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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deokgung Palace 昌德宮, Seoul 2018. 10. 31.
폭군은 몰아내고 처단해야 한다 제齊 선왕宣王이 맹자한데 물었다."(제후인) 탕湯이 (천자인) 걸桀을 몰아내고, (역시 제후인) 무왕武王이 쳐들어가서 (천자인) 주紂를 처단했다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맹자가 대답했다."전해오는 말에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왕이 말했다."신하가 그 임금을 시해하는 일이 가한 일입니까?"맹자가 말했다."인仁을 해치는 자를 적賊이라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殘이라 하며, 이런 잔적殘賊한 사람을 단지 한 놈이라고 할 뿐입니다. 그 한 놈 주를 주벌했다는 말은 들었어도 임금을 시해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습니다." 齊宣王問曰:「湯放桀,武王入伐紂,有諸?」孟子對曰:「於傳有之。」曰:「臣弒其君,可乎?」曰:「賊仁者,謂之賊;賊義者,謂之殘,殘賊之人,謂之一夫。聞誅一夫紂,未聞弒君也。」 (《孟子》 梁惠王章句下) 2018. 10. 30.
술 훔쳐먹고 벌개진 단풍나무 가을 산 두 수(秋山二首) 중 둘째 [宋] 양만리(楊萬里·1127~1206) / 김영문 選譯評 오구나무는 평소에노련한 염색공이라 서둘러 검푸른 색을선홍빛으로 바꿔놓네 어린 단풍 하루 밤새하늘 술을 훔쳐 먹고 취한 모습 가려 달라고고송(孤松)에 간청하네 烏桕平生老染工, 錯將鐵皂作猩紅. 小楓一夜偷天酒, 却倩孤松掩醉容. 어릴 적 가을 시골 앞산 뒷산에서 가장 붉게 물드는 나무는 뿔나무와 옻나무였다. 뿔나무의 표준말은 붉나무인데 나무 이름 그대로 가을 산을 붉게 장식하는 대표적인 가을나무다. 옻나무 단풍도 뿔나무에 못지 않다. 이 두 나무는 생긴 모양도 비슷해서 초보자는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선홍빛에서 검붉은색으로 물드는 옻나무와 뿔나무 단풍은 가을산을 불태우는 주인공이지만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처럼 크고 높게.. 2018. 10. 30.
쌍둥이 자매가 일으킨 풍파, 숙명여고 그 터를 찾아 각중에 생각이 났다. 어딘가 익숙한 데라는 생각이 미쳤다. 바로 우리 공장 앞마당이었다. 우리 공장 연합뉴스 수송동 사옥과 조계사 사이에 위치하는 작은 공원이어니와 정식 명패도 없으나 이곳이 위치한 동 이름을 따서 보통 수송공원이라 부른다. 사방으로 저들 외에도 고층건물이 둘러쌓으니 코리어리 대한재보험과 목은 이색을 중시조로 삼는 한산이씨 대종친회 건물, 서울지방국세청, SK건설, 서머셋호텔 등등이 병풍처럼 둘러쳤다. 지금은 좁디좁은 이곳은 녹록치 아니한 역사의 현장이라 중동학교가 있었고, 신흥대학이 있었으며 보성사도 있었고, 화가 고희동과 안중식도 이곳을 터전 삼았는가 하면, 대한매일신보가 태어난 곳도 이곳이다. 이곳은 또한 숙명여고가 1980년, 강남 개발 붐을 타고서 강남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대략 .. 2018. 10. 30.
