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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原州 흥원창興元倉에서 원주 흥원창(興元倉, 興原倉)은 한강 두물머리 중 하나로, 섬강과 남한강에 합류하는 지점이라, 본래는 이 근처에 설치된 조창 이름이나, 지금은 이 일대 지명으로 흔히 쓴다. 그 보세 창고가 정확히 어느 지점인지는 알 수 없고, 어디서 구해다 놓은 거대한 돌덩이에 안내판만 덩그럴 뿐이니, 조선 후기 그것을 표시한 그림이 남아 희미한 자취를 더듬을 뿐이다. 한반도는 산악 천지라, 육상 수송이 실상 불가능해 이런 내륙 수로로 물자와 사람이 움직였으니 원주가 도회로 발전한 힘이 강이다. 더구나 그런 강줄기가 두 군데서 합류하니 이 일대엔 뽀쁘라마치가 있었고 주모들이 손님을 유혹했다. 합류한 강물은 스테로이드 막 복용한 마이크 타이슨마냥 몸집과 힘을 불려 서쪽으로 치닫는다. 그 힘으로 경복궁 중건에 쓴 목재도 실.. 2018. 11. 10.
한국이 좋아 한국드라마로 한국어 배운 에티오피아 소녀 지난 5일이었다. 우리 영화 담당 1진 조재영 차장이 어떤 영화제 예고기사를 하나 올렸는데, 이야기인즉슨 "시청각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영화를 즐기는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올해 제8회 행사가 오는 7∼11일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올해 영화제에는 총 7개 부문, 28편 영화가 상영된다는 내용도 있었다. 한데 이 기사에 언급한 내용과 관련 사진을 보니,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었다. 단편 애니메이션 '산책가' '페루자'를 극장에서 라이브 화면해설로 감상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산책가'는 시각장애인 동생과 누나가 촉지도로 함께 떠나는 가상의 산책길을 그렸고, '페루자'는 에티오피아 오지 소녀 페루자가 조혼을 피해 꿈을 이루려는 노력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페루.. 2018. 11. 9.
한글이 과학적이라는 신화에 대하여 "한글이 이 지구상 문자 중에서 가장 과학적이다."오늘(2012. 11. 7) 광화문 현판 토론회에서 한글 현판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되풀이한 말이다. 한글 과학적이 않다고는 말 안한다. 하지만 과학적이라는 말은 "과학적이지 않은 그 무엇"과의 비교를 통해서라야만 가능하다. 과연 한글은 무엇에 견주어서 과학적이라는 말인가?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영어가 한글에 비해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불어가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히라카나 가타까나가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한문이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조형 원리, 제자 원리가 과학적이라고? 뭐가 과학적이냐? 발음하는 기관 모양을 본뜬 것이 과학적이라더냐? 그러면 뫼 산을 모양을 본떠 山이라는 글자를 맹글어 낸 상형 한자는 과학적이 아니라더냐? 한글이 과학적이지 않다라는 말이.. 2018. 11. 8.
허무맹랑한 부석사는 가라! 껍데기 부석사는 가라! 외우畏友 김태형 선생이 역작을 냈다. 기간其間 이 책 완성을 위해 김 선생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내가 익히 알거니와, 원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그가 쏟은 피땀은 그의 페이스북 기간 관련 포스팅을 대강 훑어도 안다. 부석사에 대한 오해와 신화를 실체의 영역으로 돌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한 바, 이번 책에는 그런 흔적이 오롯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책이 정말로 발로 썼다는 점이다. 2018년 11월 현재, 전남 순천 송광사 성보박물관 학예연구사로 재직 중인 김 선생은 이곳에 안착하기 직전까지 다름 아닌 부석사에서 4년 반을 근무했다. 그의 말마나따나, 그는 이 기간 24시간을 부석사에서 지냈다. 숙소가 다름 아닌 절간이었으니 말 다했지 뭔가? 부석사 실체 해명을 위해 그는 부석사는.. 2018. 11. 8.
광화문 현판, 영어로 달자! 한자의 변천사에서 허신은 부수를 발명함으로써 제일차 혁명을 일으켰고..이어 반절을 발명함으로써 음절을 나누는 제이차 혁명을 이룩했다. 가장 시대에 뒤떨어질것같은 한자도 부단히 변화를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시대변화란 말 남용하지말라. 그 논리 그대로 당할날 멀지 않았다. 좀 있으면 영어로 광화문 현판 달자 해도 하등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온다. 한글로 해야 한다는 그 논리 그대로 뒤집으면 그것이 바로 영어 현판의 당위성을 담보한다. (November 7, 2012) *** 시대 변화에 맞추어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한글전용자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어난다. 요즘도 틈만 나면 이 주장을 일삼는다. 하지만 이 논리 진짜로 조심해야 한다. 그 논리 그대로 갖다 대면, 내가 말한 저 논리,.. 2018. 11. 7.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Gingko Tree at Bangye-ri, Wonju 原州磻溪里銀杏Located at Bangye-ri, Munmak-eup, Wonju-si, Gangwon-do, and designated as Korea's natural monument No. 167 on January 31, 1964, the tree is 34.5m high, 31m long north and south. The circumference of the chest is 16.9m. The exact age is unknown, but there is a legend that that it is about 800 years old.Regarded as sacred among the villagers, the tree is said.. 2018. 11. 7.
