을 적에 그 항구로 대대적으로 개착한 데가 이곳에 있고 이후 주인이 된 오스만투르크가 크레타 본산 격으로 개조한 넘버원 모스크가 이곳이며 영국이 영사관을 둔 데가 이곳이라 하니 말이다.그 내력이야 조사해 보면 드러날 테고 암튼 하니아에 국립을 표방하는 해양박물관이 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마는 따로 찾을 생각은 없었다.어제 구시가지를 돌았다. 베네치아 흔적이 완연한 시가였으니 당연히 그에는 베네치아가 개착한 옛 항구가 여전히 거대함을 폼내는 그런 곳이었다.지금은 통통배 정도만 쓰는 듯 했으.. 2024. 10. 22. 늙어가되 추해지지는 않고 싶다 요새 내 온통 고민은 늙음과 추함이다. 더 간단히 말하면 추하게 늙지 말자다. 이를 좀 폼새 나게 말하면 품위다. 그 품위가 서양에서 말하는 젠틀맨과는 좀 결이 다르지 않을까 한다. 젊어서도 추하고 늙어서도 추한 사람 너무 많이 봤다. 어떤 사람들한테야 내가 그리 보이지 않겠는가? 다만 그래도 내가 일말의 양심이 있다 말할 수 있는 까닭은 그래도 끊임없이 남들한테 비칠 내 모습을 그래도 신경쓰기 때문이다. 구체로 보면 더 간단해서 어울리지 않는 자리는 가서도 안 되고 탐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원칙은 그런대로 지켜왔다 생각한다. 추한 까닭은 제 분수 모르고 그 자리를 탐하기 때문 아니겠는가? 물론 말은 이리하고 그런대로 그리 크게 추하게는 살지 않았다 말하기는 하나 한 줌밖에 되지 않는 마음다스.. 2024. 10. 22. 가지를 계속 쳐내야 하는 60세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라, 생산활동이 가능한 한은 그 호기심이라는 녀석이 계속 준동하여 끊임없이 가지를 치게 되어 있다. 이 호기심의 가지라는 녀석은 양면성이 있다.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는 긍정적인 면과 함께 지금까지 해온 연구를 두서 없게 만드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 중 부정적인 면은 젊은 때는 문제가 안 된다. 조금 두서 없이 되어도 정리할 시간이 아직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그게 안 된다. 젊은이들처럼 일단 해보고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60세에서 75세까지를 생산성 있는 정신활동이 가능한 시기라고 볼 때, 이 기간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점은 결국얼마나 호기심의 가지를 잘 칠 것인가와 관련이 있겠다. 최근에 가지를 쳐가던 작업 중 하나가.. 2024. 10. 22. [발칸여행](27) 하니아 고고학 박물관에서 눈은 뒤집혀 버리고 고국을 출항해 아테네 공항에 내린 시점이 지난 12일. 시간을 거꾸로 탔으니 출발할 때 아침이었지만 도착하니 대낮이었다. 곧바로 수니온베이로 달려간 일을 시작으로 그리스 체류 여드레째인 오늘까지 나는 단 하루 쉼이 없이 어디론가 내달았다. 10월 중에는 에게해 주요 섬을 밟아야 한다는 강박이 작동한 까닭이 가장 컸지만 하루 쉼도 없는 강행군에 몸은 녹초다. 그렇다고 휴식? 이라 해서 하릴없이 빈둥하는 일은 생득으로 맞지 아니해서 작년 로마 체류 한 달만 해도 오늘은 체력 보강 내세우며 빈둥하다 반나절이 되지 못해 기어이 참지 못하고선 뛰쳐나가곤 했으니 그 버릇 개 주겠는가? 오늘 입도한 크레타에선 이달 말까지 있을 예정이다. 애초 계획한 석달 중 한 달을 이곳에서 보낼까도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겠.. 2024. 10. 