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1607 사기史記와 장량張良 인생 군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동아시아 문명이 배출한 최고의 저작의 하나가 당연히 사기이다. 동시기 서구문명도 비슷한 제국을 건설했지만 사기만한 대 저작은 나오지 않았다. 사기의 백미는 역시 열전이다. 기전체에서 군주가 아닌 사람들의 전기를 입전한 사마천은 천재라 할 것이다. 사실 기전체에서 본기나 표 등은 새로울 것이 없는 역사서이다. 이전에도 이런 형식의 서술이 없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열전이다. 어떻게 보면 피통치자라고 볼 수도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입전해서 감동적인 필체로 서술한 열전에서 비로소 사마천의 진면목은 드러난다 할 것이다. 열전에는 수많은 사람이 나온다. 저마다 개성도 강하다. 그런 사람들만 뽑아서 입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2023. 8. 1. 권卷과 책冊과 편篇, 어찌 이해할 것인가? 권卷과 책冊은 흔히 book와 volume으로 옮긴다. 요즘 기준으로 하면 권은 챕터, 책은 낱권을 말한다. 이 기준에 의하면 현행 삼국유사 조선 중종 7년 1512년 임신정덕본은 전체 5권이니 5 books라 표현한다. 한데 문제는 이 판본이 실전로는 2책이라는 사실이다. 낱권으로는 두 권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를 말할 때는 2 volumes라 옮겨야 한다. 한데 삼국유사 편목을 보면 하나의 책에 여러 권이 들어가 있고 다시 그 권 아래에는 하위 범주가 있으니 이를 편篇이라 한다. 삼국유사엔 모두 9개 편이 있다. 그러면 편을 어케 옮길 것인가? 내가 아무리 봐도 chapter 외엔 대안이 없다. 문제는 이에서 발생한다. 삼국유사 편목을 5 volumes 9 books라 옮기는 것은 오류다. 정덕본.. 2023. 8. 1. 나도 모르는 나, 후회 막급할 미래 2000년인가? 풍납토성 경당지구 아파트 재건축 계획이 무산됐다. 그것을 무산케 하는 데 나는 온몸을 불살랐다. 14년이 흐른 지금. 풍납동을 가 보면 나는 내가 한 일에 한점 부끄럼없다. 같은 시간, 경주 경마장 건설계획도 무산됐다. 이엔 내가 온몸을 불사른 것은 아니지만 막고자 몸부림쳤다. 14년이 흐른 지금, 나는 반대한 나를 후회한다. 왜 막았을까? 후세를 위해 놔둔다고? 그래서 14년 동안이나 잡풀 우거진 곳으로 팽개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후회한다. 이곳에 다시 경마장이 추진되거들랑 쌍수들고 환영하리라. (2014. 8. 1) *** 이 역시 이제는 장담하지 못한다. 풍납토성은 잘한 일인 듯은 하지만 진짜 잘했느냐는 자신이 없다. 경주 경마장은 여전히 후회한다. 앞으로는 어떨지 자신이 없다.. 2023. 8. 1. 이미 변한 나, 그땐 그랬던 나 난 누누이 말했듯이 영국과 프랑스 땅은 밟은 적 없다. 그래서 이참에 적어도 런던이랑 파리엔 다녀왔단 표식은 내고자 했다. 하지만 어찌하다 보니 파리는 포기해야 했다. 대신 나는 두 가지 코스로 나름 수정했다. 런던과 주변 일대 고고건축물과 영문학 코스를 밟아보잔 심산이었다. 후자는 택도 없지만 영문학의 시원이라 할 캔터베리 테일즈의 고향을 찾았고 오늘 포츠머스 간 김에 찰스 디킨즈 생가는 구경이나마 했다. 사실상 마지막 날인 내일은 셰익스피어 생가를 간다. 고고건축물 중엔 마침 직전에 외우 주민아 선생이 소개한 도버의 청동기시대 목선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오늘 다녀온 포츠머스 로즈마리 선박 박물관은 앞선 포스팅에서 소개했지만 전시시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시기법은 여러모로 스톡홀름 바싸 박물관이.. 2023. 8. 1. 못다 한 말, 아니한 말 나는 농촌. 개중에서도 깡촌 출신이다. 