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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 이야기233

그간 오해해서 미안한 김홍도 타작도 김홍도 그림 중에 타작하는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을 보면 일하는 이들 옆에 비스듬히 자빠져 있는 양반이 보인다. 내가 그동안 저 양반을 오해했다. 미안하다. 쇄미록을 보면, 저 양반은 정말 부지런한 양반이다. 왜냐. 어쨌건 벼타작하는데 직접 가서 제대로 하나 안 하나 지켜보고라도 있었으니까. 쇄미록에 나오는 양반들은 저것도 안한다. 그냥 밭으로 논으로 김매러 노비들을 몰아낼 뿐그러니 그게 제대로 될 턱이 있나. 하루종일 사역시켜도 손바닥 만한 밭과 논 김도 제대로 못매고 싹이 나온 걸 보면 듬성듬성 제대로 나오지도 않아노비 놈들이 씨를 가져다 자기들 밭에 심었나보다 불평일뿐내가 보기엔 저런 농사 감독이나 제대로 한 양반도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저 그림의 양반은 정말 부지런한 양반이다. 어쨌건 타작 판에.. 2025. 7. 1.
쇄미록이 전하는 나라 꼬라지 임진왜란이 미증유의 환란이란 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쇄미록에 나타난 모습을 보면 왜란이 아니라도 별로 달랐을 것 같지도 않은 것이 나라의 꼴이니우선 환자로 받아오는 곡식-. 주는 쪽 됫박 따로 받는 쪽 됫박 따로다. 이건 왜란 때문이 아니고 원래부터 이 모양이었던 것 같은데예를 들어 환자 곡식으로 다섯 말이라고 내주면집에 와서 다시 달아보면 서말 밖에 안된다. 나머지 두 말을 들고오던 노비 놈이 몰래 훔쳐 먹었나보다 하고 중간에 심부름하던 이를 탓한다. 이런 기사가 한두 곳도 아니고 무수하게 많이 나온다. 원래부터 관에서 환자곡식을 내줄 때 작은 됫박으로 내준 건지,아니면 정말 중간에서 떼 먹은 것인지 내가 들고 있는 됫박이 큰 건지 알 방법도 없다. 됫박이 이 모양인데 토지는 제대로 쟀겠나. 조선시대 임.. 2025. 7. 1.
팩트보다 더 중요하다는 식민사학 극복 우리나라 역사에서는 팩트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 있으니 그것이 바로 식민사학 극복이다. 그렇게 해서 극복이 실제로 되기는 되는건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아무리 팩트라고 해도 뭔가 한국에 불리하다 싶으면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절체절명의 자기검열의 결과물이 한국사다. 이 판타지에 자기검열을 더한 하이브리드 산물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건 파란약 대신 빨간약을 먹은 사람들이 비로소 알게 된다.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조선 후기의 많은 "진실들"이 사실 근거도 뚜렷하지 않고 일차 사료에는 잘 나타나지도 않는 허상이라는 것을 확인하면그것보다 더 한 배신감은 없다. 이 세상에 팩트보다 더 중요한게 뭐가 있겠나. 팩트를 무시하고 적당한 추측과 당위성, 이래야 한다는 의무감과 반강제적 언설로 존재도 하지 않았.. 2025. 6. 29.
평행세계의 조선후기 상품이 출현하고 화폐경제가 향촌까지 침투해가며 자본주의 맹아가 꿈틀대는 조선후기의 이미지는 한국 사학계가 만들어낸 거대한 픽션이다. 그런 거 없다. 이것은 한국사회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여이런 것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약간의 근거와 픽션을 범벅하여 만들어 낸 것으로 조선후기의 평행세계-. 지상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되 어딘가 별개의 세상에는 존재했을 것 같기도 한 이쯤되면 이것은 판타지의 세계이지 이 세상에 그런 조선후기가 실제로 존재했던 적은 없다. 한국근세사는 픽션이다.판타지다. 2025. 6. 28.
선물경제의 파탄은 걸식 조선시대의 경제는후기에 이르기까지도 화폐경제는커녕선물경제라는 주장이 있었다. 공감한다. 말을 폼나게 쓰자고 해서 선물경제라는 것이지사대부들끼리 하는 물물교환을 선물경제라고 본 것이다. 그래봐야 물물교환이다. 조선시대 사대부 일기? 일기 쓰는 데야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것저것 잡다하게 적어 놓은 이유는 선물 경제에서 누구한테 뭘 받았는지를 적어놔야 나중에 비슷한 것을 보내주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요즘 결혼식 축의금, 딱 그 정도라 생각하면 되겠다. 결혼식에 축의금 대신 명태에 쌀 한 말 들고가서 전하고 오면그것이 선물경제다. 결혼식을 주기만 하려고 축의금을 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한국 결혼식은 조선시대 선물경제의 유습이다. 이 선물경제도 그나마 나라가 온전할 때 선물경제이고선물경제가 나라가 절.. 2025. 6. 28.
조선후기에 대한 과대평가는 현재의 오류를 부른다 조선후기를 과대평가하는 학계의 흐름을 본다. 이것이 단순한 학계의 한 시각만은 아닌 것이,이렇게 조선후기 사회에 대한 과대평가는 필연적으로 20세기 이후 한국사회의 성취를 별것 아닌, 한국사의 디폴트로 보게 하여 지금 한국을 유지하는 몇 개의 중요한 기둥을 고민없이 뽑아버리게 할 수 있다. 한국은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하지만 번영하고 살 수 있는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조선후기를 번영한 사회였다고 보는가 아닌가에 따라 현재의 우리 선택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과연 우리 역사의 디폴트는 번영과 부유함인가? 그렇게 보는가 아닌가에 따라 지금의 해법도 달라질 것이다. 한국사회의 디폴트가 부와 번영이었다고 본다면지금 한국사회를 지탱하는 몇 개의 기둥 뽑아내도 그 복원력으로 다시.. 2025.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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