21. [발칸여행 스핀오프] 아주까리 도토리까지 반갑더라 지중해 에게해는 우리랑 지질 식생대가 완전히 달라 합치하는 국면이라 해 봐야 소나무 정도지만 이 소나무도 우리랑은 달라 이질감이 적지 않다. 이제 고국 떠난지 열흘이 가까워지니 왜 향수병이 안 생기겠는가? 크레타 섬 어느 곳 후기 미노아문명 시대 공동묘지라는 곳을 찾아 들어가는데 그 길목에 저 아주까리 한 그루가 떡 하니 섰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하마터면 울 뻔 했다. 그랬다면 나는 아주까리 보고 눈물 흘린 네안데르탈인 이래 최초의 인간이지 않겠는가? 저 아주까리를 쉽게 보지는 못했으니, 그렇게 많이 기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 아주까리 아래 쪽을 보니 온통 도토리라 이쪽 도토리는 우리네 그것보다 덩치가 아주 커서 묵 만들기는 더 좋겠다 싶은데 이건 우리네 아지메들이 와서 판단해야 할 .. 2024. 10. 21. [발칸여행](29) 내 대가리보다 큰 크레타 유리 원석 뭐 볼짝없다.한국고고학도가 환장하는 로만글라스라 저 중에 한두 개 쏙 빼서 이게 황남대총 입네 천마총 입네 하며 장난치는 장난감이다.크레타 제2도시 하니아Chania에 근자 문을 연 하니아 고고학박물관이 이 일대서 출토한 로만글라스를 모아놨다.이 코너 말고도 이런저런 코너에도 더려 섞여 출연한다.놀라운 건 저 유리 원석이다.내 대가리보다 크다.얼마짜리야?자연석이라는데 이짝은 유리가 그냥 만들어져 나오기도 하는갑다.상세한 설명 필요없이 일단 사진으로만 감상하자. 2024. 10. 21. [발칸여행](28) 크레타 서부 중심 도시 Χανιά, 하니와? 하니아? https://maps.app.goo.gl/XMcjcGvWHeK8uoyX8 하니아 · 하니아 www.google.com 에게해가 지중해랑 접점을 이루는 그리스 앞바다 정중앙을 동서 방향으로 쭉 뻗은 송충이마냥 정좌한 크레타 섬은 전반하는 풍모가 우리네 제주도와 매우 흡사해서, 섬이라 하지만, 육지가 주는 그 특유한 아늑함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섬이 아주 커서, 제주도 6배? 7배 크기는 되는 것으로 짐작하니 말이다. 이 섬은 그 정중앙 북쪽 해변 이라클리오Heraklion라는 데가 중심을 이루어니니와 이를 중심으로 동서쪽으로 가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그 서쪽, 그러니깐 이탈리아 시칠리아 쪽을 향하는 지점 북쪽으로 돌출한 반도가 있고 그 기슭을 차지하는 도시가 하니아 라는 데라 크레타에서는 이라클리오.. 2024. 10. 21. 애국과 친일 사이, 메이지 유신의 경우 일제시대 말. 이전에 민족운동을 하던 많은 사람이 일본 편으로 돌아섰으니 이를 변절, 훼절이라 하여 우리는 비판하지만, 사실 친일부역배가 되느냐 애국자가 되느냐는 많은 경우 외부 상황의 영향을 받는다.일본- 메이지유신 시대에 에도시대 삼백년간 막부가 먹을 것 줘, 권력 줘 애지중지 키운 사무라이들이 집단으로 막부를 배신했다. 물론 이는 미토학으로 대표되는 유교 근왕 이데올로기가 사무라이 계층을 파고 든 탓도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메이지유신과 이를 군사적으로 관철한 보신전쟁 시대에 막부편에 서야 했을 많은 사무라이가 오직 눈치만 보았고 심지어는 막부를 쓰러뜨리는 쪽에 참여한 번도 많았다. 막부편에서 의미있는 저항은 정말 드물어서 아이즈 번, 나가오카 번 등이 관심을 끌 만했고 마지막에 북해도로 도.. 2024. 10. 21.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84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