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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7

[벌집 쑤신 국가유산법] (2) 중앙과 지방의 괴리 국가유산기본법은 무엇보다 기존에 문화재로 통용하던 말을 '국가유산'으로 일괄 교체할 것을 주문하고 강요하고 윽박하며 법제화했다. 이 문제가 초래할 심각성은 실은 법령 제정 단계에서 많은 지적이 있었거니와, 이를 문화재청은 지금은 국가보훈부로 이름을 바꾼 국가보훈처로 돌파하고자 했다. 국가라는 말이 주는 군국주의 냄새를 국가보훈처도 있으니, 큰 문제는 없다는 요지였다. 또 마침 중국에 보니 국가문물국이 있다. 하지만 누차 이야기하지만 문화재라는 용어가 유산 heritagea라는 말로 대체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이번 법령 체제 개편의 가장 큰 이유인 자연유산의 포괄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이지만, 지들이 중앙정부 기관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공포하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중앙정부 주도 냄새와 군국주의 냄새가.. 2024. 3. 12.
[벌집 쑤신 국가유산법] (1) 요망한 분류 체계 문화재 행정은 언젠가는 손을 대어야 했고, 그런 점에서 그 근간을 이루는 문화재보호법을 어떤 형식으로건 그 근간을 재편한다는 측면에서 문화재청이 주도한 최근 일련의 흐름은 분명히 일정 부문 평가받아야 한다. 왜? 이런 시도를 1961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서 간과한 중대한 측면이 있으니, 기존에 통용하는 문화재라는 개념을 국가유산으로 대체했다는 데 있으니, 문화재가 유산 heritage 라는 말로 대체될 수 있을지언정 작금 저 국가유산법은 저 제목이 시사하는 대로 기존에 통용하는 문화재라는 말을 국가유산으로 일괄 교체하게 함으로써 벌집을 쑤셔놓은 꼴이라. 이것이 왜 문제인가? 문화재를 저리 용어를 교체하고자 한 의도는 무엇보다 그것이 자연유산을 포괄할 .. 2024. 3. 12.
닥치고 꽃 심어야 하는 이유 보존정비계획? 문화재 주변에서 그딴 거 해서 제대로 된 곳 있음? 있음 말해봐? 건축? 고고학? 조경? 웃기고들 자빠졌네. 뭘 고민해? 닥치고 꽃 심으라. 내가 스스로 쪽팔려야 내 상품은 성공한다. 내가 여기까지 망가져야 하나 이런 정도로 가야 그 작품은 성공한다. 책도 그렇고 논문도 그렇고 기사도 그렇고 회화도 그렇고 조각도 그러하며 음악도 마찬가지다. 문화재 보존정비? 닥치고 꽃 심으라. 작약 만발한 저 의성 금성산고분군 작약 아녔음 쳐다도 안 볼 곳이다. 2024. 3. 10.
비대한 국가의 권능과 제왕적 대통령제 우리네 정서인지 몰라도 우리는 모든 궁극의 책임을 국가에 지운다. 하다 못해 내가 애인한테 채인 일도 국가 탓, 대통령 탓이라 한다. 그런 까닭인지 내가 몸담은 언론에서 매양 항용 하는 말이 국가가 나서야 한다거나 세금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한다. 국가가 궁극하는 책임, 그럴 듯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것이 진짜로 국가 책임인가 아닌가 하는 근원하는 의문을 불가지不可知로 돌려세운다. 나아가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으나 그 권능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한정된 재원을 어찌한다는 말인가? 서구 여러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한테 두드러진 점은 국가의 권능이 지나치게 비대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줄곧 지적하듯이 이는 국민 스스로 국가를 이리 만든다. 일만 터지면 대통령 혹은 정부 책임이라는 말.... 2024. 3. 10.
[독설고고학] 보존과학은 보조도구가 아니다 첫째 고고학을 비롯한 이른바 문화재학이 바라보는 보존과학이 문제이며 둘째 보존과학 스스로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 일언이폐지한다. 보존과학은 문화재학 보조도구가 아니다. 주체다. 어느 정도로 주체인가? 고고학을 포함하는 문화재학 전반을 호령하는 절대의 학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보조도구로 연명할 뿐이다. 누가 이거 뭘로 만든 건지 분석해 달래면 분석해 던져주고 이거 원산지 어딘지 추정해달래면 추정해주고 연대측정해 달래면 연대측정해주고 고쳐달라면 고쳐주고 떼워달래면 떼워주는 일을 본령으로 삼으니 이러고도 무슨 주체가 된단 말인가? 언제나 따라지일 뿐이다. 그래 그런 생활이 편한 것도 있다. 그걸로 크게 욕먹을 일도 없고 시키는 일만 하면 되니깐 말이다. 주체로 서기 위해서는 보존과학이라는 말부터 쓸.. 2024. 3. 8.
메주 만드는 데도 식민지배 논리가 관철한다는 한국근대사 식민지대를 주축으로 삼는 한국근현대사는 강박 하나가 거대한 유령으로 배회하며 역사를 난도질하니 일본놈과 그에 부화뇌동한 놈은 극악무도해야 한다는 윽박이 그것이라 언제나 저 시대 기술은 일본놈 나쁜놈으로 출발해서 언제나 일본놈 나쁜 놈으로 끝난다. 허심하게 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까지 언제나 이르기를 강포한 일본놈이 한민족 정기를 말살하고자 한 짓거리라 하고 콩으로 메주를 쑤었다 해도 그 콩에도 그 메주에도 그것을 재배하고 만들고 유포하는 일에도 일제의 식민지배 논리가 강고하게 작동한다는 것이 작금 한국 역사학이다. 거지 행려병자 구제사업도 천황의 은사금이 있으니 일제의 식민지배 논리가 관철한다 하고 천둥벌거숭이 산을 녹화하는 일도 수탈을 위한 고도의 포석이라 하며 식량증산 계획도 오로지 수탈이라는 .. 202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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