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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388

雖不足藏之名山, 庶無使墁之醬瓿 필자가 가끔 헌책방을 둘러볼 때 느끼는 것은, 이렇게 좋은 책들이 이미 절판되어 사라져 버렸다는 것에 대한 감회이다. 절판되어 헌책방을 전전하는 책 중에는 한 눈에 봐도 저자의 많은 노력이 들어간 것 같은 책이 무척 많다. 종류도 다양하여 나올 만한 책은 다 나온가 싶을 정도다. 반면에 요즘 신간 서적이 나오는 대형서적 가 보면 글쎄. 솔직히 요즘 나오는 책, 읽을 만한 책이 없다. 읽을 만한 책은 죄다 헌책방으로 가버리고 또 읽는 사람이 없어 절판되었다는 생각이다. 雖不足藏之名山, 庶無使墁之醬瓿이란, 저 유명한 삼국사기 서문에 나오는 김부식의 문장인데, 간장독 덮개로 쓴다는 저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김부식은 읽을 만한 책은 명산에 두어 보존하지만 그렇지 않은 책은 간장독 덮개로나 쓴다 그 소.. 2023. 12. 27.
필자의 네 번째 단행본 필자가 지금까지 수행한 연구는 총 5-6 권 정도의 영문-일문 단행본으로 요약될 것 같다. 이 중 3권은 이미 나왔고, 다음 3권은 현재 집필 중이다. 이 3권 중 한권은 일본에서, 다른 한권은 Springer에서, 또 다른 한 권은 한국의 대학출판사에서 영문으로 출간 될 것이다. 아직 나오지 않은 단행본 중 필자가 편집자로 참여한 네 번째 단행본은 "법의인류학과 개인식별"에 대한 것이다. 법의인류학이란 쉽게 말해서 미드 BONES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개인식별이란 법의학에서 인골이나 미라 등 신원을 확인하는 다양한 기법을 총칭한 것이다. 필자는 의대에 봉직 중이지만, 같은 대학의 법의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겸임 발령되어 있다. 서울대 법의학연구소는 관련 연구가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개인식별 기.. 2023. 12. 27.
인생의 책이 가져다 주는 행복 인생에 친구가 몇 명만 있으면 성공한 거고 어쩌고 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인생의 책 열권만 있으면 항상 행복하다. 인생의 책이란 뭔가. 아무 때나 펴 봐도 책 봐도 봐도 안 질리는 책 슬플 때 위안 받는 책 나이가 달라져 다시 읽으면 다르게 다가오는 책 필자도 꼽아보니 대략 10권은 안 되는것 같고 한 6-7권은 되는 듯 하다. 그 중에 논어와 당시삼백수, 사기열전은 꼭 들어간다. 뭐 동양의 고전으로 항상 꼽는 책이라 새로울 것 하나 없긴 한데 그래도 인생의 책인걸 어쩌겠는가? 항상 읽을 때마다 위안받는다. 2023. 12. 26.
[고문] 제갈량의 융중대 고문진보에는 제갈량의 전후출사표가 각 1편씩 실려 있는데 후출사표는 제갈량이 썼다 안썼다 말이 많지만 필자가 보는 느낌으로는 글쎄, 전출사표를 방불하는 명문으로 제갈량의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보는데 한문에 필자보다 더 통달하신 분들 보시기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제갈량의 전후출사표 외에도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갈량의 글에 "융중대"가 있다. 원문은 삼국지에 제갈량의 열전에 실려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유비가 삼고초려해서 찾아갔을 때 그에게 출사를 허락하며 천하삼분지계를 논하는 귀절인데 제갈량의 말을 받아 적는 형식이지만, 제갈량 스스로 쓴 문장으로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전후출사표 못지 않은 명문으로 본다. >> 隆中對 又名〈草廬對〉 自董卓已來,豪傑並起,跨州連郡者不可勝數。曹操比於袁紹,則名微而衆寡,然操遂.. 2023. 12. 26.
잡곡농경의 기원 한국사 북방의 부여, 고구려 등 계열의 잡곡농경의 기원은 다름 아닌 요서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잡곡농경이 동진한 결과가 부여 고구려를 거쳐 한반도로 남하했다. 이는 도작과는 그 흐름과 기원이 다르다. 도작은 황하유역에서 산동반도를 거쳐 한반도 서북지역으로 들어왔다. 이 두 계통의 농경이 만난 곳이 한반도 중 남부 지역이다. 증거가 어디있냐고? 몇 년 전 아주 중요한 유전학적 연구가 유명한 저널에 나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 연구는 사실 한국상고사 연구의 틀을 바꿀 정도로 중요한 논문이었는데 그 후 학계에서 전혀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언젠가 이 블로그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2023. 12. 26.
[당시] 登岳陽樓-杜甫 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 親朋無一字 老病有孤舟 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 유명한 두보의 등악양루이다. 두보에게는 인생의 불행이었겠지만 후세인에게는 두보의 시를 끌어낼 수 있었으니 그의 불행은 만인의 행운이다. 乾坤日夜浮는 해석이 조금 애매한데 乾坤日夜全映在湖面上이라 하니, 하늘과 땅이 호수위에 함께 비쳐 있는 모습을 형용한 것이란 풀이가 그럴 듯하다. 동정호와 악양루는 한번 가보자 했으나 아직 못가보았다. 코로나 직전에 마왕퇴도 볼겸 호남성을 가 볼 생각으로 중국 비자까지 받아놨었는데 느닷없이 판데믹으로 가지 못했다. 언제 가 볼 수 있을지? 2023.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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