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문화재현장2156

눈부신 지상낙원 몰타의 찬란한 고통 대서양 정중앙을 코딱지 만하게 정좌한 몰타Malta 는 지도를 보면 왜 이곳을 유사 이래 권력이 애지중지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절감한거니와 저런 요충을 어찌 방기한단 말인가? 나랑은 전연 인연이 없을 듯한 이곳을 우연히 밟게 되었으니 내가 마주한 몰타는 지상낙원 딱 그것이었다. 내가 매양 하는 말 중 하나가 진짜로 아름다운 곳을 보면 자살충동을 일으킨다고 했거니와 내가 마주한 몰타는 그것을 배신하고선 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곳이다. 다만 잊어서는 안 되는 대목은 지금은 아름답기 짝이 없는 이곳이 무수한 희생을 딛고선 오늘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지금 내 눈에 지상낙원으로 비친 이곳이 훗날 언젠가는 과거에 그랬듯이 다시 피비린내나는 전장터로 변할 날이 있으라는 암울한 전조이기도 하다. 이곳을 점령하는 이.. 2023. 11. 29.
[어슬렁 몰타] 발레타 성을 들어가다 이곳을 소개한 친구가 세계유산 마크 앞에서 인증샷 찍으라 해서 그대로 했다. 등재년도가 1980년. 우리는 당시 세계유산을 모른 때다. 이 제도 시행 이듬해 몰타는 냉큼 등재했다. 굉장히 대응이 빨랐다. 이질하는 듯하나 성채는 다 통한다. 해자를 깊게 팠다. 마른해자인지 물채움이었는지는 지금은 단안 나는 못한다. 성문은 옹성 구조인데 우리랑 구조가 다른듯하나 뭐가 달라? 똑같다. 귀퉁이마다 망루를 세운 점도 같다. 2023. 11. 28.
몰타에 입성하며 로마서 암거한다니 몇몇 분이 말타 인지 몰타 함 가보라 추천하는데 파리 다녀오고선 마뜩한 소일거리가 없어 질러 버렸다. 피우미치노공항에서 한 시간 15분 정도 날으니 내려주는데 천상 우리네 제주도 같은 곳이라 오랜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이 지중해 시칠리아 남쪽 망망대해 섬나라는 제주도 육분지 일 크기며 주섬을 중심으로 주변 크고작은 섬 여섯개로 구성하거니와 이 나라가 우리한테는 축구 개박살 단골이라 얼마전에도 북중미 월드컵축구 예선전에서 프랑스한테 십이대빵으로 발렸다는 소식이 있으니 휴양지로 이름 난 곳이라 해서 찾았지만 문명 첨단을 구가했으니 그리스 로마가 가만둘 수 없는 교통의 요충이라 이런 지정학적 중요성은 이차대전 격전지라는 데서도 증명하고 남음이 있다. 내리면서 보니 지도 모양 그대로라 이는 .. 2023. 11. 28.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3) 박물관 미술관은 역순으로 돌아야 한다 본래 저들은 한 시간 이상 머물기가 곤혹스런 곳이다. 가장 이상적인 전시실은 30분 관람에 맞추어야 하지만 저들 사정이 다 달라서 예컨대 내가 도는 파리나 로마 주요 박물관 미술관은 너무 크다. 그 전부가 모조리 용산 국립박물관 엇비슷하다 보아 대과가 없다. 이런 데를 아무리 사전 정보가 있다 해도 돈지 삼십분만에 머리가 돌아버리는데 케케한 공기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 까닭이다. 이들 전시실은 보통 명품은 구석데기에 갖다 놓는다. 이는 얄팍한 상술 때문인데 이른바 명품 혹은 대작을 입구 쪽에다 놓아버리면 그것만 보고는 휙 가버리기 때문이다. 루브르박물관이 모나리자나 밀로의 비너스를 안쪽 구석데기다 쳐밀어 넣은 이유가 그것이다. 브리티시뮤지엄은 로제타스톤을 맨 앞에 놓았는데 이는 패착이다.. 2023. 11. 27.
일본을 짬뽕한 빈센트 반 고흐 초상, 탕귀영감 이 친구가 한국에서도 전시를 한 모양이고, 뭐 고흐라면 죽은 사람도 벌떡 일으키는 형국이라 그의 이름 내건 전시는 실패를 모르는 흥행 보증수표라, 국내 전시 또한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알기는 하지만, 나는 인연이 없었으니 미술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 내가 이런 그림이 어디있는 줄 어찌 알았으며, 로댕박물관 갔으니 로댕 작품만 있는 줄 알았지, 그것 말고도 다른 작가 그림들이 있는 줄은 또 어찌 알았겠는가? 발길 닿은 대로 가다 보니, 요상한 그림이 보여 어? 이건 고흐인데 하면서 보는데 느닷없이 그의 그림 몇 점이 걸려있어 봐줬을 뿐이다. 나는 열라리 편하게 봤는데 사람에 치여 본다고 고생한 고국의 동포들이 괜히 불쌍하다. 같은 그림도 어찌 포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모양이라 고흐고흐하지만 사방팔방에 널.. 2023. 11. 27.
인상파 한 세대 먼저 태어난 불행 화가 루이 장모 Louis Janmot, 고흐랑 너무 대비하다 루이 장모 Louis Janmot (1814~1892)는 화단과 시단에 수많은 대가가 명멸한 19세기를 온전히 살다 간 사람이라 그 기라성 사이에서 어찌 이름을 온전히 드러낼 수가 있었겠는가 싶기도 하다. 화단에서는 그보다 딱 한 세대 뒤에 태어나는 후배들이 혁명을 일으켰으니 화가로서의 그는 참말로 때를 못 만났다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가 명성을 구축 혹은 구가할 무렵 이미 미술사조는 바뀌어 그는 여전히 종교화가 색채를 벗어나지 못한 구세대 화가이지 않았나 싶은데 내가 아는 게 없으니 순전히 감으로 때려잡을 뿐이다. 1814년생인 그에 견주어 마네가 1832년, 세잔이 1839년, 모네가 1840년, 르누와르가 1841년, 고갱과 고흐가 각각 1848년과 1853년산이니 그가 딱 한 세대 뒤에 .. 2023. 11. 2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