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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둑 수인手印을 한 부처님 선암사 목조 비로자나불 좌상이다. 단, 이 수인手印 이름을 모르겠다 한다. 언뜻 보면 비로자나를 특징짓는 지권인智拳印 같은데 살피면 아니다. 한 대 치기 전 뼈마디 우두둑 소리나게 하는 딱 그 자세다. 그래서 나는 저 수인을 우두둑印이라 명명한다. 좋잖아? 순 우리말이고. 작가가 기교를 부리거나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봄직하다. 다만 이 경우 의뢰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아래서 얘기하는 김석만이라는 재가신도 물주가 그걸 용납하지 않았나 상상해 본다. 전체 폼새로 보아 비로자나불을 기획한 듯 하다. 1990년 복장腹裝 조사 때 1736년, 곧 영조 12년에 신도 김석만과 비구 비구니 등 9명이 발원해 조성했다고 한다. 김석만은 이 불상을 만드는 자금을 댄 단월이었을 듯하다. 2014년 4월.. 2020. 4. 15.
게슈타포 대웅전 보살들께 드리는 간곡한 부탁 전국의 사찰을 돌다보면 사찰마다 다르지만, 법당 내부 사진 촬영과 관련해 대체로 촬영 불가 방침을 고수한다. 일부 사찰에서 직영 중인 성보박물관도 이와 연동한다. 그 이유 모르는 바 아니어니와, 예불에 방해됨을 주된 이유로 들거니와, 그에는 나로서도 할 말이 없고 그것을 존중한다. 다만 부처님은 신성하므로 사진을 촬영해서는 아니된다는 생각에는 나는 생각을 달리한다. 부처가 나는 신성하므로 너희가 범접해서는 아니된다고 말한 적 없다. 외려 그는 그의 자각을 대중에게 전파하려했고 그를 따르는 전업적 집단이 이른바 승가라 할지며 그러한 움직임을 불교는 대중에 대허서도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 나는 보다시피 내 잘난 맛에 살고 특별히 신봉하는 종교는 없지만, 내가 부처가 말하는 그 정신에는 무한한 경외를 보내는.. 2020. 4. 15.
흑산도까지 침투한 네편 내편 편가르기 1779년 4월 29일 당쟁이라는 것이 있은 이래, 그 악영향이 견고하고 만연하기로 들자면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는 일찍이 없었다. 시비를 가리는 데서 출발하여 충신과 역적을 나누는 것으로 끝나고, 끝이 났다가는 다시 시작하여 지엽말단적인 것을 층층이 첩첩이 쌓아가니 결국에는 반드시 나라가 망하는 데 이르러서야 그만두게 될 것이다. 명나라 말기에 당쟁의 폐해가 심각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1786년 1월 16일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이른바 당파의 구분이란 것은 도대체 무슨 물건인지 알 수가 없다. 비록 한 나라에 함께 살고 한 군주를 함께 섬기고 심지어 한 마을에 함께 살고 있지만 아득히 서로 다른 나라에 있는 것처럼 전혀 소식을 모른다. 그래서 다른 당파의 사람이 쓴 글을 얻.. 2020. 4. 15.
선생은 짓밟아야 한다 선생은 선생이고 나는 나다.논문 앞에 선생이고 지랄이고 필요없다.선생은 비판받아야 한다.비판을 용납할 줄 모르는 놈은 선생이 아니다.말로만 날 짓밟고 가라 지껄이는 놈은 선생이 아니다.주변을 보니 겁나서 선생을 짓밟지 못하는 게 아니고 실력이 없어 짓밟을 줄을 모르는 놈 천지더라. (September 11, 2016) 스승의 날은 없애야 한다. 2020. 4. 15.
줄줄이 유물 이야기-도시락 나들이 가고 싶지만... 4월! 연둣빛 움트는 싹에도, 한 줄기 불어오는 바람에도, 초록 잎 사이로 비추는 볕에도 여기저기 봄이 묻어있다. 그림처럼 도시락통에 좋아하는 음식 가득 담아 나들이 가고 싶은 날들의 연속이다. 당장 떠날 수 없으니, 이 아쉬운 마음을 도시락통 유물로 대신 달래본다. 대나무를 잘개잘개 엮어 만든, 무려 4단 짜리 도시락이다. 도시락을 만들 때 주로 대나무나 고리버들로 만들었는데, 바람이 잘 통하여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나 수분이 많은 음식을 그대로 넣지 않는 이상은 웬만하면 잘 견뎌 주어 음식을 넣기에 부담이 적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가볍고 튼튼하다! 나들이 가면 하루종일 들고 다녀야 했을텐데, 가볍고 튼튼한게 최고지 않았을까?! 이렇게 본다면 이 대나무 도.. 2020. 4. 15.
떡진 랩 가수 머리카락 같은 송홧가루 윤사월 박목월 ​송화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1946) 올핸 공교롭게 윤사월이 낀 해다. 소나무가 꽃을 피우는 중이긴 하나, 가루를 만들진 아니했다. 송홧가루는 졸업식이다. 밀가루다. 졸업생들한테 뿌리는 밀가리다. 그 밀가리 휘휘 날리다 수면에 앉아 둥둥 떠다니다 띠를 만든다. 그 띠가 떡진 랩 가수 머리카락 같다. 송홧가루 만들기에 더딘 소나무 부여잡고는 왜 이리 더디냐 밀치며 흔들어댔다. 서두르라고 말이다. 2020.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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