천수답이란 말을 기억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선친과 엄니는 이 천수답으로 연명했다. 부칠 땅이 없고 더구나 돈도 없으니 가난의 악순환이었다. 언젠가 말했듯이 나는 송아지 팔아 등록금 냈다. 소라고 해야 한 집에 한 마리다. 한데 이 소는 일년에 송아지라 해봐야 꼴랑 한마리를 낳을뿐이다. 이걸 지탱하는 절대의 힘은 실은 정부의 보호막이었다. 요즘 말로 거창하게 하면 보호무역주의 덕택이요 정부 수매가 절대의 존재기반이었다. 한데 어느 순간 이 보호막이 무너졌다. 1986년 연말의 일로 기억하는데 황송아지 한 마리가 150만원 정도 하다가 하루 아침에 15만원으로 곤두박질쳤다. 그 길로 나는 군대를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이듬해 상반기에 나는 카투사 시험을 쳤고 그에.. 2023. 8. 1. 빨래방 뺑끼칠 마을 부라노 훗날 패티김이나 이미자급이 될지도 모르는 어떤 젊은 여가수가 뮤직비디오인지를 이짝에서 찍었다 해서 베네챠 라고 하면 온통 이곳을 소개하기에 무료함 달래려 댕겨왔다. 섬 이름은 부라노인지가 뭔가라 하던데 그 남쪽에 또 다른 섬이 있어 그곳은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라 한다더라. 이놈들은 섬 이름도 돌림자를 쓰나보다. 애니웨이 부라노는 그런 까닭인지 유난히 한국 방문객이 많다. 이곳에선 중국인도 쪽도 쓰지 못한다. 가서 보니 뺑끼칠 마을이요 빨래방 마을이라, 이불 하난 잘 마를 마을이다. 겨우내 쓴 담요 꺼내 다라이에 물 채우곤 하이타이 듬뿍 풀어 발로 질근질근 밟으면 삼십분 되지 않아 각질이 다 없어질 것만 같다. 이곳을 찾은 한국방문객들 반응을 보니 알록달록 오색 취향이 다대한 때문인지 다들 탄성이나 나.. 2023. 8. 1. 복직한 날 건성건성 둘러본 베네치아 이 사진을 올리고선 나는 이리 썼다. 베네차..코딱지 만한 도시국가라더니 니미랄 메인홀은 근정전 열배. 그러고선 이런 뭉태기 올리면서 적은 글은 이렇다. 비록 우여곡절 있었지만 성당도 들어가고 찰주까지 스투파에도 올랐으니 베네챠에선 그런대로 목표한 일은 했다. 어다가면 맛집 있다느니 물이 바닥에 차 올랐는데 지금은 어떻냐느니 하는 질문은 사양한다. 2017년 8월 1일이었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서 복직이 확정된 상태에서 감행한 유럽여행이었고, 저 날 나는 문서상 복직해서 휴직에 들어갔다. 2023. 8. 1. 빈에서 만난 반기문 내가 반기문을 기억할 인연이 있겠는가? 이 포스팅은 한창 반기문이 대선 후보자로 뜰 때 얘기할까도 고민했었지만, 그것이 쉽사리 내가 반기문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비칠까바 하지 않았다는 점을 우선 말해두고자 한다. 나는 반기문을 딱 한 번 봤다. 그것도 199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다. 내가 빈을 왜 갔는가? 당시 한국 국보전이 유럽을 순회한 일이 있다. 독일 에센을 시작으로 스위스 등지의 3개국을 돌았다고 기억한다. 에센 전시가 그 서막이었으니, 그 개막식에는 전현직 독일 대통령 3명이 동시에 참석하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급 유물이 대량으로 송출된 이 전시는 국가 혹은 공공기관 주최가 아니었고 어느 기업 재단이 기획한 자리였다. 당시 현장 담당 학예연구관은 국립광주박물관장을 끝으로 은.. 2023. 8. 1. 필자 근황, 고대문명 연구를 마무리하며 필자가 이 블로그 지면을 통해 몇 번 소개한 지역의 고대문명에 대해 영국 출판사에서 보고서 출판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직 정식 출판이 되지 않아 자세한 것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9개 챕터에 이 지역 관련 연구사에 한 획을 긋게 될 것이라 자부한다. 현재 마지막 교정쇄 작업이 진행 중인데 이 작업이 끝나면 내년 1월 경 해당 국가 박물관에서 사진전이 한 번 있는데 이때 작은 발굴 사진 도판집도 하나 같이 나올 예정이라 하반기는 이 작업도 하게 될 것 같다.