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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멍 찾아 들어간 델포이 오라클 그리스 당국은 왜 델피 유적 절반을 폐쇄하고선 꼴랑 한 군데만 문을 열었을까? 아 물론 그 인근 델피고고학박물관은 문을 열었다. 어케든 폐쇄한 오라클 유적 그 문제의 기둥 세 개가 선 그 기념물은 사진이라도 담아야 한단 일념으로 개구멍 찾아 현장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산 중턱을 뚫은 편도 1차선 도로는 한 쪽이 천애 바위절벽이고 그 도로 아래로 오라클은 있었다. 실상 현장은 볼 것 없다. 딴건 담을 것도 없고 그 기둥이 선 원형 제사유적만 찍으면 그만이다. 한데 김나지움은 도로에서 내려다봐도 훤히 내부가 보이는데 저 오라클은 올리브 나무 숲이 다 가려 보이지 않았다. 그 입구는 폐쇄한다는 알림만 있을 뿐 사람이 통과할 만한 구멍은 있었다. 현장은 인기척이 없는 듯해 들어가도 상관없을 것 같아 그 구멍으.. 2024. 11. 12.
흐린 날과 맑은 날, 그 차이가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지금 가야 할 데가 현장 유적 세 군데랑 박물관 한 곳이다. 아침에 나던 해가 들어갔다. 고민한다 현장은 해가 나서 좋고 안나서 좋을 때도 있지만 대체로 전자가 좋다. 그래서 박물관을 먼저 가서 해 날 땔 기다리나마나 고민이다. 단 현장은 지금 가야 북댁이지 않는다. 그리고 박물관은 체력 소진이 크다. 다행인 점은 이곳 델피 델포이 유적이랑 박물관은 다닥다닥 붙어있다는 사실이다. *** 말은 저리했지만 실행은 정반대가 되어 현장 먼저 돌고 박물관을 갔다. 돌아가는 폼새 보니 해가 나긴 글렀고 무엇보다 세차지는 않았지만 비가 계속 왔기 때문이다. 그리스 전역이 오늘 이렇지 않았나 한다. 상황은 현장 판단에 따라 수시로 변동하기 마련이다. 2024. 11. 12.
[기념품이 된 피양 명물] (2) 평양방송국 존경하는 석지훈 선생님이 댓글로 JBBK의 답을 달으셔서, 아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보시는 게 나으리라. 바닥면에 새긴 아홉 글자, "평양방송국 개국기념"이다. 이 땅에 방송이란 게 처음 등장한 것은 1927년의 일이다. 물론 그 전에도 시험삼아 전파를 송출하긴 했었지만 엄연한 프로그램을 틀어주는 방송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땐 TV는 없었다(생각보다 알려지기는 일찍 알려진다. "텔레비-죤으로 파송하여 왔습니다"같은 문구가 1930년대 잡지에 보인다). 라디오 전파를 정동 1번지 산마루(지금 덕수초등학교 터)에 세운 방송국에서 쏘아보냈는데, 그 전파 호출부호가 JODK였다. 일본에서 네 번째로 시작하는 방송국이라 D를 붙였다나. 그래서 방송을 시작할.. 2024. 11. 12.
춘배도 수녕이도 본 아폴론 오라클을 왜 내가? 보다시피 델피Delphi 유적은 복합이다. 이것이 현재 문화재 관리 차원에서 저리 농가졌을 뿐 고대 그리스 사회로 돌아가면 복합단지다. 가끔 연극도 봐야 하고 스포츠 이벤트도 해야 하니 공연장도 있고 스타디움도 있다. 이짝 델포이의 아폴로 신전 Ναός του Απόλλωνα 원형극장 뒤편에서 내려다 본 저짝 건너편으로 Ancient Gymnasium of Delphi Αρχαίο Γυμνάσιο Δελφών 과 아테나 프로나이아 신전(오라클) Θόλος της Αθηνάς Προναίας 이라 이름 붙은 데인데 계속 구글에 임시휴업 중이라는 고시가 보이고 이쪽에서 아무리 봐도 관람객이 안 보여 수상 쩍다고는 생각했다. 저 오라클이라는 데가 바로 신탁을 받는 데 아니겠는가? 뭐 진짜 신의 계시가 있었는지.. 2024. 11. 11.
