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족보 이야기233 죽은 자식을 되살려낸 과전법 체제 한 번 죽은 사람은 되살려 낼 수가 없다. 일본이 헤이안시대, 10세기 초반에 처음 장원정리령을 반포한 후 12세기 중엽까지 무려 열 번을 넘게 계속 사전 혁파, 공전 회복을 주창하며 덴노가 장원정리령을 쏟아 냈지만 한 번도 성공 못하고 일본사는 사전과 장원을 둘러메고 나름의 발전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사의 경우도후삼국의 동란은 사전의 성장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 사전에 의한 공전의 붕괴를 막으며 등장한 것이 전시과체제였는데이 전시과체제가 다시 무너지고 흔들리면서 고려말이 되면서 사전과 농장으로 특징지어지는 토지소유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던 바, 이것이 14세기 후반 과전법체제와 사전혁파에 의해 일거에 부정되고 토지공전제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야말로 죽은 자식을 되살려낸 사건이었다고 할만하.. 2025. 6. 5. 정조의 정신 나간 문체반정 단언컨대 문체반정은우리 때도 교과서에서 배웠고 지금도 가르치고 있는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문체반정이 정말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는 한국사 독자 태반은 정확히 모른다고 단언한다. 이도 당연할 것이 고문이 뭔지를 알아야 문체반정이 뭔지를 알 텐데, 고문이건 패관체이건 간에 지금 우리가 쓰는 글과는 하등 관련도 없는, 이게 어떻게 이해가 쉽겠나? 서양으로 치자면 한참 독일어, 이태리어 등 자국어 문학이 나와야 할 시기에느닷없이 라틴어 쓰기가 맘에 안 든다고 로마시대 라틴어로 돌아가자는 운동이나 다름없으니 그만큼 정조의 문체반정이란 우리말 쓰기나 국어순화운동도 아니고한문 문장 중에서도 고문으로 돌아가자는 이런 정신 나간 운동이야말로정조라는 소위 "개혁군주"의 이미지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라 .. 2025. 5. 25. 극심한 근친혼 콩가루 사회를 증명한 안동권씨 족보 ‘세계도’에서 단종의 왕통을 입증한 ‘안동권씨 족도安東權氏族圖’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1999년에 유물 상태는 열악했지만, 비단에 붉은 괘선으로 이어진 세계도世系圖를 공개 구입한 적이 있다.2011년 보존 처리를 하면서 이 유물에 주목했는데, 개중에 눈에 들어온 이름이 ‘경혜공景惠公 권전權專(1371~1441)’이었다.그는 문종비 현덕왕후顯德王后(1418~1441) 권 씨의 부친이자, 단종端宗(재위 1452~1455)의 외조부였다.유물 상단이 거의 훼손된 상태에서 권전의 부친이 권백종權伯宗이라는 사실과, 우측면에 적외선 카메라로 희미하게 보이는 권희봉權希逢이라는 이름을 현존하는 족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안동권씨 성화보安東權氏成化譜에서 찾아보니, 이들의 관계는 형제가 아닌 권여온權呂溫의 사위이자 동서 사이였다.. 2025. 5. 24. 성리학은 어떻게 천주학으로 진화하는가 대개 성리학은 천주교와는 상극으로 교회사가들은 천주교는 성리학을 극복하면서 한국에서 성립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초기 교회-. 한국에서 선교없이 성립되었다는 초기 교회-. 이승훈에 의해 주도된 "사도전승없는 자생적 교회" 혹은 "가교회"는 성리학이 진화하여 성립된 것이다. 성리학이 극복되면서 성립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성리학과 천주학이 날카롭게 대립하면서 분열과정을 거치게 된 것은 이 시기보다 이후의 일이다. 사상사적 측면에서 볼 때성리학자는 천주학자로 발전할 가능성과 씨앗을 그 사상적 체계 속에 포함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성리학을 비판하면서 천주학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성리학적 사고 기반 위에서 천주학의 구조물이 지어졌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승훈의 "초기 가짜교회"는 성리학적 세.. 2025. 5. 12. 후지와라 세이카, 그리고 이승훈 (2) 후지와라 세이카와 강항의 교유는 잘 알려져 있는데, 강항은 문과 급제자 출신으로 조선에서도 최고급 문사였다고 할 수 있는 바, 후지와라 세이카는 그가 승려시절 품고 있던 성리철학의 의문을 강항에게 물었다. 그는 강항과 만나기 전 도대체 어디서 성리철학의 개요를 전해 들었을까? 책이다.무슨 책? 대단한 책도 아니고 사서 주자집주다. 이때쯤이면 이미 사서에는 주자가 주를 단 버전이 쫙 깔려 있어 성리철학을 접하지 않으려 해도 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견해서는 뜬구름 잡는 소리로만 보이는 그 주자주의 철학적 관념들이 실제는 매우 구체적으로 짜여진 고도의 철학적 완성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주자의 주를 읽고 나름 짐작한 성리철학이 과연 맞기는 맞게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고 바로 그에.. 2025. 5. 12. 성리학을 모태로 탄생한 한국 기독교 여기서 한국 기독교란 천주교 개신교 등의 종파가 아니라 크리스천을 말한다. 한국 최초의 교회, 이승훈이 만든 "사도전승 없는 가짜 교회"는 사실은 성리학을 모태로 탄생했다. 이들은 뼛속깊이 성리학자로서, 어릴 때부터 고도의 성리학 교육을 받아 성공한, 일급의 문사들로서, 성리학의 가르침과 논리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왜 한국 기독교의 개창기-. "이승훈의 교회"가 유학자들을 중심으로 세워졌는가, 그 이유는 바로 이 한국에서 자생한 교회가유학, 성리학을 모태로 탄생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리학과 서양 철학 중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은 매우 비슷한 측면이 많고, 이들이 천주학 책을 받아가 자습하다가 의문을 풀기 위해 북경으로 가 그 곳 신부를 만나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확인한.. 2025. 5. 12.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3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