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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85) 강장영양제로 버팀하는 나이 환갑을 앞두게 되면 몸이 여러 군데 이상신호를 보내기 마련이라, 특히 이 무렵이면 당뇨나 혈압 계통에 문제가 빈발한다. 아직 그런 징후가 나한테는 없는 듯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문제가 없지는 않아서 비타민D는 심각히 결핍한다는 진단이 있었다. 그래서 이걸 싸오고 영양제도 가져왔는데, 하도 싸돌아댕기는 통에 거른 날이 절반이지만 그래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서 아차 빼 먹었지 하면 낼름 삼킨다. 결국 인공호흡으로 버텨나가는 셈인데, 어쩌겠는가? 나라고 나이를 먹지 않은 것은 아니니 나보다 먼저 환갑 고개를 넘은 선배들이야 어쩌고저쩌고 웃기는 소리 하지만 그네들도 다 이 무렵에는 저와 같은 고비를 넘겼음에도 그런 고비를 먼저 지났다는 이유로 망각할 뿐이다. 잘 챙겨먹어야 한다 하지만,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 2023. 12. 2.
조사원 자격 기준, 그 강화 언설로서의 후지무라 신이치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가 주도한 구석기 조작사건은 일본 고고학계를 발칵 뒤집었으니, 마이니치 신문이 주도한 조작 폭로사건은 국내 문화재 행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더욱 그런 강고한 흐름을 형성해가니, 바로 고고학은 대학에서 고고학 관련 학과에서 엄격하게 교육을 받고, 그런 자격 혹은 경력을 갖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학문이라는 언설의 강화가 그것이다. 후지무라 사건이 이렇게 전개한 까닭은 다른 무엇보다 그가 저들이 말하는 저런 과정을 밟지 않은 소위 '아마추어 고고학도'라는 데에 비롯한다. 그들이 말하기를, 봐라, 정통 고고학 교육을 받지 않았으니, 저런 짓을 저지른다는 논리로 귀결하거니와, 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사건을 주목한다. 첫째, 그는 소위 정통고고학이 말하는 그런 과정을.. 2023. 12. 2.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85) 친구 나야 청승 맞은 홀로여행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여행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나이들어가면서는, 특히 아무래도 여러 모로 생소랑 씨름해야 하는 해외여행은 되도록이면 친구랑 함께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점점 더 굳어진다. 친구, 말 참 좋지만, 때론 거추장스럽기도 하고, 이 거추장스럼이 원수관계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말동무는 있어야 한다. 홀로감행에 나선 이번 여행에서도 내내 함께할 친구가 있었더래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한다. 애초 퇴직을 암시하면서, 연말에는 유럽 쪽 행차를 할 것이라 하면서, 나는 이 여행에 김충배를 동반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까발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 자신이 재계약 파동을 둘러싼 여러 곤혹을 토로했으므로, 이젠 비밀이 아니니 상기하자.. 2023. 12. 2.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84) 짐을 싸야 할 시간 그래 요란스러웠다. 이미 퇴직을 예고하면서 요란스러웠고, 그것이 확정되고서는 퇴직 확정으로 또 요란스러웠으며, 그를 기념하는 나들이를 준비하며 또또 시끄러웠고, 그것을 실행하는 지금도 또또또 시끄럽기 짝이 없다. 그 시끄러움이 이제는 제1단원 막을 고해간다. 돌아가서도 아마도 당분간은 시끄러울 것이다. 왜? 이번 여행 마무리 정리가 남은 까닭이다. 제2막이랄까? 또 그 시끄러움을 마주해야 하느냐 경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로대, 말하건대 꼴불견이면 보지 않음 그뿐이지, 그걸로 나를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한달을 기거한 로마 방을 새삼 돌아본다. 널부러진 꼴이 남영동 서재보다 더하지만, 하나씩 갈무리하고 차곡차곡 트렁크 쟁여넣으면 낯선 이 방을 한 달 전 들어서던 그 모습으로 금방 돌아가리다. 떠날 때는.. 2023. 12. 2.
탈초에 관하여 by 김영문 * 초서를 해서로 바꾸어 읽기 쉽게 하는 작업을 탈초라고 한다. 아래 이미지는 어떤 현판의 일부분이다. 현재 현판 상태는 좋지 않으나 글씨는 본래의 예리한 판각이 그대로 살아 있고, 사진 작업도 음양의 깊이를 잘 살려 판독하기 좋게 이미지를 떴다. * 나는 어릴 때부터 한문을 접했고, 대학에서도 중문학을 전공했으므로 한자와 한문 관련 문장이나 유물을 자주 대하는 편이다. 그러나 초서는 그렇게 일찍 만나지 못했다. 초서는 그 자체로 읽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초서를 접한 것은 2005년 무렵 영해의 한 지인이 집안에 전해내려오는 방대한 문적을 내게 번역해달라고 부탁하면서부터다. 그 문적 속에 초서 간찰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초서 간찰을 읽기 .. 2023. 12. 2.
소가 뿔을 갈던 봉덕사종, 매월당 김시습이 증언하는 15세기 성덕대왕신종 매월당 김시습이 증언하기를 봉덕사 터에 나뒹굴던 이 종에 소들이 뿔을 간다고 했다. 문제의 시는 다음과 같다. 박씨와 석씨 이미 사라지고 二姓旣已沒。 김씨가 바야흐로 임금 되었네 金氏方主張。 끄트머리 23대째 末葉卄三代。 묵호자가 서방에서 왔다네 墨胡來西方。 인연과 화복의 이야기로 因緣禍福說。 법흥왕을 뵙고자 하였다네 求謁法興王。 ... 그 뒤 혜공왕께서 厥後惠恭王。 동천 옆에 절을 지으셨네 營寺東川傍。 절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오래되고 招提久莫量。 종은 크기가 노 장공의 것을 넘었네 鍾大逾魯莊。 어찌 조귀의 간언이 없었는지 豈無曹劌諫。 다만 천당과 연 맺었다 기뻐했네 只緣喜天堂。 절은 망해 모래와 자갈에 묻히고 寺廢沒沙礫。 이 물건은 잡초덤불에 맡겨졌네 此物委榛荒。 주나라 석고가 그랬다던가 恰似周石鼓.. 2023.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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