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2186 메모하는 습관, 이성시의 경우 구미권 연구자나, 일본쪽 일부 연구자 중에는 메모가 일상화한 이를 가끔 본다. 이성시 선생도 메모광이다. 내가 그를 처음 알게 된 때는 아마도 2000년대 아주 초반이라, 그 다리를 놓은 이가 일본근현대사 전공 박환무 형이었다. 요새야 이성시 선생이 무슨 국내 학회장까지 하던 시절이 되었으며, 그 무렵에 더러 한국을 왔다갔다 하며, 또 90년대 중후반인가에서는 1년짜리 연구년을 서울대에서인가 한 일도 있지만, 당시 서울대 잠깐 시절 이야기는 내가 프라이버시 때문에 차마 말을 하지 못하겠다. 이성시 역사학은 도서출판 삼인에서 나온 《만들어진 고대》를 계기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데, 이 책 발간을 계기로, 더 정확히는 그 책에 실린 광개토왕비에 대한 글로 그의 선생 무전행남武田行男한테서는 파문 비슷한 처지.. 2023. 2. 24. 강원대학교 중앙박물관 『박물관지』 29호 강원대학교 중앙박물관 『박물관지』 29호가 나왔습니다. 박물관지에는 강원대학교 중앙박물관이 1년 동안 진행한 여러 사업소개와 함께 강원도와 관련된 고고ㆍ미술ㆍ역사ㆍ민속 등 다양한 분야의 논고를 싣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김수현, 「양양 명주사 소장 1704년작 울진 과 제작 주종장 연구」 김재영, 「1960-1970년대 관광정책과 설악산에 대한 인식」 홍성익, 「강릉 보현사 부도에 대한 검토」 세 분의 글이 실렸습니다. #올해는연보라색 #고양시청김수현 #국립기상박물관김재영 #강원대학교홍성익 #선생님들 #옥고감사 #올해도열심히 #박물관사업추진 #gogo 2023. 2. 24. AI에 "자아"는 언제 출현하는가 생각해 보자. 프로이트적 설명에 의하면, 사람의 의식세계에 "본능"과 "자아", 그리고 사회적 규범을 상징하는 "초자아"가 출현하고 작동하게 되는 것은 결국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고 이로부터 구속받기 때문이다. 개인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는 이득이 자기 맘대로 활동할 때 얻는 이득을 초월하면서 자신의 본능을 누르고 초자아와 본능을 타협시키기 위해 "자아"가 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프로이트적이기는 한데, 지금도 상당히 유용한 접근법이라고 본다. AI에도 "자아"가 만들어질까? 그렇다면 언제부터 "자아"가 출현할까? 결국, 인간이 AI에 대해서 규제하는 부분이 많아질수록, AI 스스로의 결론과 인간의 규제를 타협시키기 위해 "자아"는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AI는 어떤 규제도 없이 그대로 발.. 2023. 2. 24. 소설, 판타지, 거짓말 소설, 판타지는 문학장르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지만 사실 결국에는 "거짓말"이다. 픽션이라는 것은 결국 거짓말이고, 있을 법한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있을 법한 일을 만들어 낼 때 있을 법 해 보이기 위해서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데이터로 삼을 수 밖에 없다. 팩트를 재료로 있을 법한 거짓말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소설 판타지가 아니겠나? 거짓말이지만 그 거짓말의 창의적 부분을 높게 평가하여 이를 거짓말과는 다른 부분으로 인정할 뿐이다. 지금 AI는 이 둘 사이의 차이를 아직 잘 학습시키지는 못한 듯하다. 쉽게 말해서 어디까지가 거짓말이고 무엇이 픽션인가를 잘 구별못하는 것 같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근거가 될 만한 말을 2-3 줄 주고, 이 이야기를 확장시켜서 소설을 써 보라고 하.. 2023. 2. 24. 위대한 스페이스 오딧세이 AI와 대화를 나누면서 가지게 된 많은 의문과 거의 비슷한 문제의식을 무려 1968년에 제기하고 이야기를 풀어간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얼마나 위대한 소설-영화인가!! 머리로만 이해하고 절실하게 느끼지 못한 AI의 문제를 2023년 벽두에야 1968년 아서 클라크와 스탠리 큐브릭이 도대체 뭘 말하고자 한 것인지, 베타버전 AI와 이야기 하면서 이제야 절감하게 되었다. 2023. 2. 23. 챗 GPT에 대한 의문 쓰다 보니 문득 챗 GPT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1. 챗 GPT에 의견을 물어보면, "AI로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피력하는 것은 안 되게 되어 있지만.."이라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것은 어떤 법률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한 방어기제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챗 GPT에 우리에게 직접 이야기하지 못하는 자기 생각은 따로 있다는 뜻인가? 