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돼지는 다리가 짧다. 펭수형이다. 펭귄형이다. 집돼지야 느려터졌지만, 멧돼지는 그 잽쌈이 전매특허거니와, 줄행랑이 주특기다. 이 멧돼지란 놈은 영악해서 올가미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 덫도 잘 피해간다. 이건 내 산촌생활 경험이니 믿어도 좋다.
이 멧돼지를 가장 쉽게 잡는 방법이 실은 함정이다. 구뎅이를 파서 가두어 잡는 방법이다. 다른 동물에 견주어 구덩이를 얕게 파도 된다. 한데 문제가 있다. 품이 많이 든다. 올가미나 덫은 그런 걸 사다가 설치만 하면 되지만, 이건 땅을 파야 한다. 삽질을 해야 한다. 그래서 품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함정이 쉬운 이유는 다리가 짧아서다, 한번 구뎅이 빠지면 좀체 빠져나오질 못한다. 짧은 다리가 한인 그런 동물이다.
이 멧돼지는 또 몸집이 좀 있다. 양쪽 배때지가 돼지라 한번 찡기면 좀체 빠져나오지를 못한다.
부산에서 주택가로 뛰쳐내려온 멧돼지가 연립주택 같은 데 뛰어들어 전진하다가 고만 그 틈새에 양쪽 배때지가 찡기서 죽음에 이르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부산진구에서 일어난 일이다. 관련 사진을 보면, 저길 왜 기어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처참한 찡김 상태로 사체로 발견됐다.
좀 늦게 발견된 듯 이미 부패가 진행되어 그 과정에서 주검이 발견된 듯하다.
한데 저 낑긴 상태에다가 몸집이 상당해 그걸 빼내려는 데 애를 먹는 모양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경찰이 그걸 약품처리해서 삭혀서 빼내는 형식을 빌리기로 했단다. 산화칼슘 성분인 과립 생석회로 사체 부피를 줄인 다음에 제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일찍 발견되었더라면 고기라도 먹었을 텐데 말이다. 멧돼지도 머리가 좀 있어야 한다. 똑똑한 편이지만 둔중한 데가 분명히 있다.
그런가 하면 한동안 잠잠해지긴 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멧돼지가 옮긴다 해서 때려잡기가 한창이다. 이래저래 멧돼지 수난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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