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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2153

자크로스 궁전, 크레타 섬 동쪽 끝단의 무역기지 약 3,500년 전, 에게해 크레타 섬 동쪽 끝 항구 어귀에 미노스 상인 공동체가 연회장, 창고, 부엌, 안뜰, 그리고 수영장으로 이루어진 복합 단지를 건설한다.그네들이 남긴 흔적을 자크로스 궁전 Zakros Palace이라 하지만, 비단 이곳만 아니라 걸핏하면 크레타 섬 일대에 드러나는 미노아 문명 복합단지를 궁전이라 하거니와, 살피면 궁전이라 볼 만한 건덕지는 그 어디에도 없다. 크노소스 궁전? 솔까 어디가 궁전임을 말해주는지 나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 점이 저짝 학계 일부에서도 불만인지 트렌트 대학Trent University 고고학도 D. 매튜 뷰엘 Matthew Buell에 따르면, 미노스 유적 어디에서도 궁전에 어울리는 통치자나 정치인이 거주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고 하면서, 이 소위 궁전.. 2025. 4. 28.
베네치아, 절박이 만든 도시 베네치아는 단단한 땅 위에 선 것이 아니라 해저에 박은 수백만 그루가 넘는 나무가 버팀하는 도시다.서기 421년 이래 이 떠다니는 도시는 시간과 공학의 법칙을 무시했다.다른 도시들이 바위나 콘크리트 위에 서 있는 반면, 베네치아는 소금물에 잠긴 나무 통나무 위에 있다.나무는 진흙에 묻고 소금에 쩔면약해지지 않고 석화petrified한다수세기가 지나면서 굳어지고, 거의 돌처럼 지지력이 강해진다.이 고대 경이로움이 여전히 마을 전체를 지탱하고 있다.산 마르코스 종탑 San Marcos Bell Tower에는 10만이 넘는 이 나무 파일럿이 박혀 있다.장엄한 바실리카 델라 살루테Basilica della Salute는 백만 주 이상 나무기둥이 필요했다.모든 말목은 인력으로 박았고, 0.5미터마다 간격을 두었으.. 2025. 4. 26.
과학의 전당은 개뿔, 숨 막혀 죽다 나온 런던 자연사박물관 유명하다는 말은 입이 아프도록 들었고, 또 런던 갈 일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땡기지 않아 미루고 미루다 작년 연말에 할 수 없이 간 데다. 왜? 이 업계 몸담은 사람으로서 저런 데 가 보지 않은 나 자신이 조금은 쪽팔렸기 때문이다. 유명한 자연사박물관 치고 애들 범벅 아닌 데 없고, 그런 범벅 질색이라 그래서 싫었던 것이지 자연사 자체가 싫지는 않았다. 연원을 자랑한다 해서 특출날 것도 없었다. 자연사라면 으레 상념하는 그런 전형이었다. 나는 오로지 그 건축에만 정신이 팔렸으니 공룡보단 건축물만 구경하다 나왔다. 여느 유럽 유서 깊은 궁궐 개조한 박물관이 그렇듯이 이곳 역시 건축물은 압도했다. 역시 경복궁으로는 이런 전시 꿈도 꾸지 못할 그런 당당함 위용이 있다. 물론 그렇다 해서 요새.. 2025. 4. 25.
월성 신라 개, 사냥개야 똥개야? 고고학 전문을 표방한 박물관들을 가 보면 주로 무덤이나 동굴 같은 데서 나온 동물뼈들을 잔뜩 전시해 놓고선 이게 개뼈니 곰뼈니 호랑이뼈니 곰뼈니 하는 딱지를 붙여놓은 모습을 많이 본다. 솔까 나는 믿어주는 척 할 뿐이지 안 믿는다. 동물고고학이라 해서 이쪽을 전문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솔까 안 믿긴다. 왜?당시 학문 사정을 고려한다 해도 DNA 분석에 기반한 그런 동정이 아닌 까닭이다. 이쪽을 잘 안다는 사람들이야 한 눈에 봐서 잘 안다 하겠지만, 이게 선사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멸종한 동물이 많아 이럴 때 전적으로 기대야 하는 것은 오직 DNA가 있을 뿐이다. DNA 분석이 문화재 현장에 제대로 적용되기는 내 기억에 국립문화재연구소, 지금의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나주 복암리인지 뭔지 뼈다.. 2025. 4. 25.
바이킹선 용머리? 장식물 Oseberg Ship Head Post오스베르크 배 Oseberg Ship라 일컫는 저명한 노르웨이 바이킹 시대 무덤에서 출토한 저 배 나무 기둥wooden posts 장식 5개 중 하나다.두 여성을 묻은 이 무덤은 바이킹 매장에서는 흔한 배 자체를 무덤방으로 쓴 이른바 배 무덤 ship burial에 속한다. 이 동물 머리 중 네 개는 현재 바이킹선 박물관 Viking Ship Museum에 전시되어 있지만, 안타깝게도 다섯 번째 동물 머리는 상태가 좋지 않아 박물관 금고에 보관되어 있다. 이 동물 머리들은 무덤 안 두 곳에서 발견되었다. 네 개는 매장실에서, 나머지 하나는 선미 갑판에서 발견되었다. 흥미롭게도 두 개 머리는 밧줄로 서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이 밧줄이 동물 머리 중 하나의 입구를.. 2025. 4. 24.
조각상도 삼키고 그 흔적만 남긴 베수비오산 이탈리아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 고요하고 재로 뒤덮인 복도를 걷다 보면 잊히지 않는 인상, 즉 한때 조각상이 우뚝 서 있던 자리에 남은 기괴한 실루엣을 마주하게 된다.이 유령 같은 형체는 다름 아닌 로마의 정치가이자 후원자였던 마르쿠스 노니우스 발부스Marcus Nonius Balbus의 것이었다.그의 대리석 조각상은 한때 도시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었다. 기원후 1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조각상은 기원후 79년 베수비오 산의 맹렬한 분노에 화산암에 영원히 새겨졌다.조각상 자체는 시간과 혼돈 속에 사라졌지만, 그 유령 같은 그림자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장엄함의 고요한 메아리가 숨결을 멈추게 한다.겹겹이 ​​쌓인 재 아래 얼어붙은 이 조각상은 헤르쿨라네움의 갑작스러운 종말을 엄숙하게 증언하는 ..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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