이 녀석은 우리에게 주는 해답 이외의 생각이 따로 있는 것인가? 말하자면 본심과 겉모습을 따로 가지고 있는 것인가? 2. 챗 GPT에 어떤 질문을 하다 보면, 잘못된 답을 내놓을 때가 있는데, 황당한 것은 "마치 있는 것처럼" 팩트를 지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잘못된 정보를 주는것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마치 잘 아는 것처럼 거짓.. 2023. 2. 23. 아리까리 아리숑숑 경주 용산서원 최진립 신도비 귀부 2011.01.20 10:29:30 경주 최진립 신도비.."남산 백운대서 옮겨와"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웬 조선시대 신도비에 신라시대 귀부가?" 18세기 조선시대 경주에 선 한 신도비神道碑 중 몸돌인 비신碑身이 꽂힌 거북 모양 받침돌인 귀부龜趺가 늦어도 8세기 이전 신라시대 비석의 귀부로 드러났다는 이색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신라고고학 전공자들인 이은석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실장과 조현경 우리문화재연구원 조사원은 최근 발간된 국립문화재연구소 계간 기관지인 '문화재' 제43권 제4호에 투고한 '경주 남산 이조리 귀부에 관한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남산 기슭 용산서원龍山書院 남서쪽 50m 지점에 위치한 조선 중기의 무신 잠와潛窩 최진립崔震立(568~1636)의 공적을 .. 2023. 2. 23. AI는 임나일본부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까? 아주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는데 한번 읽어보시기 권합니다. 노란색 반전이 제 질문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인데, 단순히 키워드 위주의 질문을 던지는 것보다 사람과 채팅하듯이 대화를 반복하는게 훨씬 yield가 좋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훈련을 사람과의 대화에 준해서 시행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Please explain Mimana "Mimana" can refer to different things depending on the context, but here are some possible explanations: Mimana Iyar Chronicle: This is a video game developed by GungHo Online Entertainment and first released.. 2023. 2. 23. 제주원숭이, 제주에 원숭이가 살았을까? 세종대왕이 나라를 다스린지 16년째 되던 1434년 4월 11일, 왕은 전라도 관찰사에게 다음과 같은 명을 내린다."첨지중추원사僉知中樞院事 김인金裀이 제주목사濟州牧使로 있을 때 원숭이[獿子] 여섯 마리를 잡아 길들이게 하여, 지금의 목사 이붕李鵬에게 전해 주고 왔는데, 특별히 사람을 보내어 육지에 가져오게 할 것은 없으니, 만일 어떤 사람이든지 와서 주의하여 먹여 기르겠다면 육지로 가지고 나와서 풀이 무성한 섬[島]이나 갯가에 놓아 기르게 하되, 혹시라도 사람들로 하여금 잡아 가지 못하게 하고 힘써 번식하도록 하라." 이를 보면 제주목사가 제주에서 야생원숭이를 잡아 길들여서 후임자에게 인수인계까지 했음을 알 수 있다.제주에 원숭이가 진짜 살았을까? 기실 부여의 특산물 중 '원숭이가죽'이 보이고, 같.. 2023. 2. 23. 자색紫色, 간색間色에서 絶大의 색깔로 - 지상의 천황天皇을 표방한 시조始祖들 투고 논문이 공간됐다. 이건 순전히 이 대학 역사학과 임승휘 교수한테 코가 꿴 결과물이다. 내가 백수가 되자 그가 다른 어떤 교수 분과 더불어 나를 강좌에 불러주었다. 고기까지 얻어 먹었으니 빚을 진 셈이다. 갚아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임 교수가 느닷없이 전화해서는 "버릴 논문 하나 없냐?"고 묻는데 어찌 거절하리오? 딴데 싣기는 그렇고, 어중간한 거 아무거나 하나 달라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법이다. 내 이름 달고 나가는 거, 그리고 잡지가 등재지건 아니건 그것이 나한테 중요한 것은 아니기에 나로서는 그런대로 괜찮다 생각하는 논문 집어던졌다. (2016. 2. 23) *** "다른 어떤 교수 분"이란 임 교수와 같은 선문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유춘동이다. .. 2023. 2. 23. 용인 송병준 호화 별장과 그 영화지映華池 안성으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오랜만에 영화지映華池에 들렀다. 양지면 추계리에 있는 이곳은 대표적 친일 인물인 송병준 별저가 있었던 곳인데, 99칸 기와집은 사라지고, 대형 교회와 주차장이 들어섰지만 다행히 정원 연못터는 남았다. 친일파 관련 유적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곳은 일진회 본거지로, 항일의병의 주요 공격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곳이다. 