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이 지역 고대문명 사람들에 대한 필자의 연구는 모두 종료될 것이다. 후회없는 세월이었고,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어 기쁘다. 적어도 또 다른 젊은 세대가 이 지역 고대 문명에 대한 연구를 미래에 하게 된다면 최소한 "한국인이 여기에.. 2023. 7. 31. [唐詩] 최호崔顥 장간행長干行 〈長干行 二首其一〉 崔顥 君家何處住 妾住在橫塘 停船暫借問 或恐是同鄕 장간행이라는 시는 이백이 쓴 같은 제목의 시도 있고 더 유명하다. 그런데 최호의 장간행도 대단한 시다. 같은 제목으로 총 4수가 전하는데, 4수 중 제 1수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머지 3수는 필자가 보기엔 사족이다. 배를 타고 가던 두 남녀가 만난다. 여자 쪽이 말을 건다. 혹시 집이 어디신지요. 저는 횡당에 삽니다만, 잠시 배를 세우고 물어봅니다. 혹시 같은 고향 아니신지요. 그리고 끝이다. 동향인지 아닌지는 핑게다. 미묘한 울림이 있다. 남녀간 호감을 불과 20자로 이렇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2023. 7. 31. 비타민C 두 봉다리 주고 사라진 자매 배 타고 어디가는 길에 로마로 향한다는 서른살 서물여섯살 자매와 잠깐 얘기하다 헤어지는데 건강 챙기라면서 두 봉다리를 주고 간다. 나는 줄 것이 없어 마음만 보낸다.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럽 장기 여행이 붐이란다. 공교롭게 내가 이번에 만난 젊은 친구들이 다 그랬다. 저 시절없이 지난 나는 해직이란 축복에 비로소 그걸 실행하고 있으니 담번 해직은 더욱 알차게 맞이할 것으로 본다. (2017. 7. 31) *** 저 자매는 베네치아 수상 버스에서 잠깐 스쳤으므로 얼굴도 도통 기억에 없다. 다만 저 비타민C 선물이 하도 고마워 혹 인연이 되면 거나하게 대접하고 싶단 생각은 가끔 한다. 혹 저날 나한테 저걸 준 인연이 있는 분은 연락이 왔으면 싶다. 2023. 7. 31. 소위 성남 갈현동 사지寺址는 궁궐과 왕릉의 미니어처다 저 정체가 조금은 오리무중인 성남 갈현동 사지가 실상 조선왕릉 판박이임을 강조했거니와 그렇다면 왕궁과는 어떤가? 이 경복궁은 사람들이 오해하기 십상인데, 근정전은 그 위치가 북쪽 정중앙이다. 전체로 보면 그냥 정중앙인 듯하지만, 저 경복궁을 중심으로 하는 전면 흥례문 권력과 광화문이 공적 영역이며, 그 뒤편은 왕의 사적인 공간이라, 근정전은 북쪽 정중앙이다. 이 점을 혼동하면 안 된다!!! 하도 이 분야 연구를 독점한 고건축하는 친구들이 헛소리를 뇌까려 놔서 저런 오해를 어디에서부터 불식해야 하는지, 내가 왜 그들이 싸질러 놓은 똥을 치우는 일을 해야 하는지 분통이 터지지만, 근정전이 왜 북쪽 정중앙이라는 사실을 기자인 내가 앞장서 주창해야 하는가? 저 근정전을 중심으로 하는 왕의 공적 영역은 보다시피 .. 2023. 7. 31. 사료를 적출하는 즐거움, 어살의 경우 하반기 사정을 봐야겠지만 국립민속박물관 조명치 전은 올들어 박물관 미술관 기념관 업계 통털어 최고의 전시가 될 것이다. 저 특별전은 요새 난조 기미를 면치 못한던 민박을 다시금 궤도에 올린 역작이라 할 수 있거니와 그에 나 또한 지푸라기 하나는 얹었다고 본다. 이 부복일기 라는 조선후기 문집에 보이는 어살 관련 증언은 내가 우연히 접하고는 소개한 적 있거니와, 그런 것을 다시 나는 저 조명치 특별전 기획자인 민박 김창일 선생한테 소개했으니 그걸 다시 저는 저와 같이 써먹으며 그 자료 출처가 김태식임을 저리 표식했으니 실은 내가 영광이다. 나로서야 이런 독특한 증언이 어느 기록에 보인다는 간단한 전재 혹은 소개가 전부이나 저 분야를 전업하는 사람들한테는 뭔가 다른 요리를 가능케 하는 재료 아니겠는가? 저런.. 2023. 7. 31. 남편의 불륜과 대통령 남편의 불륜을 알았을 때, 이탈리아 부인들은 총들고 상간녀를 쏜다고 한다. 프랑스 부인은 남편을 쏴버린다. 독일 부인들은 자기를 쏘고 자살해버린다는데 영국 부인들은 침묵에 빠져들고 미국 부인들은 변호사에게 연락하며, 일본 부인들은 상간녀에게 간절하게 사정사정 포기해달라 부탁하고 중국 부인들은 맞바람을 피운다고... 