엔클로저 운동과 조선후기의 광작廣作 우리가 나라밖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시절에 다윈은 벌써 나이 스물 몇에 배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비면서 종의 기원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잡았다고 했거니와 요즘 나라가 좀 먹고 살고 항공권도 가격이 싸지면서 정말 한국인들이 안 가보는 곳 없이 다 가보게 되면서 새삼 한국사를 한 번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해도 좋겠다. 한국사 뿐 아니라 필자는 서양사에서도 영국의 농업혁명 당시 유명한 엔클로저운동. 우리나라 광작운동에 영감을 주었다고 알려진 영국 엔클로저 운동이 이름만 익숙할 뿐 그것이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우연찮게 영국 어느 학회 초청을 받아 현지로 이동할 때 학회가 개최된 지방 도시까지 버스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이때 비로소 필자는 영국사에서 나오는 엔클로져가 무엇인지 창밖에 보이는 그네들 .. 2024. 11. 11.
칼코폰chalcophone, 페니키아 여성들이 무덤에 가져간 악기 이것이 정식 발굴조사를 통해 수습했다거나 아니면 유서깊은 박물관 같은 데서 전문가 감정을 거치지 아니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사실을 유념할 필요는 있다.암튼 크리스티 경매에 올랐으니, 지금은 소장처가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저와 같은 모티브 유물들을 보아둘 필요는 있다. 설혹 가품이라 해도 진품을 모델로 제작되는 것인 까닭이다. 저를 크리스티는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Phoenician bronze chalcophone. 8th - 7th century B.C. 5,8 in. long. These instruments appear in both Phoenician and South Italian contexts during the Iron Age and are largely associated .. 2024. 11. 11.
[독설고고학] 로만글라스 장식보검 지긋지긋하자 갈아타자 이걸로 실크로드니 해상교역이니 해서 장난들 많이 치잖아? 그 쓸데없는 로만글라스 그만 울거먹고 이젠 이 나비장 은장으로 옮겨탈 때도 됐자나? 계림로 장식보검? 지겹지 않아? 괘릉 무인상? 지긋지긋하잖아? 저게 얼마나 좋은 소재인지 잘 알려줄 테니 잘 들어봐. 저거 명백히 서쪽 소산이다? 페르시아 제국 혹은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산이라 이거지. 이렇게 좋은 소재 놔두고 무슨 로만글라스 찾고 장식보검 찾아? *** related articles *** 나비장, 만들고 쇳물을 부었나? 은장隱藏, 어디서 굴러먹다 온 뼈다귀인가? 2024. 11. 11.
파르나소스 산 너머 먼동이고 나발이고 나는 외친다... 델피Delpi, 혹은 델포이Delphoi는 해발 2,457m, 백두산에 견주어서는 대략 300미터 정도가 낮은 파르나소스Παρνασσός), Parnassus라는 험준하며 한 눈에 봐도 영험함을 풍기는 그런 부피 큰 산 기슭 혹은 중턱에 자리한다.이르기를 그리스 중부 코린트 만 북부 델포이 중앙에 위치한 석회암 산이라 하는데, 왜 이런 데다가 고대 그리스가 신전을 지어 신탁을 받고자 했는지는 결국 이 산이 풍기는 영험 하나밖에는 설명할 도리가 없다.   이 산을 뚫고서 어제 나는 테베를 지나 델피로 입성했다. 이곳에 여장을 풀었으니 아직 산은 내려가지 못한 상태다.지금 머무는 곳 해발 고도가 어찌되는지 해발고도를 재어봐야겠지만, 그런 한가한 놀음 하고 싶지는 않고암튼, 먼통이 트기 시작하는 지금 다시 창.. 2024. 11. 11.