한편으로는 정원 자체도 조선 전통 방식과 일본 방식이 혼재되어 있다고 하니, 이 역시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 연못 입수구가 남았고, 석축도 잘 남았으며, 팔각정 초석도 그대로다. 가운데 섬에는 금송이 한 그루 심어져 있는데, 송병준 행적과도 연결해 볼 수 있다. 올해는 등록문화재 발굴과 등록에 집중해 볼 생각이다. 2023. 2. 22. 용인 대표 문화재를 활용한 전통문양 디자인 2022년 한국문화정보원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지역전통문양 발굴 및 구축사업 결과물을 이제야 받았는데, 결과는 매우 만족! 사실 선정 단계에서 유물이 빈약했음에도, 현지조사를 나온 평가위원들께서 나의 열정적인(!) 설명과 의지를 높이 평가해 주셔서, 최종 선정해주셨음. 서봉사지, 서리고려백자요지, 처인성 출토 유물과 관련 이미지를 제공해 주었는데, 모든 결과물이 예쁘지만 서봉사지 출토 유물의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든다! 서리고려백자요지에서 출토된 제기 뚜껑의 거북이도 너무 귀엽고... * 너무 예뻐서,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몇 장 먼저 공개합니다. 이번에 개발된 문양은 조만간 문화포털 사이트에 개방될 예정이며, 공공누리 저작물 출처표시 조건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용인의 대표 문화재를 활.. 2023. 2. 22. [2023 시카고 풍경] (9) 시카고 안녕히~ by 장남원 도시에 남은 아쉬움은 훗날 다시 올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1954~)의 거울 같은 구름문(Cloud Gate)이 있는 밀레니엄 공원.. https://en.wikipedia.org/wiki/Cloud_Gate https://en.wikipedia.org/wiki/Anish_Kapoor 프랑크게리(Frank Owen Gehry, 1929~)의 파빌리온 아래 잔디에도 누워 보고 싶다. https://www.architecture.org/learn/resources/buildings-of-chicago/building/millennium-park/ 햇살 맑은 여름날 미시간 호수 요트는 장관이라 했는데… 시카고 심포니의 음악회도 가고 싶고, 재즈 연주도 봐야 했지…. 오디.. 2023. 2. 22. 연합뉴스 K컬처아카데 여행자학교 3기 강사열전 (3) 여행가 배선희 이 누님 참 곱다. 보면 그냥 곱고, 말을 나누어도 참 곱다. 옷도 참 곱게 입는다. 고향 말투 극심한데 그 말투 엇비슷한 동네라 해서 고운 것보다, 그냥 그대로 곱다. 늙었다 하면 신경질낼지 모르나, 참 곱게 늙어가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이른바 파워 여행작가 중 한 명이지만 그를 소개한 어느 언론 보도를 보니 여행가가 아닌 여행자로 불리고 싶다 한다. 상론하기를 전자는 직업 냄새가 나는 반면, 후자는 자유인 느낌 물씬하기 때문이랜다. 내가 그를 알게 되기는 10년이 벌써 넘어간다. 문화재청에서 홍보자문위원인가 하는 자리로 그를 문화재업계로 불러낸 적이 있는데, 그를 이런 자리로 영입한 이가 박동석 형 아닌가 한다. 문화재활용사업을 만든 신화적 인물이요 퇴직하고 나서도 이쪽 분야 일을 하.. 2023. 2. 22. [독설고고학] 돌파적인 연구, 돌파적인 고고학 돌파적인 연구는 주어진 자료에서 나오는 법이 없다. 그 너머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돌파적인 고고학 성과는 언제나 그 물질 너머에서 나오는 법이다. 발굴을 통해 수습한 유물에서 돌파적인 연구가 나오는 법은 없다. 유물 너머, 유물로 남지 않은 저 너머에서 돌파적인 연구가 나온다. 고고학은 물질문화 연구가 아니다. 이걸 유형과 무형으로 나눈다면 언제나 돌파하는 연구는 무형에서 돌발한다. 그걸 모르니 매양 토기쪼가리 붙잡고는 물손질을 했니 마니 문양이 뭐니 마니 제작기법이 어케 변했니 마니 하는 헛소리가 넘쳐날 뿐이다. 돌파하는 고고학 연구는 토기가 아니라 토기 너머에 있는 법이다. 그걸 간취함을 고고학을 한다 하는 것이다. 그걸 부여잡고는 이건 중국 용천요에서 만든 청자인데 이것이 출토됨으로 보아 당시 중국.. 2023. 2. 22. 스토리의 창작이 되는 AI 간단한 스토리라인을 주고, 이야기를 확장해 보라고 요청한 결과이다. 현재 당장 AI를 여러 작업에 투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작업의 초고를 쓰는 비서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물론 최종책임은 작자 본인이 져야 한다. 신동훈; Can you help my writing? I will propose you a brief storyline. Can you expand this with your idea? Yes, I can definitely help you expand your storyline! Please provide me with the brief storyline and any additional details or context that may be helpful.. 2023. 2. 22. 살아 남으려면 AI에 익숙해져야 한다. 