한국은? . . . . . . . . . . . 이렇게 된건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 . *** 고교 선배님 서동혁 단국대 교수 얼마전 글인데 본인 작품인지 아니면 다른 데서 긁어온 것인지는 모르겠다. 웃을 수만도 없는 까닭이 독특한 대한민국 심성을 제대로 꽂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난무하는 국가 탓 정부탓 당국 탓 타령은 실상 국가가 상징하는 권력집중화 혹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받.. 2023. 7. 31. 성남 갈현동 사지, 그 키워드는 조선왕릉에서 찾아야 한다 아들놈한테 쫓겨나 허울 뿐인 삶을 살다갔지만, 그래도 왕조 창업자라 해서 대접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 왕릉이랍시고 해서 만든 구리 동구릉 내 이성계 무덤 건원릉이다. 항용 나는 조선왕릉을 생각할 적에 그것은 왕릉이며, 그런 까닭에 기본 구조가 실상 산 왕이 사는 공간인 궁궐과 똑같음을 주장했거니와, 나아가 그것은 동시대 사찰이라든가 성균관 향교와도 판박이라고 했다. 저 왕릉은 역시 시대별 넒나듦이 있지만, 그건 variation에 지나지 아니해서 그것을 관통하는 거대한 공통분모가 있어, 나는 그것을 그랜드 디자인이라 했다. 동아시아 그랜드디자인은 주인을 항상 북쪽 정중앙에 둔다. 왜? 그것이 바로 북극성 자리인 까닭이다. 그래서 이 북극성 주인은 언제나 남쪽을 바라보며 정좌해야 한다. 이를 남면南面이라 .. 2023. 7. 31. 빈곤의 원인 좌파 세계관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로 "주요모순"이라는 것이 있다. 그쪽 철학으로 설명하자면 끝이 없을 테고 줄이고 줄여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결국 "이것을 제거하면 우리는 행복해지는데 그런 것 중의 가장 으뜸"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이것을 제거하는 게 가장 급선무라는 말이다. 그 때문에 "주요모순"이 무엇인가 하는 논쟁이 자주 있는데 가까이는 80-90년대 NL과 PD의 싸움이 이로 인한 것이었다. 무엇을 싸움의 으뜸가는 적으로 볼 것이냐 하는 말이다. 계급이냐 민족이냐. 한국을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계급은 여전하고 외국에 정치군사적 의존도가 높아 심지어는 외국군이 주둔하고 있는데도 잘 먹고 잘 산다. 역사적으로 한국의 빈곤의 원인은 계급도 아니고 외세도 아니었다는 이야기이다... 2023. 7. 31. 국가유산기본법 생각 4 – 과연 유형과 무형은 나뉘어야 하는가? by Eugene Jo 세계유산협약 내에 문화유산 등재조항 중 6번째 조항은 우리를 상당히 헷갈리게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무형적 가치가 깃든 유산이면 다 해당될 것 같이 쓰여 있다. “탁월한 보편적 의의를 가진 사건 또는 살아 있는 전통, 사상 또는 신조, 예술적‧문학적 작품과 직접적 또는 가시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 조항을 읽을 때 주로 명사에 집중을 해서 전통, 사상, 사건, 작품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하회마을을 등재한다고 쳤을 때 하회마을을 소재로 삼고 있는 그림이나 하회탈춤 같은 예술작품이 있으니 6번 조항이 해당된다고 주장하곤 했다. 그러나 그런 이유를 기반으로 이 조항을 인정받은 적이 없다. 다른 등재 조항과는 달리 6번 조항은 두 단계로 쪼개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예.. 2023. 7. 31. 