겉모양 우습게 봤다 코 다친 테베고고학박물관 볼품없는 지역 소재 국립박물관 그리스 현황은 대강 가지 않아도 그려지는 단계가 되었지만 가끔 그 믿음을 배신하는 데가 있으니 방금 둘러보고 나온 이 박물관이 그런 데라 이 박물관은 겉모양이 볼품없기 짝이 없으니 그래도 들어서기 전 이상한 낌새가 없지는 않았으니 야외석조전시물에 다 유물 안내 태그가 있다는 점이 그것이었다. 보통 쟁여놓고 설명도 없는 일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함은 근자 개비가 있었다는 뜻이다. 건물은 허름한 듯 하고 규모도 코딱지 아닌가 했더니 웬걸? 전시실은 더럽게 넓었고 컬렉션 하나하나는 선사 이래 근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 각 부문을 망라했으니 절반도 돌지 못하고 넉다운하고 말았다. 전시환경은 근자 개비했음이 분명한데 무반사 유리라는 점이 그걸 웅변한다. 나로선 전시 초반부 채색 미케.. 2024. 11. 11.
오시리스 하토르 아누비스, 네페르타리 왕비 무덤을 장식한 세 신 왕들의 계곡에 견주어 여왕의 계곡 Valley of the Queens이라 일컫는 곳에서 발견된 네페르타리Nefertari  왕비 무덤(QV66) 벽화 세부다.그는 19왕조 시대 기원전 1279-1213년 무렵 재위한 파라오 람세스Ramesses 2세의 대왕실 부인 중 첫 번째였다.저 그림에서 각각 이름으로 식별되는 세 개 왕좌에 앉은 신들이 있다.1. 오시리스Osiris : 그의 특징적인 아테프 크라운 atef crown(양쪽에 타조 깃털로 장식한 높은 크라운)을 착용한다.2. 하토르Hathor : 서방의 여인 Lady of the West(죽은 자의 영역)으로 가장한 서방의 문장 Emblem of the West을 머리 위에 둘렀다.3. 아누비스Anubis : 머리가 자칼jackal인 남자 모습이다... 2024. 11. 11.
코스모스와 오리진, 교양서는 어찌 써야 할까? 필자가 대학생이던 무렵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과학서적이 있었으니 하나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그리고 또 하나는 리차드 리키의 "오리진"이다. 이 두 권의 책은 필자가 보기엔 자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와 함께 전공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학자들이 써낸 교양서로 가장 성공적이었던 저작으로 생각한다. 칼 세이건, 리차드 리키, 자레드 다이아몬드는 모두 자기 분야에서 상당한 연구 성과를 축적한 사람들로 학자로서도 부끄러움이 없는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이라 하겠다. 이런 "교양서"들은 어떻게 써야 할까. 필자는 요즘 이런 부분에 고민이 있다. 2024. 11. 11.
한올한올 수염에 장기까지 살아남은 빙하기 동굴사자 https://youtu.be/a89BtSbjaVU외우 이정우 선생이 이미 전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상기 차원에서 다시금 정리해 본다.이르기를 2만8천 년 전 완벽하게 보존된 동굴사자cave lion 새끼 한 마리가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permafrost에서 발견됐으니, 얼마나 온전한가 하면 수염whiskers까지도 한올 한올 그대로 남았단다. 보통 사자라면 아프리카 같은 더운 지방에 서식하는 동물로 알지만, 저 무렵 동굴사자라는 친구는 저런 한대 지구에서 산 모양이라, 심심찮게 저런 보고를 한다. 조사 결과 이 사자는 암컷으로 드러났다.  이럴 때 고고학도들은 이름을 붙여주기 마련. 스파르타Sparta라는 이름을 주었댄다. 강인한 이미지를 심고 싶었나 보다. 분석은 스웨덴 연구원들이 진행했다고 하는데 .. 2024. 11. 11.
[기념품이 된 피양 명물](1) 대동강 벼루 JBBK? 잉크와 펜, 연필 따위가 없던 시절 우리네 조상들이 종이나 비단 같은 데에 글씨를 쓰려면 벼루에 먹을 갈아 붓을 적셔야만 했다. 그런 만큼 '벼루'란 문인의 방에 있어야 할 네 가지 보배(문방사보) 중 하나로 존중받았다. 도자기나 기와, 심지어 쇠나 나무로 만든 벼루도 없잖으나, 대부분의 벼루는 돌을 캐서 깎아 만든다. 돌의 성질에 따라 먹이 갈리는 정도가 달라지므로 어떤 돌로 벼루를 만드느냐도 중요한데, 대개 벼루 면에 미세한 요철(봉망)이 있어 먹이 잘 갈리고 먹빛이 잘 우러나며 점도가 적당한, 이른바 발묵이 좋은 걸 "좋은 벼룻돌"이라고 일컫는다. 중국에선 단계석이나 흡주석, 일본에선 시모노세키 쪽 적간관석을 고급으로 친다. 우리나라 벼룻돌로는 압록강가 평안북도 위원의 위원화초석, 두만강가 함경북도.. 2024. 11. 11.