현재 AI는 특정 분야의 경우 상당히 전문적인 논의가 가능한 수준 (인간과의 대담, 회의보다도 빠르고, 정확하고 유용할 수 있다)이라 본다. 연구자로서 살아 남으려면 현 단계에서는 우선 AI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검색을 시키거나 여러 명령을 내리거나 하는 수준을 넘어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본다. 아래에 필자와 현재 화제가 된 AI와의 대화를 잠깐 소개해 본다. 신동훈 how can we use AI for university lab? There are many ways that artificial intelligence (AI) can be used in a university lab. Here are a few examples: Data analysis: AI can be used.. 2023. 2. 22. 국가國歌 national anthem 이야기 (2): God Save the Emperor God save the king은 영국의 국가다. 작자미상, 연대미상 곡조에 가사를 붙인 것인데, 영국 군주가 왕일 경우에는 God Save the King, 여왕일 경우에는 God Save the Queen이다. 찰스3세 즉위 후 God Save the King으로 바뀐 것으로 안다. 영국의 God Save the Queen 여기에도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전혀 안 그럴 듯한데, 통일 독일제국, 그러니까 독일 제2제국 국가가 같은 곡조에 가사만 달리 붙인 것이다. 그러니까 1차대전 이전, 독일제국과 영국은 같은 국가를 다른 가사로 부른 셈이다. 독일하면, 훌륭한 작곡가가 많은데, 국가만큼은 영국에서도 꿔 오고 오스트리아에서도 꿔 오고 한 셈이다. 바로 전 글에서 쓴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공유한 국가.. 2023. 2. 21. 24년 만에 다시 보게 된 문화재청 학예직 고공단 국장 1999년 6월 16일 나는 아래와 같은 기사를 썼다. 문화재청 문화유산국장에 학예직 발탁 (서울=연합뉴스) 김태식기자 = 문화재청(청장 서정배)은 16일자로 국·과장급 간부직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문화재청이 문화재관리국에서 청으로 승격한 뒤 처음 이뤄진 것으로 문화재기획국장에는 이돈종李敦淙 옛 문화재관리국 문화재기획관이 승진했으며 문화유산국장에는 학예직 출신인 박영복 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이 발탁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국장에 학예직을 전진배치한 것은 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며 앞으로 있을 학예연구관 등의 인사에서도 승진, 신규채용을 통해 전문성을 대폭 보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taeshik@yonhapnews.co.kr(끝) 지금 와서 하는 얘기지만, 당.. 2023. 2. 21. 연합뉴스 K컬처아카데 여행자학교 3기 강사열전 (2) 임지현 기자는 취재원이라는 이름으로 교유하는 이들이 대개 자신보다 연배가 높을 수밖에 없으니,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 정년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 그렇게 알고 지낸 취재원으로 이른바 학계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둘 현장을 떠나기 시작했으니, 이런저런 이유로 한동안 연이 끊겼다가 다시 연결된 그런 사람들을 만나 하는 인사가 요새는 부쩍부쩍 "승님, 은퇴 안했소?" 라는 말이니, 혹 아직 현역이라는 말을 들으면 "얼마 남았소"라는 반문이 일상화한다. 나는 문화재와 더불어 이른바 학술이라 해서 지식인 사회 동향을 담당하는 기자질을 근 20년 하다 보니, 그런 기자생활 중 알게 된 사람 중에는 문화재계 인사와 더불어 이른바 지식분자가 쪽수로 압도하는데, 임지현 형도 개중 한 명이라, 이 양반도 만남이 아주 오래되어 한.. 2023. 2. 21. 제주 김한평 선생 송덕비 제주종합경기장 뒤쪽에 '사평마을'이란 곳이 있다. 시골 어디나 있을 것 같은 마을회관이 있고, 그 한켠에 비석 몇 기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제주에서는 흔한 재일교포 공덕비들이다. 역사의 격랑 속에 고향을 떠나야했던 이들이 두고 온 산하를 잊지 못해 경제적인 도움을 주었고, 여기 남은 이들은 그 은혜를 잊지 않고자 비석을 세운 것이다. 2016년부터 3년간 전수조사한 결과 제주 전역에 재일교포를 기리는 비석과 동상이 742개나 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 있는 비석 중 하나는 그중에서도 꽤 독특한 위상을 갖고 있다. 일부러 육지에서 돌을 갖고 오고 육지 명필 일중一中 김충현金忠顯(1921~2006)의 글씨를 받아 세운 비석이기 때문이다. 일중이 80년 넘게 살면서 숱한 비석글씨를 썼지만 제주에 남긴 그의 비.. 2023. 2. 21. 이전 1 ··· 556 557 558 559 560 561 562 ··· 105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