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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 따다 찢어진 자주 치마 한시, 계절의 노래(19) 뽕따기[采桑度] 양기 성한 봄날에뽕잎 따는데, 초록 잎은 어찌 저리펄럭이는지 가지 잡고 나무 위로올라가다가 자주 치마 걸려서찢어졌다네 采桑盛陽月, 綠葉何翩翩. 攀條上樹表, 牽壞紫羅裙. (2018.05.02.) 한자 성어에 ‘상간복상(桑間濮上)’이란 말이 있다. 『예기』 「악기(樂記)」에서 유래한 말이다. “복수(濮水) 강가 뽕나무 숲 사이의 음악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음악이다.(桑間濮上之音, 亡國之音也.)” 『한서』 「지리지(地理志)」 설명에 의하면 춘추시대 위(衛)나라 복수 가 뽕나무 숲에서 남녀가 밀회를 즐겼고 그곳에서 음란한 노래를 많이 불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상간복상’이란 성어는 남녀가 밀회하는 장소 또는 남녀가 함께 부르는 음란한 음악을 의미한다. 『시경』의 정풍.. 2018. 5. 3.
복사꽃 흘러가는 곳 산중문답(山中問答) 당(唐) 이백(李白) / 김영문 選譯 내게 묻기를 무슨 생각에푸른 산에 깃들어 사나 웃으며 대답 않으니마음 절로 여유롭네 복사꽃 뜬 계곡물아득히 흘러가는 곳 여기가 바로 별천지인간 세상 아니라네 問余何意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窅然去 別有天地非人間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이태백 대표작이다. 도연명을 빌려와 복사꽃 핀 산중 생활을 말한다. 이태백 다른 시들을 견줄 때, 이는 안빈낙도와는 거리가 멀어 절대고독이다. 2018. 5. 3.
내가 없어도 꽃은 피겠지 한시, 계절의 노래(18) 익주로 가며 작은 뜰 벽에 쓰다[將赴益州題小園壁] [唐] 소정(蘇頲) 또는 장열(張說, 667~730) / 김영문 選譯評 해 저물어 몸 더욱늙어가는데 봄이 오면 정든 집떠나야한다 아까워라 동쪽 뜨락저 나무들 사람이 없어도꽃 피우겠지. 歲窮惟益老, 春至却辭家. 可惜東園樹, 無人也作花. (2018.05.01.) 늙어가는 몸으로 익주(益州)로 떠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 현종(玄宗) 개원(開元) 8년(720년) 소정(蘇頲)이 쉰을 넘어 익주장사(益州長史)로 부임한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먼 타향으로 관직 생활하러 떠나야 하는 시인이 집안 뜨락을 거닐며 매화나무,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등 봄꽃 나무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광경임에 틀림없다. 아쉬워하는 마음이 행간에 짙게 배어.. 2018. 5. 2.
고구려 태조왕(太祖王)의 책성(柵城) 순수(巡狩)와 봉선(封禪) 내가 논문이랍시며 이곳저곳에 한창 싸지르던 시절, 〈고구려 태조왕(太祖王)의 책성(柵城) 순수(巡狩)와 봉선(封禪)〉이란 제목의 글 한 편을 탈조한 일이 있으니, 한민족학회라는 곳에서 발간하는 기관지 《한민족연구》 제3집(2007년 6월 발간)에 수록됐다.(동 기관지 45~69쪽에 실렸다.) 이 글은 나로서는 적지 않은 공을 들인 것이었으나, 이것이 어찌하여 저 잡지에 기고되기에 이르렀는지는 자세한 내막을 지금은 기억할 수는 없지만, 당시 학회장 정영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의 인연 때문이었다고 기억한다. 저 학술지나 학회 모두 그 명칭에서 소위 말하는 '국뽕' 냄새가 짙기 마련이거니와, 실제 그것이 표방하는 정신도 그랬다고 기억한다. 저 무렵 정 교수가 저 학회가 주최하는 어떤 자리에서 논문 발표를 하.. 2018. 5. 1.
내일 아침 생각나면 거문고 안고 오시게 산속에서 은자와 술을 마시다[山中與幽人對酌] [당(唐)] 이백(李白) / 김영문 고르고 옮김 두 사람 대작에산꽃이 핀다 한 잔 한 잔또 한 잔 나는 취해 자고 싶어너도 이제 그만 가 내일 아침 생각나면거문고 안고 다시와 兩人對酌山花開, 一杯一杯復一杯. 我醉欲眠卿且去, 明朝有意抱琴來. (2018.04.30. 산꽃은 왜 필까? 두 벗이 마주 앉아 술을 마시기 때문이다. 달콤한 주향(酒香)에 취하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야기꽃은 “난초 향기를 발하며(同心之言, 其臭如蘭)”(『주역』 「계사전繫辭傳」) 주위의 봄꽃도 활짝 피어나게 한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김소월, 「산유화」) 그야말로 백화제방(百花齊放)이다. 그러므로 “한 잔 한 잔 또 한 잔(一杯一杯復一杯)”은 모.. 2018. 5. 1.
오늘 보내는 봄 내년엔 버들가지로 돌아왔으면 봄을 보내며[送春] 2수 중 둘째 [송(宋)] 이광(李光, 1078~1159) / 김영문 고르고 옮김 뭇 꽃들 다 지고버들솜 날려 밭둑에도 놀이꾼점점 드무네 오늘은 나루에서봄을 보내니 내년 버들 가지에되돌아오길 群花落盡柳綿飛, 陌上遊人去漸稀. 今日江津送春去, 明年還向柳梢歸. (2018.04.29.) 봄도 강나루에서 배를 타고 떠날까? 나루에서 봄을 보낸다는 표현이 신선하다. 그러고 보면 나루는 이별의 장소이면서 만남의 장소다. 우리는 강나루에서 처음 봄을 만난다. 얼음이 녹을 무렵 버드나무에 연초록 새눈이 돋는 곳이 바로 강나루다. 강나루에서 만난 봄은 강나루에서 떠나간다. 흘러가는 강물은 바로 세월이다. 아니 세월이 바로 강물이다. 그 세월의 강물 위로 사계절이 흘러가고 사람들이 흘러간다. “봄날 꿈 .. 201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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