대중스타와 미디어, 수지를 만난 날 언젠가부턴 내가 그날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 패턴 중 하나로 내 페이스북 계정에 들어가 우선 '과거의 오늘'을 죽 훑어보는 버릇이 들었으니, 그러는 까닭은 괜한 회한 추억에 잠기기 위한 청승보다는 실은 그에서 혹 지금의 내가 건질 것이 없나 하는 이삭줍기 심정이 더 크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내지르는 타입이라, 그때그때 생각나는 바를 그런 데다가 싸질러놓는 일이 많고, 그런 것 중에 지금 보아도 여전히 쓸 만한 곳이 아주 가끔 발견되거니와, 그것을 건져내어 다른 데다 써먹을 요량으로 되새김질을 하는 버릇이 들었다. 한데 이런 일을 하다 보면, 가끔씩 이런 사진을 만난다. 촬영 혹은 게재시점을 보니 2013년 10월 30일 오늘이다. 딱 5년 전이요, 주인공은 걸그룹 미쓰A다. 뭐 A를 그룹명에 박은 까닭이.. 2018. 10. 30.
단풍 바다 창덕궁과 후원 아침에 시신을 봤다. 아마 우리 공장 유리벽에 돌진해 반열반하셨나 보다. 아님 마누라한테 볶이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아미타 극락왕생 기원할 겸 정화하러 나선다. 어디로 잡을 것인가? 찬바람 쌩쌩하니 이쯤이면 창덕궁 단풍 제철이리란 경험믿고 무턱대고 나선다. 난 품계가 없으니 인정전 뜰 문턱에서 임금한테 안부인사 간단히 하려는데, 문지기 하는 말이 이곳 쥔장도 뒤안으로 비빈 잔뜩 대동하고는 단풍 구경 갔다더라. 쫓는다. 숲길 청단풍 무성하다. 단풍이 덜 들었다 투덜대는 사람도 있어 청단풍이라 그렇다며 실망하긴 이르다 달래며 숲길 통과한다. 주합루로 들어서니 별유천지 비인간이라 글쎄 기다려 보라 하지 않았던가 핀잔한다. 이구동성 왜 비원인가 적이 동의하는 듯 하니 내 어깨 괜히 들썩인.. 2018. 10. 29.
임금을 엎어버리는 배 전국시대 말기 유가儒家 계열 사상가 순자荀子가 전대 문헌에 보이는 말을 인용한 것이다. 《순자荀子》 왕제王制 편에 보인다.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뜨게 하지만 배를 엎어버리기도 한다. 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则载舟, 水则覆舟. 이를 근자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박근혜를 탄핵하고, 감옥에 집어넣어버린 촛불혁명이다. 순자가 인용한 저 문장, 4구체인데, 유독 庶人이라 슨 대목이 2음절이라 벗어난다. 혹 民 혹은 臣 정도 단음절 글자인데 후대에 바뀐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다. 2018. 10. 29.
두 줄기 눈물 보태 흘려보내는 강물 서쪽으로 위주를 지나다 위주를 보고서는 진천이 생각나서[西過渭州見渭水思秦川] [唐) 잠삼(岑參·715~770) 위수는 동쪽으로 흘러가다 언제쯤 옹주땅에 다다를까바라건대 두 줄기 보탠 눈물 고향으로 흘러갔음 한다네 渭水東流去,何時到雍州。憑添兩行淚,寄向故園流。 출전 : 《전당시全唐詩》·권201이로 보건대, 잠삼 고향 집은 옹주에 있었나 보다. 지금의 서안 인근이다. 이 시는 《김풍기 교수와 함께 읽는 오언당음五言唐音》(교육서가, 2018)에서도 실렸으니(286~287쪽) 참고 바란다. 2018. 10. 28.
주인은 산에 가고 개새끼만 날 반기네 국화담 주인을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尋菊花潭主人不遇] [唐] 맹호연孟浩然(689∼740) 발걸음 국화담에 이를 즈음 마을 서쪽으로 해 이미 기울었네 주인은 중양절 맞으러 산에 가고 닭이랑 개만 부질없이 집 지키네 行至菊花潭, 村西日已斜. 主人登高去, 雞犬空在家 2018. 10. 27.