물위로 고개만 쏙 내민 마애불상 The Buddha of the Lake 《Archaeology》 매거진 May/June 2017호에 실린 기사를 뒤늦게 트위터를 통해 접했다. 이 잡지 보도에 의하면 중국 남동부지역 (복건성) 도시 푸저우(福州) 수력발전소 건설과정에서 1950년대에 건설한 댐에 수몰한 명나라시대 강안 마애불상이 느닷없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머리와 어깨까지 드러난 이 불상은 수중 조사 결과 전체 높이 12피트에 달하며 그 바닥에서는 절터 흔적이 드러났다. 주목할 점은 이 절터와 불상이 들어선 위치. 강물이 굽이치는 강안 기슭에 위치한 이 절은 아마도 안전 항해를 기원하는 곳으로 기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양식으로 보아 마애불은 명대(1368~1644)로 간주된다. 이 일대는 북쪽으로 흘러 양자강에 합류하는 지류를 막는 댐.. 2018. 11. 6.
수중발굴하다 세상 떠난 UDU 대원 故 강대흔 몸 아끼지 않고 여러 수중발굴 참여…세월호 수색현장에서도 한달 보내 2014/12/10 17:10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지난달 5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태안 마도 앞바다 '마도4호선' 발굴성과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침몰선박은 사상 처음으로 확인한 조선시대 선박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주목을 받았다. 연구소는 현장에서 닻에 달린 목제 갈고리인 닻가지를 인양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잠수장비를 갖추고 해저에 들어가 실제 닻가지를 선상으로 들어올린 이는 잠수사 2명이었다. 박정원(55) 잠수사와 함께 이 작업을 지휘한 이가 강대흔 잠수팀장이었다. 주민등록상은 1958년생이지만 실제는 1956년생인 그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평생을 바다에서 보내다시피 했다. 1977년 해군 하사관으로 입대.. 2018. 11. 5.
우골탑牛骨塔과 아버지 돌이켜 보면, 그리고 지금도 그러하거니와 나는 가난을 팔아먹곤 한다. 그것이 지나쳐 지금도 가난하다고 하는건 아닌지 짐짓 염려되기는 한다. 그 시절에는 다들 그러했다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느냐 하는 말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저 시절을 잊을 수는 없다. 어쩌면 잊지 않고자 하는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잊지 않고자하는 세뇌 교육인지도 모른다. 아버지다. 諱는 淵赫이요, 본관은 김녕이라, 1921년 음력 6월 15일 경북 금릉군 대덕면 조룡1리 222번지에서 출생했다. 선비先妣는 김해김씨이니 같은 금릉군 조마 태생으로 1남1녀를 두었다. 후비後妣 역시 김해김씨라 충무 태생으로 2남2녀를 두었다. 나는 5번째라, 선친이 마흔일곱에 얻은 아들이다. 얘기가 길어질 듯해서 짤라버린다. 아버지가 끌고.. 2018. 11. 5.
천오백살 돌덩이에게 천오백년 부동자세로 섰다가 글자는 거의 다 지워지고모자는 잃어버렸으며몸통엔 총까지 맞았으니곳곳이 생채기라견디다 못해 중환자실로 갔다. 2018. 11. 5.
성균관 문묘 은행단풍成均館文廟銀杏丹楓, Seoul 가방을 열고 사진기를 찾았다. 뿔싸 정작 카메라만 없더라. 렌즈만 잔뜩 쑤셔박아 왔더라. 낭패다. 오늘 아니면 다시 내년 가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은행나무 단풍은 그렇게 언제나 내 곁을 떠나갔다. 첫사랑처럼, 둘째 사랑처럼, 그리고 셋째사랑처럼 말이다. 뭐 어쩌겠는가? 이빨이 없으니 잇몸으로 때워야지 않겠는가? 다행히 근자 폰을 갤놋나인으로 교체하고, 몇번 시험 가동해 보니 그런대로 땜빵은 하더라. 성균관이다. 공자를 모신 학당이요 제전祭殿이다. 이곳에 터잡은 대학교가 굳이 이 이름을 택한 이유다. 한데 그 시작이 1398년이란다. 심한 뻥에 빙그레 웃어주자. 이곳 은행 단풍이 절정이라 해서 잠깐 짬을 냈더랬다. 불이 탄다. 입소문 났는지, 아니면 일욜 도심이라 그런지 많은 이가 몰려들.. 2018. 11. 4.
