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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1772

기회의 땅 만주에서 온 엽서 한 통 형님 보세요. 훌훌 떠난 후 소식을 몰라 궁금합니다. 그간 안녕히 지내셨는지요. 할머니께서도 안녕하시고 큰아버지 큰어머니 께서도 안녕하신지요. 집안 식구들 두루 평안하시길 엎드려 빕니다. 저는 24일 오후 3시반 열차로 고향을 출발하여 무사히 조양진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은 벌써 흰눈이 쌓이는데 조선의 몇 배나 춥습니다. 어서 빨리 성공하여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할말은 많지만 이만 줄입니다. 모두 건강히 지내시길 멀리서 기원합니다. 병하 올림 이 편지는 만주로 돈 벌러 떠난 아우가 고향의 형에게 보낸 안부편지다. 편지를 보낸이는 최병하, 발신지는 만주 봉길선 조양진 서대가 조일여관. 수신자는 조선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이포리에 거주하는 최병섭. 이 엽서는 만주제국 우정국에서 제작한 것으로 가격.. 2023. 3. 4.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 세 아들의 '흔적'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 1890~1957)은 최헌규(崔獻圭)의 6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형은 창선(昌善), 국무총리와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낸 두선(斗善)은 동생이다. 여형제로는 손위 누이가 둘, 여동생이 하나 있었다. 육당 집안은 제법 부유하였다. 관상감(觀象監)에서 근무하며 한약방을 경영한 그의 부친 최헌규는 중국과의 한약재 무역과 농사 달력 판매로 큰돈을 벌었다. 육당이 출판업을 시작한 것은 부친의 재력 덕분이었다. 육당은 12세 때인 1901년 4월 현정운(玄晶運)의 6녀와 결혼하였다. 슬하에 2녀 4남을 두었는데, 이들의 생몰 연월 및 신상은 아래와 같다. 육당의 세 아들 이름의 끝자(인-웅-검)는 환인-환웅-한배검에서 따온 듯 하다. - 장녀 한옥(漢玉) : 1909년 5월생 (19.. 2023. 3. 4.
팔만대장경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찍은 이규보 문집 《동국이상국집》 이규보 문집인 《동국이상국문집東國李相國集》은 현존하는 그 체제 골격이 다름 아닌 이규보 본인 뜻에 따랐으며, 나아가 그의 생전에 출판을 목전에 두었다는 점을 우선 주목할 만하다. 그 문집 앞에 붙은 그의 연보年譜에는 그의 아들 이함李涵이 쓴 서문이 있으니, 이로 보아 이 연보 또한 그의 생전, 혹은 늦어도 이규보 죽음 직후에는 이미 정리됐음을 본다. 이는 저 문집이 철저히 이미 이규보 당대에 후세를 위해 준비된 출판기획이라는 뜻이다. "함涵이 옛사람 문집과 연보를 보니 모두 연보 중에 그 저술한 본말과 이유를 소상히 적어 서로 참고가 되도록 하였으나 대개 옛사람 시집詩集이 꼭 저술한 연월을 표시하지는 않은다. (그럼에도 연원을 표시한 경우는) 무엇에 의거하여 소상하게 실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가공家公(아.. 2023. 3. 2.
[2023 런던 풍경] (1) 런던行 by 장남원 시카고에서 런던까지는 비행기로 7시간 거리이다. 시카고가 미국 중부 교통 요지지만 여행객은 많지 않아 런던행 비행기는 1인 3좌석. 이른아침 도착한 런던은 음... 예상대로 흐리고 약간의 안개. (일주일 머무는 동안 파란하늘 본 것을 다 합쳐도 반나절이나 되었을까) 뭔지 쎄에한 바람이 뺨을 툭툭 건드리고 갔지만 봄이 오는 느낌은 확실했다. 사용하던 Oyster Card에 잔액이 남아 있어 그냥 Piccadilly Line 전철로 가기로… 기차는 만원이고, 사람으로 가득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나밖에 없다. 시카고의 고요했던 잠이 확 깨는 것 같았다. 공식일정 전에 며칠 묵을 곳으로 런던대학 부근 스튜디오 아파트를 잡았는데, 전철역에서부터 거리는 온통 세계의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친다. 출근시간의 도로는 .. 2023. 2. 25.
아리까리 아리숑숑 경주 용산서원 최진립 신도비 귀부 2011.01.20 10:29:30 경주 최진립 신도비.."남산 백운대서 옮겨와"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웬 조선시대 신도비에 신라시대 귀부가?" 18세기 조선시대 경주에 선 한 신도비神道碑 중 몸돌인 비신碑身이 꽂힌 거북 모양 받침돌인 귀부龜趺가 늦어도 8세기 이전 신라시대 비석의 귀부로 드러났다는 이색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신라고고학 전공자들인 이은석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실장과 조현경 우리문화재연구원 조사원은 최근 발간된 국립문화재연구소 계간 기관지인 '문화재' 제43권 제4호에 투고한 '경주 남산 이조리 귀부에 관한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남산 기슭 용산서원龍山書院 남서쪽 50m 지점에 위치한 조선 중기의 무신 잠와潛窩 최진립崔震立(568~1636)의 공적을 .. 2023. 2. 23.
고전적자료 번역 DB 사업 구축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우리나라 고전자료 데이터베이스(DB)화 사업의 첫걸음은, 당시 서울시스템이라는 업체의 조선왕조실록 시디롬 출시라고 볼 수 있다. 매우 비싸다는게 흠이었지만, 이게 나온 뒤로, 왕조실록이라는 엄청난 분량의 자료에서 순식간에,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뽑아낼 수 있게 되었다. 이 시디롬 이전과 이후는 한국 인문학 연구 수준이 달라졌다. 두 번째 도약은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중앙연구원, 국사편찬위원회, 고전번역원, 이 4개 기관이 연합하여 수행한 역사정보통합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먼 미래에 한국의 고전자료 정보화의 역사를 누군가가 정리한다면, 이 '역사정보 통합 시스템 구축 사업'이 그 중심이 될 것이다. 이 사업은 지금도 각 기관별로 사업명칭은 바뀌었지만 계속하고 있다. 이것이 나오고부터는 그냥 '획기적 변화'.. 202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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