델포이 유적 화보(1) 델포이 고고학 유적 Delphi Archeological Site Αρχαιολογικός Χώρος Δελφών https://maps.app.goo.gl/r2sFMgWAwvri3o1v5 Delphi Archeological Site · Delphiwww.google.com 델피, 곧 델포이에 몰린 유적 중 오늘은 저 한 군데만 급하게 다녀왔으므로 화보로만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워낙에나 많이들 와제끼고 관련 사진 영상 넘쳐나니 혹 그에 쓰레기 더미 하나를 더하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내친 김에 현대 델피 마을도 소개한다. 같은 마을에 위치한다. 듣자니 저 항구로 신탁을 받으러 들어왔다 하며 지금 마을은 그네들이 머물던 주막마을이라 하니 요새는 그 기능이 관광으로 약간 변했을 뿐이다. 2024. 11. 11.
델피 석양 마주하며 치솟는 울분을 삭힌다 외우 이정우 선생 말이라 기억한다. 유럽인가 어딘가로 효도 관광 나온 한 노인이 그랬다고. 이 좋은 델 이제서야 보다니.. 정확한 멘트는 아니겠지만 나는 이를 울분이라 적극 해석하고 싶다. 나는 지금 갓 델피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선 바다인지 호수인지 모를 저쪽으로 떨어지는 해를 보고선 이 글을 긁적인다. 델피..좋단 말은 수도 없이 들었다. 문제는 이제서야 이 좋은 데를 왔다는데 괜한 울분이 솟고 다음으로 돌아가신지 25년이나 된 울 아부지, 팔순 중반을 넘어 구순 향해 돌진하는 울 엄마, 그리고 마누라 애들, 그리고 다른 가족과 지인 중 여전히 이런 데가 생소인 사람들과 함께하지 못함을 한한다. 꼭 울분이라는 격한 말이 아니래도 괜히 억울한 건 맞다. 오는 길에 테베서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바람에 험준.. 2024. 11. 10.
우리네 딱 읍내인 테베, 그리고 테베고고학박물관 아테네를 출발해 북쪽으로 딱 자동차 한 시간 거리인 테베는 계속 말하지만 여느 그리스 지역이 그렇듯이 우리네 딱 읍내 수준이다. 인구가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많아 봐야 만 단위다. 고속도로 빠져나와 읍내 향해 달리면서 살피니 이곳 역시 드넓은 평야지대가 발달한 데라 이전에 들른 미케네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넓은 들이 있다. 이 평원을 보에티카? 라 한다든가? 토요일이라 그런가 동네가 너무 한적하다. 우리로 치면 도농복합이라 할 만한 데다. 박물관은 읍내 높은 지점 조망점이 좋은 지점을 정좌한다. 일단 입장만 하고 야외전시물 대략 훑고선 화장실 들른 김에 테베 인상기를 초한다. 2024. 11. 10.
연원 견주어 비실비실한 테베 이 테베에 근거를 둔 같은 도시국가 테베가 고대 그리스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아테네나 스파르타의 그에 버금한다고 안다. 하지만 볼 만한 관련 유적은 시원찮다 알거니와 그래서 박물관만 잠깐 들르고 오늘 그 북쪽 델피로 차를 몰아간다. 사정은 스파르타 역시 비슷하다. 발굴정비가 안 되어서일 것이다. 이곳도 수도 집중 극심해 아테네만 열라 했다. 숙소 인근 렌터카 업소에서 예약한 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예서 곧장 델피로 가면 두 시간 남짓 걸리는 모양이라 고속도로를 이용하려 한다. 테베는 그 딱 어중간이다. 애초 계획은 할키스를 들른다는 것이었지만 귀한할 때 생각해 보려한다. 차는 첫날 버벅였지만 도로 수동으로 적응하고 오토 견주어 반값이라 다시 수동으로 했다. 아테네 시내는 교통 지옥이다. 출퇴근 시간엔 아예.. 2024. 11. 10.