고 신성일 배우 장례식장 한 풍경 별세 소식부터가 드라마틱한 신성일 배우 장례절차가 초고속으로 완비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다. 당초 강남성모병원으로 알려진 빈소가 아산병원에 확정하고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장례식장에 고인과 상주들 명단이 내걸렸다. 영화인장 집행부도 구성됐음을 알리는 브리핑도 있었다. 고문에 추억의 이름들..한때 은막을 주름잡은 원로배우 명단이 조금은 반갑기도 하다. 다만 저들 역시 연배가 적지 않다는 점이 맘에 걸리기도 한다. 장례일정도 세부안이 나왔다.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걸물도 이젠 뇌리로 묻혀간다. 2018. 11. 4.
Autumn Colors Autumn has come over Yungneung and Geolleung, two royal tombs from the Joseon Dynasty within an oak-forested park in Hwaseong, South Korea. Yungneung is the tomb of Crown Prince Sado and Princess Hyegyeong, while Geolleung houses King Jeongjo and Queen Hyoui. The tombs are part of the UNESCO-listed World Heritage Site of the Royal Tombs of the Joseon Dynasty. 2018. 11. 4.
지옥을 오간 밤, 떠날 때도 스타였던 신성일 언론사, 혹은 담당기자로서 언론계 전문용어 '전문취소'가 아주 없지는 않지만, 이런 일은 언제나 그렇듯이 해당 언론사와 담당 기자한테는 고통이다. 자사 혹은 자기가 쓴 기사를 말 그대로 몽땅 다 취소하면서 없던 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 그런 일이 있었다. 지난 4월 내가 우리 공장 연합뉴스 문화부장으로 부임한 이래 이번이 두번째인가로 기억한다. 이런 일은 부서장, 혹은 해당 기자가 경험할 일이 거의 없으므로, 아무리 한 번 경험했다 해도 전문취소하는 절차에 허둥대기 마련이다. 물론 공장 내부에는 그에 대처하는 절차가 명백히 규정돼 있지만, 오늘은 마침 내가 휴무인 데다가, 문제의 사태가 터질 적에 바깥에 있었던 까닭에 더욱 허둥댈 수밖에 없었다. 어제 저녁 21시52분50초에 내가 책임진.. 2018. 11. 4.
교수 겸직, 이젠 고리 잘라야 한다 〈교수 겸직은 김영란법 정신에도 어긋난다〉 현직 국민대 교수인 김병준이 총리로 지명되었다. 그는 국민대 현역교수로서 학교를 휴직하고 참여정부에서 호사를 누리다가 교수로 복귀했다. 이런 교수가 한둘이 아니다. 공직 혹은 그에 준하는 자리를 맡아 현직 교수 신분을 유지한 교수가 천지 빼까리다. 비단 이만이 아니라 상당수 교수가 교수가 본업이 아니라 알바로 여기니, 그런 세태 형성에 저 겸직 허용이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 나는 교수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를 알바로 여기며 딴 짓거리에 혈안이 된 교수놈들을 비판하는 것이다. 겸직은 김영란법 정신에도 맞지 않고, 그것이 아니라 해도 기회균등 차원에서도, 그리고 교육받을 권리 차원에서도 맞지 않는다. 교수는 교수에게 부여된 고유한 권리와 의무가 있다. 그.. 2018. 11. 3.
맹자 시대의 군자삼락과 21세기의 군자삼락 이천삼사백년 전 중국 땅에 맹가(孟軻)라는 이가 있어, 그가 말하기를 군자에겐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니, 천하에 왕노릇 하는 일은 그에 들지 아니한다. 부모가 모두 살아계시고, 형제가 별 탈이 없는 것이 첫번째 즐거움이요, 하늘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비추어 내가 쪽팔리지 않음이 두번째 즐거움이며, 천하의 뛰어난 인재를 얻어 그를 가르침이 세번째 즐거움이다. 君子有三樂, 而王天下不與存焉; 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 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  라 했거니와, 그의 말과 생각을 집대성했다는 저 《맹자孟子》 진심(盡心) 편에 보이는 저 세 가지가 꼭 저에 드느냐 하는 논란은 시대에 따라, 개인 취향에 따라 다름이 없진 않겠지만, 요새는 저 두 번째가 절실히 다가.. 2018. 11. 3.
