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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333

항복문서나 다름 없는 따라 배우자! 필요한 것은 질투심 요즘 중국이 굴기하다 보니 심지어는 메이저 언론에서도 이제는 중국을 우습게 보지 말고 배워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은 참으로 그럴 듯한데 흡사 모범을 따라 배우자는 북한 천리마 운동을 연상시키는 이 말은 사실은 항복문서나 다름 없다.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누구를 따라 배우자라는 구호에 따라정말 따라 배우는 꼴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개는 이런 말이 나오면 그건 항복문서다. 그 다음 단계는 고개를 숙이고 조아리게 되고 다음 단계는 정신적 속국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다. 필자는 연구로 평생을 먹고 산 사람이니 이 분야에만 국한하여 말하자면, 이 분야에서 필요한 것은 따라배우자는 천리마운동이 아니라 질투심이다. 그리고 경쟁심이다. 이 두 가지 심리는 호기심과 함께 인간을 발전으로 이끈 세 가지 기둥이.. 2025. 7. 26.
한국 학문의 진보: 한발씩 차분히 전진해야 필자도 연구경력이 이제 30년이 목전인데 (필자 명의 연구실이 처음 개설된 때가 1999년이다)이렇게 한 세대를 연구하고 마치는 마당이 되어 보니 감회가 없지 않다. 그 중 느끼는 감회 중 꼭 하고 싶은 말은우리나라는 근대적 학문의 전통이 매우 짧다는 점이다. 우리는 과거제도를 천년동안 유지한 나라라 학문, 하면 기본적으로 먹고 들어가는 것이 있다고들 대개 생각하는데그것은 그렇지 않고 소위 근대적 학문 전통은 길어봐야 일제시대, 그리고 짧게 보면 1945년 이후라 이런 말은 그렇지만 아프리카 국가들하고도 별로 다르지 않은 근대학문의 전통을 가진 나라다. 지금 있는 연구실, 위로 소급해 올라가면 해방 이전까지 올라가지를 못한다. 우리나라 해방 이전, 대학에서 제대로 연구실을 가지고 연구를 하던 조선인이 거.. 2025. 7. 24.
AI가 가능하게 한 Thesaurus 필자처럼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교육받고 한국에서 연구 활동하는 사람들은 영어논문에서 Thesaurus까지 고려하는 것은 언감 생심이다. 과학논문은 유려한 문장은 오히려 해가 된다하여 간단하고 정확한 논문을 선호하지만그렇다고 해서 같은 단어나 표현을 논문 하나에서 몇번을 반복해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묘한 차이에 따라 서로 비슷한 단어에서 하나를 골라 쓰는 것.이것이 영어작문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근본적으로 가르게 된다. 필자는 지금까지 30년을 영어논문을 써오면서도 Thesaurus는 언감생심 들춰 보며 작업할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그런데 이게 요즘은 가능하다. 어떻게? 바로 AI를 통해서이다. 쓴 글의 단어나 표현이 진부하다 싶으면 문장을 넣고 polishing을 부탁하면 정말 내가 .. 2025. 7. 21.
사단뛰기로 넘기는 고고기생충학 우리나라 고고기생충학은 지난 20년간 단국대 서민 박사가 부족한 필자와 협력연구를 해준 덕에세계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에 올랐다. 이건 필자가 하는 소리가 아니고 다른 나라 비슷한 연구자들이 내린 평가이니 맞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은 흐르고 사람은 늙는 법. 고고기생충학도 언제까지 필자가 붙잡고 있을 수는 없다. 내후년 초까지 사단뛰기로 고고기생충학 연구를 경희대 홍종하 교수에게 넘기고 이 분야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첫째. 올해 하반기 국내 연구자들 대상의 고고기생충학 워크샵. 이 워크샵을 기점으로 2년에 한번씩 홍종하 교수가 앞으로 국내 연구자들, 고고학자들 대상으로 고고기생충학 워크샵을 시행할 것이다. 둘째. 영문 단행본 2권. 국문 단행본 1권. 고고기생충학의 기술적 측면을 다룬 영문 및 국문 .. 2025. 7. 21.
해외 연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의 경험에만 국한된 것일 수도 있다. 이것만이 답일 리도 없고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마시기 바란다. 성공적인 해외 연구를 위한 방법이다. 첫째. 무더기로 몰려가서 현지 사이트 하나를 차고 앉아 발굴하는 방식.이건 요즘 같은 세상에 될 리도 없고 그렇게 하라고 했다면 거긴 별볼 일 없는 곳이다. 요즘은 어느 나라도 외국인이 그렇게 설치게 놔두지도 않는다. 가장 먼저, 현지에서 작업하는 발굴단 크기를 줄여야 한다. 가장 좋은 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혼자 들어가 작업하는 것이고, 많아도 세 명을 넘기면 안된다. 한 번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당연히 영어는 되어야 하고. 현지 학자들과 같이 뭔가를 한다고 생각해야지.내가 현지에서 발굴단을 끌고 들어가 작업한다? 이런 건 쌍팔년도도 아니고 100년.. 2025. 7. 16.
나란히 묻힌 남자 둘 무덤 안에 두 명이 나란히 누워 부부나 연인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남자 두 명이더라라는 이 황당한 이야기는 생각보다 그 사례가 드물지 않다. 물론 같이 묻혔다고 해서 꼭 이 두사람이 동성 연인이 아닐 수도 있다. 발굴 유해에 대한 해석에는 종종 발굴자, 연구자의 개인의 편향이 강하게 투영되는 경우가 있는데이 경우도 그런 부분이 선입견을 만든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렇게 두 명 분 인골이 발견되면 남성과 여성을 구분 못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특히 골반 모양을 보면 피장자 성별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유해가 온전하지 않아 골반이 별로 남아 있지 않거나 골반뼈가 남성과 여성 중간쯤에 애매한 모양일 경우, 이 두 가지가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 DNA를 분.. 2025.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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