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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7

[독설고고학] 과학으로 재편해야 작금 고고학, 특히 한국고고학에 시급히 필요한 것은 고고학의 과학으로의 재편이다. 내가 생각하는 고고학은 자연과학이다. 물론 그 자연과학은 인문학이라는 외피를 걸쳐야 한다. 이른바 문질빈빈文質彬彬이라 해서 외양이라는 文, 바탕이라는 과학이 버무려져야 한다. 현실은 어떠한가? 내가 보는 한 한국고고학은 文과 質이 따로 논다. 둘간 합종연횡이 만만치 않다 하나 여전히 전자는 과학을 팽개친 채 무늬 외양으로만 달려가서 글쓴 놈 혼자만 알아보는 각종 무수한 양식변화표를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일로 발전했고, 흔히 보존과학이라는 후자는 그 고고학의 도구로만 전락해 첫재 그 분석결과치라 해서 기계가 내놓는 수치를 무미건조하게 표로 만들어서는 고고학이 먹으라 던져주거나 아니면 해진 물건 수리하는 세공업자 그 이.. 2024. 3. 5.
[독설고고학] 의료사태로 반추하는 한국고고학 작금 대한민국은 의대 증원 문제로 난리버거지다. 직전에는 과학계 전반이 문제였다. 올해 정부예산에서 R&D 지원을 줄였다 해서 또 한 바탕 난리버거지였다. 저와 같은 사태를 볼 때마다, 이른바 문과생 출신인 나는 부러워죽겠다. 물론 가끔씩 문과생도 저와 같은 일이 있기는 했다. 주로 역사학 쪽에서 개사기 행각을 벌였으니, 이웃나라들에서 이른바 역사왜곡만 터졌다 하면, 그 책임이 우리네 역사교육에 있다 해서, 개사기를 치면서 이르기를 이런 사태는 우리가 역사교육을 제대로 안 해서라는 개사기기 횡행하곤 했다. 그런 일이 아주 드물게 있지마는, 급이 다르다. 무엇이 부러운가? 와! 저짝은 그 내실 혹은 내막이야 무엇이건 확실히 그것이 없으면 안 된다는 확고한 인식이 사회 전반에 팽배하다. 그런 까닭에 정부도 .. 2024. 3. 5.
[독설고고학] 고고학은 인기가 없다! 고고학이 냉혹하게 인정해야 하는 대목이 바로 이것이다. 바로 이에서 괴리가 일어난다. 일반대중도 고고학에 열광할 것이라는 믿음, 하지만 이는 개소리라, 아무도 고고학을 찾지 않는다. 왜?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고학을 몰라도 내가 살아가는 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고고학주의자들을 만나 이야기 나눠보면, 스스로 열광한다. 그러면서 이르기를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줄 모르리라 확신한다. 하지만 개소리다. 고고학? 인기 없다. 어느 정도 없는가? 눈꼽 만큼도 없다. 아무도 고고학을 찾지 않는다. 고고학이 인기 있을 것이라는 믿음, 그에 열광할 것이라는 생각은 언어도단이며, 현실에 대한 치지도외다. 고고학이 인기가 없음을 인식하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반딧불과 .. 2024. 3. 4.
현대의 장례 부의품목이 왜 중요한가? 경북 경산 하양읍 부호1리 하양허씨 집안에서 경산시립박물관에 기증한 광복 이후 현대기 부의기賦儀記다. 장례에 즈음해 누가 어떤 물품 혹은 돈을 냈는지를 기록한 문서다. 이 문서가 왜 중요한가? 이 패턴이 실상 역사를 통괄하는 까닭이다. 마왕퇴 한묘漢墓 출토 이른바 목패木牌라 하는 것이 바로 저와 같은 부의품 물목이며 익산 미륵사 석탑 출토 공양품에도 이 부의품목이 보인다. 금덩이리 같은 데를 보면 누가 시주한 것인지가 드러난다. 내가 매양 무덤고고학 불교공양고고학을 논할 때 저 부의품을 주시하라 그리 목청을 높이는 까닭이 있다. 부곽? 그거 부의품목이라고 그리 강조한다. 고고학이 과거를 대상으로 삼는다? 고고학은 현대학이요 당대학이며 미래학이다. 과거의 진실을 찾아? 오만이다. 현대의 탐구요 미래의 탐구.. 2024. 3. 4.
국뽕의 적장자 고려거란전쟁 이 이야기는 누차 이야기했다. 드라마 제작진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시청자가 원하는 바는 종국으로 갈수록 극명하게 갈라진다. 자꾸만 파열음이 빚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까닭은 이때문이다. 억지라는 느낌을 주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드라마 제작진은 영명한 군주, 황제폐하 만세,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 애국심 간단히 말해 나치즘 파시즘을 열렬히 찬양하며 발수갈채를 유도하려 한다. 현종은 총통이며 두체다. 히틀러요 무솔리니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는 국제시장 명랑 인천상륙작계보를 잇는 국뽕의 적통이며 그 반대를 표방하나 실상 더 폭력적인 내셔널리즘의 위대한 성전 1987과 1980과는 적대적으로 야합한다. 하지만 대중은 이미 저에는 신물이 났다. 지난 백년을 울거먹은 진부한 애국심은 관심 없다. 억지로 쥐어짜.. 2024. 3. 3.
사람 약탈, 정복왕조가 사는 법 거란은 지금의 동아시아, 구체로는 지금의 중국 동북지역을 본거지로 삼는 유목 성향이 매우 강한 민족이다. 오랜기간 할거상태를 면치 못하던 이 諸 부족이 마침내 야율아보기라는 걸출한 지도자를 만나면서 통일왕조를 이룩하니, 통일왕조란 곧 유목생활 청산, 정주문화 돌입이라는 뜻이었다. 거란은 정복왕조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내거니와, 왕조 초창기는 땅따먹기에 여념이 없어, 주변을 압도하는 군사력으로 제압하기 시작하면서 힘을 더욱 팽창한다. 문제는 이 정복은 어느 시점에는 중단해야 하며, 이때부터 비로소 내실 다지기에 들어가는데, 이 내실을 어떤 방식으로 다지느냐였다. 유목민족이라 하면 약탈을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그 약탈 대상이 무엇이냐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걸 중요하게 고려한다 하지만 내 보기엔..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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