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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고토쿠 슈스이, 몰라도 될 자유가 있다. 알아야 한다고 윽박하지 마라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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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회사로 홍보용으로 배포된 책 중에 붉은 장정이 인상적인 두툼한 책이 있어, 보아 하니 큰 제목은 ‘나는 사회주의다’요 부제가 ‘동아시아 사회주의의 기원, 고토큐 슈스이 선집’이다. 출판사는 교양인.   

약력을 참조할 때, 고려대 일어일문과를 졸업하고 도코대 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에서 일본문학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지금은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H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임경화가 번역하고, 노르웨이 국립오슬로대학 교수 박노자가 쓴 해제를 책 첫 머리에 실었다. 
 

고토쿠 슈스이 幸徳 傳次郎(November 5, 1871 – January 24, 1911)


박노자의 ‘한국어판 해제 〈‘조숙한 전위’의 아름다운 비극, 고토쿠 슈스이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은 당장 다음과 같은 첫줄로 시작하거니와, 마침내 교토큐 슈스이 선집도 나왔다고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쳐든 나를 아주 상심케 하는 구절이다. 

"고토쿠 슈스이는 우리에게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이름이지만, 우리가 그를 모르는 것은 우리 역사 교육의 한심한 수준과 일본학 전공자들의 일본 및 동아시아 사회주의 운동의 역사에 대한 한탄스러운 무관심을 노골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박노자는 괜한 말을 했다. 우리가 고토큐 슈스이를 모른다 해서 그것이 죄악이 되지 않음은 물론이려니와, 그런 그를 우리의 역사교육에서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강제나 억압, 그리고 규율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를 일본학 전공자가 그의 말마따나 반드시 그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는 하늘에도 땅에도 없는 것이다. 

박노자는 그냥 겸손하게 일본 근대에 이런 사상가가 있으며, 이런 점에서 중요한데 우리에게는 아직 제대로 수용되지 않은 듯하여 안타까웠다. 이 선역집을 계기로 그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촉발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시작했으면 그만이다. 

그를 모른다고 해서 어찌하여 그것이 우리의 역사교육이 한심함을 말해주며, 그를 모른다 해서 일본학 전공자가 어찌 바보천치가 되리오. (2011.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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