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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연구439

노화와 사단칠정 사단칠정이라는 것이 있다. 맹자에 처음 나온다. 이 중에 칠정은 우리 맘에 구비된 사단이 외물을 만날 때 이에 반응하여 움직이며 만들어지는 맘속의 감정이다. 喜怒哀樂愛惡慾으로 맹자에는 쓰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것은 이 칠정이 나이들며 남아 있는 정도가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哀가 칠정 중 가장 오래 남아 있는 것 같다. 怒와 愛는 필자의 경우에는 빨리 증발하는 감정이다. 화가 나다가도 좀 지나면 잊어버린다. 愛도 비슷하여 확실히 젊은 시절의 愛와는 다르다고 느낀다. 제 삼자가 보면 인격이 원만해져 공자님이 말씀하신從心所欲不踰矩에 가까와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나이가 들면서 마음 속의 칠정이 말라버리는 것이다. 從心所欲不踰矩가 아니라 귀찮아서, 돌아서면 잊어버려서.. 2024. 4. 1.
육십 이후 계획의 함정 선배 교수의 부고를 받았다. 올해 벌써 두 번째 선배 교수의 부고인데 두 분 모두 정년 전에 삶을 마감하시게 되었다. 평균수명이 100세 시대가 열린다 어쩌고 하지만 이렇게 빨리 가시는 분들도 있고 보면 내 60 이후의 인생도 사실 알 수 없다. 60 이후의 삶을 준비한다고 부산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것이니까. 60이후의 인생계획은 그래서 노래가 끝나기 전에 누군가가 마이크 끄고 조명을 끄면 무대에서 갑자기 퇴장해야 하는 그런 계획인 셈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君子坦荡荡한 맘으로 무대의 불이 꺼질 때까지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겠다. 두 분 교수의 명복을 빈다. #노후 #노후준비 2024. 3. 31.
연구자의 마지막은 스토리로 장식해야 한다 일생 동안 밥만 먹으면 했던 연구가 도대체 뭔 소리를 하려고 했던 것인지 그 이야기를 써야 하는 시기가 바로 60 이후이다. 이 시점 이후에는 디테일보다는 전체를, 나무보다는 산을 봐야 하는 시기다. 팩트보다도 스토리를 써야 하는 시기다. 그러자면 닭을 잡던 칼을 버리고 소를 잡는 칼을 새로 장만해야 하고 심지어는 조리법도 달라져야 제대로 된 요리가 나온다. 그러자면 지금까지 익숙해져 있던 연구의 습관을 폐기해야 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데, 이것은 벼랑에 서서 첫 발을 떼야 비로소 안 보이던 다리가 나타나던 인디아나 존스의 한 장면과 유사한 것이다. https://youtu.be/sBBbq2g7yf8?si=JiH3gk2vOnNmtN1k 이 시점이 되면 버려야 산다. 2024. 3. 23.
인문학자 노후의 역작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필자가 속해 있는 의학이나 자연과학자는 평생의 업적이 거의 젊은 시절 결판난다. 빠르면 30대, 늦어도 50대면 결판나고 50대 후반에 들어가면 연구비 더 줘 봐야 나올 것 없다. 경험이 어쩌고 경륜이 어쩌고 이야기 하지만 다 헛소리고 50대 후반이면 이미 의학자이건 자연과학자이건 창의성 있는 뭔가가 나올 시기는 지났다고 봐야 옳다. 필자도 나름 30-50대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50대 후반 넘어 60이 목전에 오니 체력도 체력인데 호기심과 창의력이 많이 감퇴한다는 것을 느낀다. 아마도 필자가 절필하는 시기는 더 이상 궁금한 것도 없고 들여다 봐야 새로운 것도 못 만들어내는 시기가 될 것 같다. 각설하고-. 요즘 가끔 시간이 나면 소위 지식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의 인생을 자연과학, 의학, .. 2024. 3. 14.
J. R. R. 톨킨과 "반지의 제왕" J. R. R. 톨킨은 반지의 제왕 3부작으로 정통문학과 판타지문학의 다리역할은 물론 사실상 후자의 개창자 역할을 하여 지금도 모든 판타지 문학은 그의 영향권 하에 있다. J.R.R. 톨킨의 판타지물은 상당히 오랫동안 준비된 것이긴 한데, 정작 그의 3부작은 출판 시기가 상당히 늦다. 29 July 1954 (The Fellowship of the Ring) 11 November 1954 (The Two Towers) 20 October 1955 (The Return of the King) 이렇게 1954-1955년 연간에 3부작이 모두 나왔으며 그의 나이 62-63세 때이다. 그는 원래 판타지 소설가가 아니라 언어학자이다. 옥스포드대의 영문학과 교수이며 저 유명한 옥스포드영어사전의 편집자 중 하나였다... 2024. 3. 13.
늙어감의 관찰 사람이 늙어감을 느끼는 시기가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50대 중반까지는 거의 그런 변화를 느끼지 못했는데 50대 후반 들어 매년 다르다는 것을 절감한다. 이러한 신체-정신적 변화는 대개 늙어감을 두려워하는 노인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감추게 되므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을 찾아봐도 성장기 청소년의 변화에 대해서는 설명이 많지만 노인의 변화에 대해 디테일하게 적어 놓은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마다 차이가 큰 탓도 있고 앞에서 쓴 것처럼 노인들이 그 변화를 감추는 탓도 있다. 자신이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늙어간다는 것은 학자라면, 과학자라면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억력은 어떻게 감퇴하는가, 신체적 변화는, 정신적 활동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이런 류의 정보와 기록..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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