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3127 소호 김응원(1855-1921)의 묵란 墨痕香沁影欹斜 먹 흔적에 향기 스미고 그림자 비껴있는데 紙上參差盡着花 종이 위에 길고 짧은 선 다 꽃을 피웠고나 흥선대원군의 청지기였다는 이야기가 전할 정도로 한미한 출신이었던 김응원, 그러나 그는 발군의 서화 실력으로 20세기 초 한국 예술계에 군림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난초에 뛰어났다. 출신 때문에 그의 그림도 흥선대원군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들도 있지만, 실제 그가 남긴 작품을 보면 '석파란'과 다른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려 무진 애쓴 흔적이 보인다(그 노력이 성공적이었는지는 둘째치고). 이 묵란도 그런 김응원의 노력과 성취를 보여주는 한 사례이다. 난초 잎에 리듬을 주어 길게 뽑아내는 모습은 아직 석파 태공의 태를 못벗었고 확실히 그보단 약간 미숙해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 가시덤불 속에서 .. 2024. 4. 4. 벚꽃 절정 경주 느닷없이 기온이 뚝 떨어진 데다 하루 종일 비바람이 친 여파인지 사쿠라 만발한 경주 김유신길은 사람으로 미어터져야 하나 한산하다. 한산하면 한산한 대로 복닥하면 복닥한 대로 각기 다른 맛이 상춘엔 있는 법이다. 변덕하는 봄날씨에 장단을 맞추지 못한 사쿠라가 주말을 고비로 마침내 부풀어 오르다 터져버린 고름처럼 폭발했다. 꽃은 굳은살이 없다. 작년에 보았다 해서 올해는 시들어디는 무딘 살이 아니다. 겪을수록 더욱 새롭고 만날수록 더욱 들뜨고 볼수록 더욱 물림이 없는 이 그걸 꽃이라 부른다. 사랑은 쉬 식어버리나 그 사랑 더욱 새롭게 하는 이 春花라 이름한다. 2024. 4. 4. 닭 사육의 기원 이야기 김단장께서 소개하신 논문을 대략 살펴 보았다. 사실 며칠 전에 필자가 동물고고학에 관심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미국 대학의 지인으로부터 요즘 새로 나온 닭의 기원과 확산에 대한 논문이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갑자기 메일로 전해진 소리라 무슨 소린지 모르고 있다가 오늘 김단장께서 올린 기사를 보고 비로소 그 이야기가 이 이야기인지 알았다. 이 논문을 오늘 간략히 읽어 보았는데 사실 이 논문은 실크로드-서역지역이 닭 사육의 기원지라는 뜻으로 쓴 것은 아니라고 본다. 현재 고고학적으로 닭 사육의 증거는 상당히 시기가 거슬러 올라가 있어 중국의 경우 황하 유역에서 기원전 5000년 경의 닭뼈도 확인된 바 있다. 특히 가축의 사육에 있어 중요한 부분인 야생종의 경우, 야생닭은 남아시아, 동남아, 남.. 2024. 4. 3. 남해1호南海一号, 중국 수중고고학의 금자탑 남해1호, 난하이 원 The Nanhai One, 혹은 South China Sea No. 1은 중국에서는 南海一号 혹은 南海I号 라 표기하는 남송南宋 초기에 침몰한 당시 중국 도자기무역선으로, 난파 시점은 1127~1279년 무렵으로 생각한다. 1987년 영국 사우샘프턴 해양 탐사 및 복구 PLC(MER PLC) 팀이 18세기 선박 Rhynsburg 난파선을 수색하던 중 발견된 이 난파선은 길이 30.4m, 너비 9.8m, 돛대 제외 높이 3.5m로 드러난 이른바 해양실크로드 중국 최초 발견 선박 실물로, 조사 결과 도자기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 물품을 잔뜩 싣고 중국 남부 항구를 출항했다가 폭풍우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당시 송나라 도자기 약 200점과 송나라 동전, 약 130kg에 이르는 은.. 2024. 4. 3. 벚꽃 축제 끝나기 기다려 만발한 경주 사쿠라 날씨 체크 안했다가 낭패라 경주역 가까워지자 여찔금 지름 짜듯 빗방울 찻장 때리기 시작하더니 버스 갈아타고 대릉원 후문 내려 능원 통과하는데 각중에 빗방울 굵어지기 시작한다. 우산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할 수 없이 빵집 피신하고선 오작한테 sos 우산 가꼬 나오라. 문도 열지 않은 빵집 아저씨 닥달해서 문 열게 하고선 아뜨 한잔 땡기니 살 만하다. 이쪽은 부부가 한쪽은 빵집 다른 쪽은 커피숍이라 각자도생이라 해서 어느 쪽이 이문이 남냐 하니 마누래 쪽 빵집이라 해서 쪼끼나지 말고 잘 모시고 살라 부탁한다. 올핸 불순한 달거리마냥 봄이 불순한 까닭에 봄 축제 준비했다 낭패 당한 데 한둘 아니라 하거니와 경주사쿠라축제도 그 모양이 난 모양이라 지난주 축제 기간 내내 사쿠라는 구경도 못하다가 이쪽 대릉원 기준 .. 2024. 4. 3. 구리와 화폐경제 한국사에서는-. 모자란 구리 때문에 공급되는 화폐의 양이 적어 화폐경제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순전히 실물경제의 문제 때문에 화폐를 공급해도 돈이 제대로 돌지 않은 것일까? 한국사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는 필자가 보기엔 구리의 부족이다. 이 때문에 청동기시대에는 청동기물이 모자라 돌칼까지 갈아 위신재를 만들어야 했고,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화폐경제를 제대로 띄우는데 필요한 통화량의 절대 부족으로 그 최종 결과물이 조선후기까지도 현물거래를 완전히 불식하지 못했다는데 있는 것 같다. 한국사에서 항상 보는 전황. 전황은 근대 이전 한국사에서는 만성적으로 가지고 있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역사가 근대 이전 경제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왠만한 수준의 경제면 다.. 2024. 4. 3. 이전 1 ··· 1377 1378 1379 1380 1381 1382 1383 ··· 385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