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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2) 잘 먹고 다녀야 백수는 바빠야 한다. 또 잘 먹고 댕겨야 한다. 이 두 가지 양념이 빠지면 거지랑 진배없다. 그에 물론 희생 혹은 기회비용이 따른다. 자칫하다 과로사 하고 자칫하다 허리가 그렇지 아니한 시절에 견주어 더 굵어진다. 어제 이런저런 자리를 기념하고, 마침 내 퇴직을 기념한다 해서 불러내서 냉큼 달려갔더니 이런 것들을 내놓는다. 하나는 불도장인가? 뭐 암튼 유명하댄다. 2023. 10. 18.
가지 않은 길 untrodden way 아직 미답지 천지이나, 문득문득 가본 데라도 체계화의 욕망이 아직은 있다. 남들처럼 여행후기니 해서, 먹방 소개하고 교통편 어쩌니 하는 일은 나랑 천성이 맞지 않는다. 그렇다 해서 내가 저들이 블로그 후기에 써놓은 저런 글들에 도움이 받지 않는 건 아니라, 외려 반대로 절대적 도움을 받기도 하니, 나 역시 그런 데다가 한 숟가락 얹어야 그 신세에 한 줌 보태는 일이 아닌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내 적성과도 맞지도 않아 내가 할 일은 아닌 듯하다. 체계화란 무엇인가? 하지만 그 체계화가 어디 쉬운가? 이번 이태리 답사에서 나는 키츠와 셸리를 만났고, 그 감흥이랄까 하는 것들을 한 때는 영문학도를 꿈꾸었던 사람으로서 자못 비장하게 썼지만, 그 팩트 자체는 전연 자신이 없어, 하다못해 영문학 개론서라.. 2023. 10. 18.
장강 유역 애묘崖墓에서 묻는 낙랑주의 애묘崖墓 벼랑에 쓴 묘라 해서 이리 표현한다. 동한시대 장강 유역을 중심으로 유행했다 안다. 고대 일본에 이런 무덤이 나타나 중국 강남과의 문화교류 양상으로 설명하는 글을 본 기억이 있다. 내가 이 애묘에 관심을 갖고 자료를 조사하기는 대략 십년전쯤이다. 그땐 무슨 이유였는지 모른다. 다만 나는 한반도 문화가 동아시아 세계와 접촉한 통로로써 매양 말하는 낙랑 절대주의. 이건 미친 짓이라 본다. 죽어나사나 낙랑 타령이라 난 이걸 혁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찌하여 낙랑뿐이리오? 한반도 중남부 철기문화 등장과 확산은 결코 낙랑으로 설명할 수 없다. 변진한 철을 낙랑 왜에서 사간다는 어느 기록 한구절을 앵무새처럼 되뇌인다. 웃기는 소리 좀 그만했음 싶다. 그것은 결과지 원인이 아니다. 무슨 낙랑? 石頭 같은 .. 2023. 10. 18.
queen vs. acqua, 축소지향이긴 마찬가지인 이태리어와 한국어 한국어는 생득적으로 축약지향이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면 queen을 거의 본능적으로 퀸이라 발음한다. 하지만 저리 발음하면 영어 모국어 사용자는 적어도 절반 이상 알아듣지 못해 pardon? 하고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되묻곤 한다. 저들의 원음에 가깝게 표기하면 '크윈'이다. 원래 단음절이라 '크'라 적을 수는 없으나 편의상 이게 나으며 실제로 개무시하고 크윈이라 발음하는 게 좋다. 한데 이태리어는 보니 축소지향이라 이게 이상하게 한국어랑 아주 딱 맞아 떨어진다. 이 친구들은 막 붙인다. acqua 볼짝없이 water에 해당한다. 라틴어에서 온 말이다. 한국어 일상에 침투한 아쿠아리움 그 뿌리가 되는 말이다. 저 말을 원어민들한테 들으니 아꽈 혹은 악꽈에 가깝다. 이태리어는 철자대로 다 발음해 주니 실은 .. 2023. 10. 18.
Abitare vs habit, 이태리어와 영어 전자 아비따레는 to live에 해당하는 이태리어 동사다. 저 단어만 알면 아래 예문 뜻은 대강 짐작할 것이다. Abitare a Milano 밀라노에 가주하다 abitare in centro 도심에 거주하다. abitare in città 도시에 살다 뭐 철자만 약간 다르고 같자나? 영어랑? 언어가 재밌는 현상 중 하나가 그 본래적인 의미는 공유하는데 그것이 다른 언어로 갈라지면서 주된 길을 달리한다는 점이다. 영어에서 저에 해당하는 가장 일반적인 말은 당연히 to live다. 그 명사형 life 역시 쓰임이 강력하다. 반면 habit라는 말은 습성 등등에 국한한다. 저 두 말 어원이 같다. 이태리어에서 h는 묵음인 까닭에, 원래는 h가 있었는데 탈락하고 아비따레가 되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른다. 한데 아.. 2023. 10. 18.
모통신사 편집국의 야근 일풍경 시대에 따라 옷이 다를 수밖에 없다. 사회부 사츠마와리, 일명 경찰 담당 기자들인데 팔시부터 각 방송 뉴스를 체크하며 빵꾸난 게 있는지 등등을 째려본다. 그 옛날엔 조간 신문 가판이란 게 있어 다음날 지방판으로 편집국에 배달되는 신문을 체크하는 일이 주된 저녁 일과였다. 그 풍광..조폭이었다. 부장 책상 뒤에 빙 둘러서고는 부장이 가판 기사 체크하며 이건 우리 기사, 이건 물먹은 기사 죽죽 표시해가는 장면을 목도하고는 후속 조치에 들어간다. 전화통이 불이 나고 어디 신문에 이런 게 났으니 확인해봐라 어째라 그러다 전화통 집어던지고, 넌 매번 기사가 안되냐 다른 기자들은 바보냐 이런 고함이 오가고 지랄발광을 떨었다. 그 적폐도 이젠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이젠 편집국도 여느 때면 도서관보다 조용한 곳으로 변.. 2023.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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