고대 그리스 테라코타 픽시스 terracotta pyxis 펜테실레아Penthesilea 지역 화가가 그린 것으로 간주하는 고대 그리스 테라코타 픽시스 terracotta pyxis다. 대략 기원전 465-460년 무렵 고전시대 유물로 본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품이라 도기 그림 모두 그 섬세함에 찬탄하지 않을 수 없다. 서양 고대 고고미술사에서 저 픽시스pyxis라는 말을 자주 만난다. 그리스어론 πυξίς; pl.: 픽시데스pyxides라 하는 픽시스는 고전시대 그릇 일종이며, 보통 뚜껑이 따로 있고 손잡이가 없는 원통형 상자를 말한다. 화장품, 장신구 또는 보석을 보관하는 데 사용했지만 향을 조제하고 의사가 약을 담는 데에도 사용했다. 현존하는 픽시데스는 대부분 그리스 도기지만 나무, 청동, 상아, 대리석, 테라코타, 은 또는 돌과 같은 다양한 다른 재.. 2024. 11. 10.
처마 vs. 베란다, 후자를 잡아먹는 한국건축 에어비앤비로 유럽 각지서 숙소를 검색하다 보면 조건에 걸리는 것 중 하나가 저 베란다 유무다. 나처럼 흡연을 하는 사람들한테 저 베란다는 아주 요긴하지만 저것이 없으면 번거로움이 많다. 또 꼭 흡연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저 베란다가 주는 다용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지금 내가 곧 떠나야 하는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주택지구는 온통 베란다다. 주로 관광객 수용을 염두에 둔 구조 혹은 그러한 방향으로의 개편에서 말미암았을 수도 있지만 이 베란다가 있고 없고는 숙박비 차이까지 빚어낸다. 나아가 와이파이 이야기를 여런번 했지만 그 공유기 설치하지 않고서는 장사를 할 수가 없는 시대다. 이른바 사용후기라 해서 다녀간 사람들 평가가 이후 고객의 선택을 좌우하는 시대라 와이파이 하나 없는 걸로 이 집은 망하고 베란.. 2024. 11. 10.
세계사와 한국사,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대화, 그리고 대중서 지금 한국의 출판계에 필요한 것은 세계사와 한국사의 대화,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대화, 그리고 대중서가 아니겠는가? 물론 이렇게 책을 내도 아무도 안 읽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인문학 교양서가 장기적으로 이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는 것은 확신한다. 이제 방향은 잡았고, 이 작업을 누군가와 함께해 갈 것이다. *** editor's note *** 필자가 말한 방향성은 확실히 한국출판계도 일정한 경향성을 보인다. 다만 일부 국한한 듯한 느낌이 아직은 강하다. 특출난 대중강연가 중심인 까닭이다. 이런 흐름이 보편화해야 한다. 언제까지 그 학문틀에만 안주하는 글쓰기로 만족할 수는 없딘. 그러다 한국인문학이 망했다. 내가 직간접으로 간여하는 고고역만 해도 이제는 동맥경화를 넘어 질식상태다. 2024. 11. 10.
네다섯 군데 몰아치기로 끝난 주말 휴식 결국은 우려대로, 혹은 예상대로 휴식은커녕 혹사한 날이 되고 말았다. 유적 혹은 박물관만 너댓 군데를 돌았으니 말이다. 이리 된 까닭 중 하나가 다 숙소에서 가까운데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심신 피로 풀 겸 해서 엎어지는 코 닿는 아크로폴리스나 올라갔다가 전통시장을 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익히 말한 대로 걸어서 오분 거리인 바이런 기념물이 하필 제우스 신전과 붙어 있는 게 문제였으니 이 두 군데를 시발로 올림픽스타디움을 거쳐 비잔틴박물관과 키클라데스 예술 박물관으로 여정이 이어졌으니 걷기엔 부담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아주 어정쩡한 이동구간이었다. 더구나 모든 관공서가 동절기 오후 세시에 문을 닫으니 더 바빠졌다. 애초 저 비잔틴 키클라데스 두 박물관은 아테네 체류기간엔 들를 곳으로 점찍어 두긴 .. 2024.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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