이효석 <낙엽을 태우면서> 낙엽을 태우면서 이효석(李孝石, 1907~1942)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같이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덧 날고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언만, 날마다 시중이 조련치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 제일 귀찮은 것이 벽의 담쟁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연돌(煙突)의 붉은 빛난 남기고 집 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해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지릅떠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 2018. 10. 27.
거울속 중늙은이 거울을 봤다. 영락없는 중늙은이다. 백발은 성성하고 표정은 우거지상이다. 웃는 적이나 있었던가? 뭘 그래? 가끔은 웃기도 해. 그래? 허탈해서 나오는 표정 아닌가? 요새 젊은 애들은 그걸 썩소라 하더라만? 태백太白 이택李白(701~762)이 아마도 50대였겠지? 한때나마 황제와 국가를 위해 이 한 몸 기꺼이 몸사르겠다고 했다가, 그런 기회를 용케 잡기는 했지만, 막상 하는 일이라곤 황제를 위한 개그맨이라, 이 짓 못 해먹겠다고 때려 치고 나왔더랬지? 그렇게 실업자 백수로 전전한지 10여 년, 어쩌다 강남 추포秋浦라는 곳으로 흘러간 모양인데, 그참 이름 요상타. 춘포春浦도 아니요 가을이라니? 실의한 사람한테 그 어떤 가을도 조락일 뿐. 마침내 이 중늙은이 울분을 시로써 쏟아내니 이름하기를 추포가秋浦歌라 했.. 2018. 10. 27.
도선비로 둔갑한 북한산 비봉 진흥왕순수비 진흥왕 순수비 중에서도 북한산 비봉 꼭대기에 자리한 소위 북한산 순수비가 존재를 드러내기는 오래다. 그것은 다른 무엇보다 그것이 위치한 곳이 북한산 봉우리 중 하나요, 그곳이 사방을 조망하는 위치 때문에 언제나 외부에 노출되었거니와, 온통 거대한 바위인 이 봉우리 꼭대기에 우뚝하니 선 표지성表識性에서 비롯한다. 이 비석이 차지하는 막강 위치는 북한산을 구성하는 무수한 봉우리 중에서도 오직 이곳만을 비봉碑峰이라 일컫게 하거니와, 비봉이란 빗돌이 선 봉우리라는 뜻인 까닭이다. 하지만 이 비석 실체가 진흥왕이 세운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는 익히 알려졌듯이 19세기 들어와 김정희를 기다리고 나서였다. 그가 현지를 답사하고, 남긴 증언을 볼 적에 그때까지만 해도 글씨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으며, 비석은 온통 이끼.. 2018. 10. 27.
"나도 참 많이 고생한 거 같아", 어느 고고학도의 일생 어제(October 26, 2017) 하루는 휴가였다. 그런 휴가에 느닷없이 익산 왕궁리로 내가 향한 까닭은 윤근일 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 때문이었다. 현장 자문회의가 있다 했고, 그 자문위원으로 가신다 해서 서둘러 내려갔다. 1947년(실제는 1946년 1월) 경북 영주 출생. 아버지는 육군 장교 출신으로 5.16 때 군을 떠났다. 외지 생활을 하는 아버지와는 떨어져 고향 영주 안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다가 안정국민학교 2학년 때 서울에 있는 부모와 같이 살고자 중앙선 야간 열차를 타고는 홀로 상경해 청량리역에 내렸다. 처음엔 영등포 신도림에 살다가 중동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문래동 적산가옥 생활을 시작한다. 지금의 주공아파트마냥 그때 문래동엔 상자로 찍어낸 듯한 적산가옥 500채.. 2018. 10. 27.