그리스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 (아테네, 파파구)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 (아테네, 파파구) Korean War Memorial wall in Athens, Papagos ΑΝΔΡΩΝ ΕΠΙΦΑΝΩΝ ΠΑΣΑ ΓΗ ΤΑΦΟΣ 용사에게는 어느 곳이든 무덤이 될 수 있다 (온 땅이 영광스러운 사람들의 무덤이다)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기록된, 페리클레스의 추도사 중 일부.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 그리스 신타그마, 무명용사의 비(추모벽)에도 같은 글이 적혀있다. 찾아가느라 힘들었는데, 다행히 딱 청소시간에 가서 문 열린 걸 볼 수 있었다. 그리스어 한다는 칭찬과 함께, 돌아오는 길에는 버스정류장까지 파파구 시청 환경미화 트럭을 얻어타고 왔다. *** 그리스 연수 중인 문화재청 박영록 선생 사진과 글이라 그 추도사가 무척이나 강렬해 엎어온다. .. 2023. 7. 31. 세대교체, 늙으면 물러나야 내가 몸담은 분야들을 보건대 이것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가장 이상적으로 된 데가 언론이라, 문화재 분야 기자들을 보면 내 세대는 자연스럽게 뒤칸으로 물러나고 밀려났으니, 이것이 순리라, 언제까지 나같은 놈들이 앞자리를 차지할 수는 없다. 그제 어떤 자리 나와달라는 말을 듣자 마자 그랬다. "나같은 꼰대 필요없고, 이런이런 친구들 생각해 보세요" 하고 답했다. 내가 적어도 마흔줄에 들어서고 쉰줄을 넘고나서 언제나 내 꿈은 인력 풀의 형성이었으니 나는 전문가는 만들어진다고 보는 사람이라, 그 투자는 기나긴 인내를 필요로 한다. 돌이켜 보면 꿈과 실력은 장대했지만, 기회를 잡지 못해 스러져간 인재가 얼마나 많은가? 그들한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언제적부터 나는 이런 말을 쓴 적 있는데, 내 꿈은 기획사다. 인.. 2023. 7. 31. 꿈이 없는 삶, 이것 아니면 죽을 것만 같은 삶, 우리는 이를 불꽃이라 부른다 직전 부서 3년간 부서장으로 재직하며 대략 열명 남짓한 대학 재학생 친구들과 같이 일했다. 워낙 미니부서였고 한동안은 부장도 없어 그들과 동고동락했으니 무척이나 다행인 점은 그네들 근무기간이라 해야 6개월 정도가 전부였지만 다 정이 많이 든 친구들이라 떠날 땐 다 애처로웠으니 그네들 또한 그 비슷했는지 떠날 땐 대개 손편지로 고맙다는 말을 남겼으니 나는 그 편지 하나하나를 다 소중히 간직한다. 내 아들놈이랑 같은 세대라 더 정이 많이 가기도 하겠지만, 떠나서도 한 번씩 찾아와서는 꺄르륵 같이 웃으며 그네들을 보는데 한편으로는 그네들이 세파에 부대낄 생각을 하니 무척이나 안쓰럽기도 하다. 꼰대 같으나 갈 길을 정했는지 물어보는데 못 정한 친구들도 있고 이걸 해보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다. 그러면서 나를 돌아.. 2023. 7. 30. 건디기가 많은 개태사 인근 연산할머니순대 가고자 하던 추어탕집이 일요일이라 해서 문을 닫아 낭패라 해서 대타라 고른 데지만 실상 이 논산 연산 주변에선 아주 이름 있는 음식점이라 유명하다는 그 이유만으로 이른바 맛집과는 담을 쌓았지만 혹 부근을 지나는 사람들한테는 정보는 되지 않을까 해서 소개한다. 우리 업계서는 아주 유명한 개태사지가 인근 코앞에 있으니 혹 이쪽 들릴 사람들은 참고 바란다. 이 업소는 역사가 오래인 듯하니 오늘 동행 중에선 삼십년 전부터 다닌 사람이 있다. 오늘 방문에서 두 가지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첫째 주변이 황량하기 짝이 없는 농촌 면소재지임에도 이용객이 엄청 많아 넓은 홀이 손님으로 빈 자리가 없었고 둘째 전형의 한옥이 아님에도 캐노피 밑 일정한 간격으로 제비집이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으니, 대부분은 이미 새끼들은 이소.. 2023. 7. 30. 이전 1 ··· 463 464 465 466 467 468 469 ··· 102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