가슴팍 파고드는 이 애환, 누가 알아주리? 한시, 계절의 노래(213) 기해잡시(己亥雜詩) 96 [淸] 공자진(龔自珍) / 김영문 選譯評 어렸을 땐 검술 익히고퉁소 즐겨 불었건만 서린 검기와 그윽한 정하나 같이 사라졌다 황량한 마음으로귀향 길 배를 탄 후 오늘 아침 밀려오는온갖 애환 누가 알랴 少年擊劍更吹簫, 劍氣簫心一例消. 誰分蒼凉歸櫂後, 萬千哀樂集今朝. 며칠 전 세상을 떠난 무협소설의 지존 김용(金庸)을 생각하다가 문득 옛날에 쓴 글 한 편이 생각났다. 혼란한 청말에 새로운 시대를 꿈꾼 공자진(龔自珍)의 『기해잡시(己亥雜詩)』에 대한 서평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기해잡시』를 번역하고 평석(評釋)한 최종세의 『기해잡시평석(評釋)』(도서출판 月印, 1999)에 대한 생기발랄한 리뷰였다. 내가 보기에 중국 근대 문인들의 협기(俠氣)는 공자진.. 2018. 11. 2.
모철민의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발탁 2010년 8월 13일, 대통령 이명박은 차관급 인사 23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 인사에서 초미의 관심은 이른바 왕차관급이라 해서 실세로 꼽히던 박영준 당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행보였으니, 이 인사에서 그는 지식경제부 2차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국방부 차관에는 이용걸 기획재정부 2차관이 발탁됐다. 박영준이 자리를 비운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는 육동한 국무총리실 국정운영1실장이 승진기용됐으며,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에는 안상근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내정됐다. 더불어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를 보좌하는 특임차관에는 김해진 전 코레일 감사가, 기획재정부 2차관에는 류성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내부 승진했으며, 외교안보연구원장에는 이준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가 발탁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에는 설동근 전 .. 2018. 11. 2.
찰갑 출토 강릉 초당동 4세기대 신라 토광목곽묘 강릉 초당동에서 4세기대 신라시대 찰갑(札甲)이 나왔다. 이를 요약 정리한 소식은 아래 우리 공장 기사를 클릭하라. 강릉서 완전한 형태의 4세기 신라 미늘갑옷 확인이에 이에서는 보도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다시금 정리해 소개하려 한다. 토대는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재단법인 강원고고문화연구원(원장 지현병)이 오늘 문화재청을 통해 배포한 '강릉 초당1처리분구 하수관로 정비사업부지 내 유적 발굴조사 전문가 검토회의 자료'다. 이에 의하면 이번 조사는 강릉시(건설수도본부)에서 초당동 일원 노후화한 하수관로를 정비하고자 ‘초당1처리분구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계획하면서 발판을 마련했다. 이 지역이 널리알려졌듯이 유적, 특히 신라시대 고분이 밀집하는 곳인데다 국가사적 제490호 ‘강릉 초당동 유적’ 주변이라, 사업에.. 2018. 11. 1.
마른비처럼 쏟아지는 낙엽 한시, 계절의 노래(212) 낙엽(落葉) [宋] 애성부(艾性夫) / 김영문 選譯評 맑은 서리 즈믄 숲 마르게 하니 누런 잎이 만 가지 춤 추려 하네 한밤 내내 북창에서 잠 자는데 마른 비 오는 소리 우수수 들리네 淸霜槁千林, 黃葉欲萬舞. 一夜北窗眠, 瀟瀟聽乾雨. 서리 맞은 단풍 잎은 이제 곧 천지 간을 휘돌며 찬란한 춤을 출 것이다. 양만리에 의하면 그건 하늘 술을 훔쳐 먹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는 단풍의 취후(醉後) 난무(亂舞)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술주정에 어찌 밤낮이 따로 있던가? 하지만 단풍잎의 술주정은 폭언과 폭행이 아니다. 천지를 가득 채우는 오색 춤사위와 창 너머 들려오는 쓸쓸한 비 소리다. 그 비 소리에는 물기가 없다. 마른 비 즉 건조한 비다. 그것도 민폐라면 민폐다. 사람들의 마음.. 2018. 11. 1.
더는 쓸 곳 없어 단풍에 적네 한시, 계절의 노래(211) 홍엽(紅葉) [宋] 양만리(楊萬里, 1127 ~ 1206) / 김영문 選譯評 시인은 뱃속 가득 맑은 우수 품어 천 편 시 토하고도 멈추려 하지 않네 벽마다 가득 썼지만 더는 쓸 곳 없어 붉은 잎에다 가까스로 가을 시를 적어보네 詩人滿腹著淸愁, 吐作千詩未肯休. 寫遍壁間無去處, 卻將紅葉強題秋.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국화꽃 저버린/ 가을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길 가의 가로수 옷을 벗으면/ 떨어지는 잎새 위에 어리는 얼굴” “해는 서산에 지고/ 쌀쌀한 .. 2018.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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