마지막 잎새 가을 탓 많은 거 안다. 그런가 하면 가을이 무슨 죄냐는 반문도 만만치는 않다. 저야 때가 되어 돌아왔을 뿐이요 내년 이맘쯤이면 또 어김없이 올 터인데, 그런 가을이 무슨 잘못이 있기에 애수 상념 고통을 가을 탓으로 돌리느냐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을이면 왠지 센티멘탈해야 하며 죽어가는 것도 이맘쯤이면 그것이 주는 상실의 아픔이 다른 계절보단 배가 삼가 사가해야 한다는 무언, 혹은 묵시의 동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가을이면 더 슬퍼하라. 단풍 만발하는 이맘쯤 저런 애수의 통념에 꼭 산통 깨는 일이 생기더라. 거센 바람 한바탕 휘몰아치거나 가을비 한번쯤 쌔리 부어 그런 폼내기용 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꼭 한번은 생기더라. 아침부터 비가 쌔리 붓더니만 화살나무 밑이, 꽃잎 반열반.. 2018. 10. 26.
부활한 예수의 첫 일성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나서 제자들 불러다 놓고 하신 첫 말씀이 무엇이냐를 두고 여러 버전이 있다. 첫째, 기자들 왔어? 둘째, 사진기자는? 셋째, 동영상은? 넷째가 가장 유력한데..... 니들 밥은 얻어먹고 사냐? 하지만 시대는 변하기 마련이라, 근자 다음과 같은 새로운 이설이 등장했다. 유투브 생중계 안 하냐? 2018. 10. 26.
국립해양박물관 2018년 하반기 공개채용 실시 국립해양박물관 2018년 하반기 공개채용 실시- NCS기반 블라인드 채용, 스펙보다 실력이 관건 - 국립해양박물관(관장 주강현)이 공식채용 홈페이지(knmm.jobagent.co.kr)를 통해 신입직원을 공개 채용한다고 밝혔다. 모집인원은 전체 11명으로 인사, 전산, 기획/홍보 등 경영분야와 학술연구, 전시기획, 유물관리 등 학예분야로 구분하여 진행되며, 학술연구 분야의 경우 문화․인류․민속․사학 등의 관련 전공자를, 전시기획 분야는 영상․미디어 등 관련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 채용은 NCS 기반 블라인드 채용으로 출신학교, 성별, 나이, 신체조건 등 역량과 무관한 요소는 평가에 반영되지 않고 편견 없이 공정하게 능력 중심의 평가를 실시한다. 지원서 접수는 30일 18시까지 이며, 서류심사를 거.. 2018. 10. 26.
백수는 왜 과로사 하는가? - 어느 해직기자의 충격고백 내가 2년 가까이 풍찬노숙했으므로, 이제 이건 어느 정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밥 산다는 사람이 많아서다. 나한테 밥 산단 사람 줄을 섰었고, 실제 밥 산 사람 많다. 한데 그렇게 산다는 밥 무러 다니다 보면, 진짜 가랭이 찢어진다. 혹 주변에 백수가 있거덜랑 밥 산다 하지 말며, 밥 사지 말고, 그 밥값 계좌로 입금해 주는 것이 진짜로 돕는 길이다. 백수에게 필요한 것은 밥이 아니라 돈이다. 돈!!!현금!!!! 미안하다. 나한테 밥 산 사람들아! 방법은 있다. 밥도 사고, 계좌 입금도 하고.농가서 해라. 담번에 또 해직되거덜랑 나 페북 자기소개란에 내 계좌번호 찍을란다. *** 이상은 내가 21개월간에 걸친 해직기간을 끝내고 복귀하고 조금 시간을 참다가 작년 오늘, 그러니깐 2017년 10월 25일.. 2018. 10. 26.
폭포수처럼 쏟고간 문학평론가 김윤식 이젠 오늘 일은 대강 끝났겠지 하니, 몸뚱아리 그대로 축 늘어진다. 오늘과 같은 또 다른 내일을 기약하며, 비몽사몽 막 헤매기 시작하는데 전화기가 울린다. 우리 공장 문학 담당 임미나 기자다. 이르기를 "김윤식 선생이 돌아가셨어요. 기사 넣었습니다"고 한다. 요새 나 스스로가 어찌 사는지 도대체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는 나날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그 무수한 사건 더미에서도 그날 하루하루를 기억할 만한 일이 꼭 한 가지 이상은 있기 마련이다. 한데 어쩐 일로 오늘은 그런 일이 없다시피 해서 못내 이상했더랬다. 그 바쁜 일상에서도 특출난 일이 없을 법한 오늘이 김윤식 타계를 위한 불길한 전조곡 아니었나 한다. 그의 타계는 실은 시간 문제였으니, 오늘내일 하는 일이었다. 그가 쓰러졌고,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 2018. 10. 25.
