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3218 젊은 소정小亭, 폭포를 그리다 근대 한국화단에는 숱한 화가가 있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 그림솜씨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이는 적고, 또 그 중에서도 처신을 흠잡을 구석이 드문 분은 더욱 적다. 그 적은 사례 중 한 분이 바로 소정 변관식(1899-1976)이다.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제자뻘인 소림 조석진(1853-1920)의 외손으로 태어난 그는,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조선총독부 공업전습소工業傳習所 도기과陶器科에 입학해 도자기 만드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이를 마친 뒤엔 외할아버지가 간여하던 서화미술회에 드나들며 그림을 배운다. 1920-30년대 변관식은 서화협회전, 조선미술전람회에 여러 차례 작품을 내는데,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두 차례 특선을 거두면서 기량을 널리 인정받는다. 1925년부터 4년간은 일본에 건너가 고무로 스이.. 2023. 11. 19. 더덕을 자신 선화봉사고려도경의 저자 서긍 선생님 1123년,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서긍(1091-1153)은 그의 책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순천관에서 매일 제공하는 반찬[日供食菜]에는 더덕[沙蔘]도 있었다. 그 모양이 크고 부드러워 맛이 있는데, 약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 권23, 풍속2, 토산 중에서 고려 사람들도 더덕을 더덕구이나 더덕무침이나, 뭐 여러 가지로 만들어 반찬으로 먹은 모양이다. 이때는 고추가 없었다. 그러니 더덕 껍질을 벗기고 잘라서 넓게 펴가지고 고추장 발라 기름 두른 번철에 살짝 구워낸 더덕구이 같은 건 없었겠지만, 더덕 향과 맛은 외려 요즘보다 더 좋았겠다. 그런 더덕을 고려에 있는 동안 날마다 먹었다니 아아! 부러워라 서긍 선생이여. 2023. 11. 19.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49) 개죽이 된 아방가르드 누룽지파라면 테르미니 근처로 나가 장을 봤다. 신라면은 아무래도 속이 좋지 않은 나한테는 여러 거북한 신체 반응을 일으켜서 라면 종자를 교체했다. 종가집 김치도 반포기진 쟁여놨다. 반환점을 돌았으니 저걸로 버티리라. 파가 없어선 안 되겠기에 라면 끼릴 때 넣으려고 샀다. 우리네 파만큼 향이 독하지는 않은 느낌이다. 포크가 여러 모로 편리한 도구지만 저븐 와리바시의 그것을 따를 순 없다. 몇 푼 되지도 않는 거 한 벌 장만했다. 고추장 만한 만능 양념 없다. 라면 먹을 때는 그냥 반찬 대용이다. 어젠 밥을 좀 태웠다. 불거놓은 누룽지에 물을 붓고선 라면 계란 파를 넣었다. 개죽이다. 라면 종자 탓인지 기대한 산뜻한 맛은 아니다. 다시 테르미니로 약속이 있어 나간다. 예서도 이런저런 약속이 생긴다. 2023. 11. 19.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48) 다음은 없다, Seize the day! 이번 여행에서 보고 싶었던 데가 몇 군데 있으니 첫째 에우르 EUR 라고 해서 무솔리니가 로마 신도시로 개발한 지역이 있고 그에 국립박물관만 여섯 군데인가가 밀집한 이른바 뮤지엄콤플렉스라는 공간이 있으니 거기에 로마문명박물관 Museo della Civiltà Romana (Museum of Roman Civilisation)이라는 데가 있어 이번엔 모름지기 이 박물관을 가고자 했다. 한데 어찌된 셈인지 폐관 공지가 떴다. 아마도 리모델링 같은 공사를 하는 중 아닌가 하는데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이전 로마 방문에서 놓친 데라 아쉬움이 큰 데인데 그래서 어케든 이번엔 보려 했는데 하늘이 돕지 않는데 내가 무슨 용빼는 재주 있는가? 둘째 이건 신동훈 교수와 집필해야 하는 미라 관련 단행본과 직접 연동하는.. 2023. 11. 19.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47) 요동치는 이전 직장 소식을 들으며 내가 31년을 몸담은 연합뉴스를 훌훌 떨어버리고 자발 백수를 선언했으니 그 발단은 오랜 직장 생활에서 이는 회의와 염증이었으니 이꼴저꼴 다 보기 싫어 잠시간만이라도 그에서 초연하자는 생각도 있어 무조건 떠나고 싶어 괴나리봇짐을 싸들고는 무작정 로마 출타를 결행했다. 그 과정이 어떠했든지, 이전 터전을 바라보고서는 오줌도 누지 않는다는 말이 있거니와, 것도 있고, 또 오죽 한국사회가 정치 지향인가? 그런 꼴을 보지 않아도 되니 그 점에서 편하기 짝이 없는 초기 백수 생활을 즐기는 중이다. 어제였다. 이제 떠난지 한달 남짓한 전직 직장 관련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으니, 그 돌아가는 꼴을 보니 말이 아니라, 내가 떠나던 한달 전과는 또 사태 전개가 달라져 그야말로 요동을 치는 모양이라, 아예 회사 존립 자.. 2023. 11. 19. 칠생보국에 대하여 미시마 유키오 하면 온라인에 뜨는 사진이다. 이 사람 인생과 그 문학은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다. 각설하고-. 이 사람의 머리에 두른 띠에 보면 써 있는 글이 "칠생보국七生報國"이라는 것인데, 이를 "일곱번 다시 태어나도 나라에 보답한다"라고 번역하는 경우를 보는데, 정확한 번역은 나라에 보답하는게 아니라 덴노, 일본천황에게 보답한다가 맞다. 이 말은 일본 남북조시대에 남조의 무장으로 덴노편에 섰던 구스노키 마사시게楠木正成(?~1336)가 죽기전 한 말에서 유래한다. "일곱번 태어나도 덴노 편에서 서겠다" 결국 그 소리인데, 이 이야기가 메이지 이후 구스노키 마사시게가 무사도의 정화로 추앙받으면서 이 말이 각광을 받아, 이차대전 중에도 일본군이 애용하는 문구가 되었고, 위 사진에서 보듯이 미시마 유키오도.. 2023. 11. 19. 이전 1 ··· 1684 1685 1686 1687 1688 1689 1690 ··· 387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