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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329

논문 검색의 회고 (1) Index Medicus 최근에는 온라인 상에서 논문 원문을 쉽게 구하고, 원문 공개를 안하면 공개적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젊은 세대에게는 그런 시절도 있었나 싶겠지만, 필자의 대학원 시대는 도서관에서 논문을 찾던 시절에서 메드라인을 검색하는 시대로 넘어가기 직전 단계였다. 필자가 대학원 초년병 때는 대학 도서관 비중이 정말 중요해서 도서관 1층은 단행본, 2층은 국내외 학술지가 빈틈 없이 전시되어 있었다. 필자가 대학원생이던 무렵, 교수님들께서 쪽지에 찾아와야 할 논문을 적어주시면, 필자가 하는 일은 도서관에 가서 학술지에서 해당 부분을 찾아 논문을 복사해 교수님들께 돌려드리는 일이었다. 이 작업이 되어야 기본적으로 연구가 시작될수 있으니, 대학원생 일은 논문 찾기부터 시작하는 것은 당연한 시대였다. 최근에는 병원도.. 2025. 4. 27.
노년의 연구 생산성을 유지시키는 것은 AI 필자가 보건데, 필자가 대학원 들어올 때와 같은 상황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다면, 정년과 함께 연구를 접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그 당시와 많이 다르다. 우선, 연구 성과를 발표할 통로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필자가 대학원 시절 때만 해도 국제학술지라고 해 봐야 몇 개 되지도 않았다. 특히 그 당시에는 전자투고도 없는지라, 국제학술지 투고를 소포로 했다. 소포 안에는 논문 카피 3부를 출력해서 보내게 되어 있었다. 사진은 도판 3부를 일일히 만들어 레터링을 다해서 보내야 했다. 심사위원 3명에게 보낼 카피를 투고자가 준비해야 했던 탓이다. 이렇게 보내 논문이 채택되면 좋은데 거절이라도 당하면 처음부터 논문 출력, 사진 인화 ( 그당시에는 사진을 인화했다), 레터링 작업을 다시 해야 .. 2025. 4. 27.
생각과 많이 다른 60이후의 연구 패턴 60이후의 연구가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막상 해 보니 더 많이 다르다. 일단 실험실을 버리고 작업해도 연구 실적은 나오고 성과는 계속 나온다. 실험실이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 없는 것 같다. 필자 연구의 상당 부분이 이미 실험실 밖으로 이동한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막상 해 보니 생각과 다르다. 머리속으로 생각한 것과는 달라 60이후 시도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또 생각지도 않았던 방향이 열리기도 한다. 해보지 않고 머리속으로 그리는 인생이란 이래서 차이가 있는 것이다. 60이후에도 왕성한 연구를 꿈꾸는 분들은 반드시 퇴직 이전 미리 이전의 연구패턴을 정리하고 새로운 연구패턴을 시도해 보기 바란다. 퇴직 후에 부랴부랴 그때부터 마련하는 연구패턴, 생활 패턴은아무리 평생을 부지런히 살았던.. 2025. 4. 27.
의학 용어 개정 작업을 (옆에서) 지켜 본 회고 필자는 의학용어 개정작업을 직접 진행한 것은 아니고, 옆에서 선학들의 작업을 지켜 본 소감을 써 본다. 의학용어 개정작업이 결실을 거둔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측면이 있다. 첫째로, 의학용어는 "영어 잘하는 개인이 생각나는 대로 떠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한의학회나 해부학회 등 학회가 주관이 되어 구성된 위원회에서 용어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가지고 추진했다는 점. 예를 들어 그렇게 개정된 용어는 의사 진단서의 진단명에도 강제 도입한다던가, 국가고시나 전문의 시험 등에도 그 용어에 따라 출제한다던가, 학회지 등에 공식적 용어 외에 구 용어로 작성되어 제출한 논문은 수정을 요구한다던가 하는 것이 그렇다. 쉽게 말해 개인 작업으로 이 사업이 진행되어서는 안 되며 학회 주관으로 합의되면 강제적으로 강력.. 2025. 4. 25.
용어가 의식을 지배한다 필자가 의대 본과를 진입한 것이 87년이라 의학교육을 받은지 이제 40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세계, 그리고 우리나라 의학용어도 많은 변천이 있었는데 가장 두드러진것은 의학계에서 라틴어, 독일어 계통의 퇴조와 영어용어의 약진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학생 때만 해도 라틴어 용어가 상당히 남아 있었고 독일 출신 학자들의 경우 독일어 식으로 읽어주었는데, 그 후 미국 의학의 수준이 워낙 높고 세계 의과학의 종주국 역할을 하다 보니 라틴어 용어가 상당 수 영어로 바뀌었고, 독일 출신 학자의 경우 아예 미국식으로 이름을 읽어버리는 상황까지 도래했다. 한글 용어의 경우에도 80년대 당시까지도 일본식 의학용어, 아마도 식민지 시대부터 내려온 한자용어가 많이 남아 있었는데그 후 선학들의 노력으로 용어의 상당 부분이.. 2025. 4. 25.
불임의 한국학계: 그 반성은 조선시대부터 시작해야 한국학계는 왜 생산성이 떨어지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원인은 연구의 풍토와 수준이 떨어져서 그렇다. 왜 떨어지는가? 연구를 해 본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우리는 1000원권 지폐부터 5천원권, 일만원권, 오만원권까지 모두 유학자이거나 유학자의 어머니, 철인군주의 얼굴을 담고 있지만, 연구의 전통이 매우 박약하다. 한국 학계의 불임, 낮은 생산성은 17세기 이후, 조선의 학문 수준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 크게 낙후한데 그 기원이 있다. 일본의 경우 1900년대 초반에 이미 노벨상 후보가 나올 정도로 메이지 유신 이후 불과 40년 만에 서구 과학 수준을 따라 잡았고, 중국의 경우 개방개혁 이후 불과 40년 만에 미국 수준을 넘보는 분야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한국은 수십년 째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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