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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2) 베르사유에 녹초가 된 하루 베르사유궁전은 이전 파리 방문에서 들릴까말까 하다 미룬 곳이라 이번에도 미룰 수는 없어 오늘 작정하고 갔다. 나로선 처음이기에 그리고 관광비수기라 해도 그래도 베르사유기에 서둘렀으니 개장 시간에 맞추어 아홉시 예약을 하고선 현장으로 날았다. 마침 내가 잠시 기거하는 파리 지인 집이 자벨Javal 역 코앞이라 그곳에서 베르사유역까지 직통하는 rer이 있어 4.05유로짜리 표를 끊고선 휙 날았으니 발매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인근 지하철역으로 가서 티겟을 발매하는 소동이 잠시 빚어지긴 했다. 사년전 그때는 잘만 표도 끊고 했지마는 이제 나이 들고 보니 그런 기억은 까마득하기 짝이 없고 다 하나하나 새로 배우는 신출내기에 지나지 않는다. 나비고인지 머시긴지 그걸 인터넷 구매하기는 했지마는 이 또한 내가 기계치라 ..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1) 버린 전기밥솥, 안남미는 불로 밥을 해야 잠시 기거하는 파리 지인 집이라 주인장은 멀리 고국에서 대통령 따라오신 기자님들 치닥거리하느라 며칠 집을 비우니 내가 독점한다. 전기밥통이 보이는데 저짝에다 밥을 해먹더라. 한데 전기밥통에 앉힌 안남미는 참을 수가 없어 냄비를 꺼내서 전기불판에 올려 밥을 해보니 이쪽이 백배 나았다. 안남미건 자포니카건 한국 입맛은 역시 불을 때야 한다. 일일이 밥하는 일이 번거롭기는 하겠지만 이것도 재미 붙으면 쏠쏠한 재미를 준다. 이게 다 로마생활 덕분이다. 온집안 뒤져 밥 해먹지 반찬 찾아먹지 하는 나를 두고 주인장 형이 하는 말이 가관이라 파리에 빈대가 기승이라더니 내 집에 큰 빈대가 생겼노라 빈대면 어떤가? 밥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0) Romanized, 그리고 감시와 처벌 것도 꼴난 한달살이라고 로마 있다 파리로 넘어오니 적응이 쉽지 아니한 게 교통법규라 간단히 정리하면 같은 EU라 해도 로마 쪽은 자유분방이라 교통법규고 나발이고 편의대로라 차건 사람이건 교통신호 개무시라 도로 한복판을 편의따라 지 맘대로 건너는 일이 일상이지만 파리는 그렇지 아니해서 물론 아주 엄격하단 할 순 없지마는 그런대로 법규를 지키는 편이라 더 놀라운 점은 나라, 걸핏하면 무단횡단하는 나를 발견하며 놀라곤 한다. 그렇다면 이태리 쪽이 개판인가 하면 그렇지도 아니해서 굳이 따지자면 무질서 속 질서라 그 무질서도 살피면 묘한 질서가 있어 그 질서에서 사회가 작동함을 본다. 그렇다고 일견 무질서한 듯한 로마 쪽이 교통사고가 많은가 하면 그렇지도 아니한 듯해서 비교적 중기라 할 만한 이전 생활 두 번까지.. 2023. 11. 24.
세계유산 1호는 파르테논이 아니다 어제('23.11.23) 대한민국이 다시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에 진출했다는 뉴스를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적는 글. 아마도 유네스코 로고 때문인 것 같은데, 인터넷의 많은 게시물에 '세계(문화)유산 1호 파르테논'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심지어 유력 일간지 기사에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파르테논은 세계유산 1호가 아닐 뿐더러 단독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지도 않았고 심지어 그리스 세계유산 1호도 아니다. 1. 그렇다면 세계유산 1호는 무엇인가? 순서 매기기를 좋아하는건 인지상정이지만 그 순서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세계유산도 마찬가지여서, 공식적으로 등재 순서와 관련된 번호가 없고, 굳이 따지자면 신청서 제출할 때 문서번호를 부여하는데 이걸로 안건 등 상정시에 유산 구분용(번호가 아예 없으면 좀.. 2023. 11. 24.
베르사유, 프랑스왕정이 망할 수밖에 없는 필연 달도 차면 기운다는 흔한 노자적 관점이 아니다. 이러고도 망하지 않은 사람 없고 집안 없고 왕조 없다. 실제 그랬다. 재위기간만 장장 72년 3개월 18일에 달한다는 루이 14세가 1715년 9월 1일 죽고나서는 프랑스왕정은 불과 80년이 되지 못해 망했으니 그의 시대를 상징하는 베르사이유궁전은 멸망이 필연임을 웅변한다. 내가 무수한 문화재현장을 돌았지만 현장에서 토악질을 일으킨 데는 베르사이유가 처음이다. 단순히 덩치가 커서도 아니요 단순히 화려해서도 아니다. 이런 데는 사람 살 곳이 아니다. 귀신한테나 어울릴 곳이니 유럽 여느 유서 깊은 성당 백 채는 한 군데 쑤셔박음직한 이런 데서 그가 어찌 왕노릇해는지가 불가사의할 뿐이다. 숨이 막힌다. 그래서 토악질이 났다. 이 울트라관심 종자는 도대체 헤아려 .. 2023. 11. 23.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59) 누가 신라를 황금의 나라라고 무덤에다 몇 모타리 되지 않는 금판대기 오무리고 꼬아서 만든 것을 황금의 나라라 했다. 신라가 그렇다 했다. 그렇담 이건 뭔가? 온통 금으로 떡칠을 했다. 루이14세인지 이 자슥 이한용처럼 콧시염만 기른 줄 알았더니 황금광이라 황금에서 살다 횡금에서 죽었다. 베르사이유궁전 문칸방서 초한다. 2023.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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