객선으로 밀려드는 한산사 종소리 한시, 계절의 노래(209) 풍교에 밤배를 대다(楓橋夜泊) [唐] 장계(張繼) / 김영문 選譯評 달지자 까마귀 울고서리는 하늘 가득 강가 단풍 어선 등불시름속에 졸고있네 고소성밖한산사의 한밤중 종소리가객선으로 들려오네 月落烏啼霜滿天, 江楓漁火對愁眠. 姑蘇城外寒山寺, 夜半鍾聲到客船. 우리는 불균형의 균형을 이야기할 때 흔히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을 예로 든다. 균형이 데칼코마니 같은 똑 같은 모양, 똑 같은 질량, 똑 같은 무게를 양쪽 천칭(天秤)에 얹어놓은 것일 뿐이라면 우주와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하지만 천지자연은 그렇지 않다. 음과 양, 여와 남, 달과 해, 봄과 가을, 동청룡과 우백호, 종묘와 사직단 그리고 석가탑과 다보탑 등 모양, 질량, 무게가 다른 사물이 짝을 이루어 삼라만상을 조화의 세.. 2018. 10. 25.
낙엽은 기력 잃은 나무 탓이요, 애꿎은 바람 원망말지니 한시, 계절의 노래(208) 낙엽(落葉) [明] 주초(朱樵) / 김영문 選譯評 초록 잎새 그림자겹겹이더니 가을 오니 쑥덤불 따라굴러가누나 나무에 기댈 힘없는 탓이니 함부로 서풍을원망치 말라 綠葉影重重, 秋來逐轉蓬. 自無依樹力, 莫謾怨西風. 가을은 뭐라 해도 낙엽의 계절이다. 전국시대 초나라 시인 송옥(宋玉)은 「구변(九辯)」이란 초사 작품에서 “슬프다! 가을 기운이여! 쓸쓸하다! 나뭇잎 떨어져 스러짐이여!(悲哉秋之爲氣也, 蕭瑟兮草木搖落而變衰)”라고 탄식했다. 지금까지 전해오는 한시 작품 중에서 ‘슬픈 가을(悲秋)’의 원조라 할만하다. 당나라 두보는 「높은 누대에 올라(登高)」라는 칠언율시에서 “가 없는 낙엽은 우수수 떨어지고, 끝 없는 장강은 콸콸콸 흘러오네(無邊落木蕭蕭下, 不盡長江滾滾來)”라고 읊었다... 2018. 10. 25.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얼마전 나는 이 블로그를 통해 움베르토 에코 소설이 새로이 국내에 소개됐음을 '하염없는 부러움'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으로 소개했으니, 그 소설이 내 머리맡에도 있지만, 요샌 책 읽기 엄두가 나지 않는 바쁜 나날임을 핑계로 들쳐볼 생각도 못했거니와, 오늘 아침 문제의 소설을 우리 공장 문학 담당 임미나 기자가 아래와 같은 기사로써 소개한다. 가짜뉴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움베르토 에코 마지막 소설'제0호' 출간…에코 "저널리즘, 가짜·조작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해야" '제0호'라는 제목이 약간은 이질적이라, 그러면서도 에코 작품은 하도 많은 소개가 이뤄졌으니, 이번 책 역시 혹 기존 번역에 대한 새로운 버전 아닌가 하는 의심도 없지는 않았으나, 임 기자 보도를 보면 얼마 전 타계한 이 거장(1932∼2016)의.. 2018.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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