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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청와대불상, 환지본처還至本處를 입에 달고 사는 조계종의 자가당착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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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중앙박물관이 개최 중인 환지본처 특별전



대한불교조계종 본산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는 조계종단 헤드쿼터가 있고, 거기에 불교중앙박물관이라는 데가 있다. 2022년 5월 현재 이곳에서는 환지본처還至本處를 앞세운 특별전이 열리는 중이다.

환지본처란 무엇인가? 본처한테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본처란 무엇인가? 있어야 할 자리라는 뜻이다.

불교경전에도 보이는 이 구절을 조계종은 항용 성보문화재, 곧 불교와 관련한 문화유산이 유리걸식하는 신세에 분통하면서 그것이 마뜩히 있어야 할 곳으로 가야 한다는 구호로 쓰곤 하는데, 불법 반출한 불교 성보문화재를 돌려받아야 하는 금과옥조처럼 사용한다.


조계종이 돌려받았다는 성보문화재. 저 특별전에 출품됐다.



불교문화재는 여타 다른 문화재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도굴 피해를 봤다. 그래 그 옛날 돈에 눈이 먼 주지가 팔아먹은 것도 있고, 도둑님들이 강탈한 것도 있다. 설혹 주지를 비롯한 해당 불교인사가 그 반출에 간여했다 해도 그 반출은 불법이기에 당연히 해당 불교유산은 당연히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함은 강조가 필요없다.

저 환지본처를 앞세운 이 특별전은 국내외로 불법반출되었다가 근자 제자리를 찾은 불교유산들을 정리하는 자리다.

이 문제는 여러 번 지적했지만 저런 조계종이 저 환지본처도 지들 입맛대로 이런 땐 환지본처라 했다가 저럴 때는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해괴한 논리로 전용하곤 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기이할 뿐이다. 저 청와대불상만 해도 그렇다.


이거사 부처님을 위리안치한 청와대 경내 북악 숲


잘 생긴 얼짱 부처님이라 해서 흔히 청와대미남불로 통칭하는 저 청와대불상이 유리걸식해 오늘에 이르는 어처구니 없는 사연이야 내가 이 블로그에서도 여러 번 소개했으니(아래 관련 글들을 모조리 첨부한다) 중언부언을 피하기로 하고, 저것이 있어야 할 자리는 경주이며, 더욱 구체로는 이거사지라는 신라시대 사찰 자리다.

그래 이거사지 현지 사정이 안 좋은 점을 고려한대도 당연히 그것이 가야 할 자리는 경주다.

마침 경주시에서는 이곳에 대한 발굴정비에도 착수했으니, 예컨대 국립경주박물관이라든가 황룡사지라든가 하는 임시하는 자리에 모셔다 놓았다가 현지 형편이 되는 그때는 즉각 현지로 돌아가셔서 이제는 좀 안식을 취해야 하는 부처님이다.


위리안치 청와대불상


부처님이 집이 있겠냐만, 그래도 본처 본가를 떠난지 100년이 지났는데, 더구나 조선총독한테 진상되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통령한테 진상된 공진품임에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청와대 뒤편 북악산 구석데기 수풀에 위리안치되어 오늘에 이른다.

이걸 경주 현지로 돌리겠다고 전임 문재인정권에서 움직였더니, 조계종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서 반대했다. 그래 그 속내가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런 움직임 뒤에 이른바 개독들이 있다는 종교갈등 심리에서 촉발된 점은 내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그것을 쫓아내는 것도 아니요,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모신다는데 그걸 다름 아닌 조계종단이 발끈하고 반대하고 나선 일은 자가당착에 다름 아니다.


위리안치 청와대불상



그에 더불어 조계종단에 빌붙어 한 자리 하고 싶은 이른바 지식분자 일부도 그에 부화뇌동해 그것이 현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버젓이 하고 다니니, 개중 한 명한테 내가 "당신이 명색이 불교학도냐? 너 같은 놈이 불교학도냐?" 따졌더니, 하는 말이 가관이라 "경주에 저만한 문화재도 많아 가서 표도 안 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와대에 저런 불상 한 분쯤 계시는 것도 좋지 않냐" 반문하기에 그 놈 얼굴에 침을 뱉고 말았다.

왜 경주로 가야 하는가? 당위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마뜩히 있어야 할 곳이 경주라는 데 무슨 궤변이 필요한가? 더구나 그 과정이 불법 탈법이었으니, 더더구나 본처로 환지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 저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유리걸식한 문화재가 이른바 그 비운의 역사를 상징하는 역사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내가 비근한 사례로 북관대첩비를 들거니와, 이 북관대첩비는 지금에 와서 내가 매양 하는 말이지만, 나는 그것이 반환되는 것보다는 외려 야스쿠니 신사에 그대로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반환되어 북한으로 간 지금, 그것이 주는 역사성과 상징성이 말살되어 버렸다는 점에서 그렇다. 북관대첩비는 야스쿠니신사에 있었어야 그 역사성이 빛을 더욱 발한다.


청와대불상



하지만 이 청와대불상은 그 어디에도 저와 같은 상징이 없다. 청와대 경내에 그대로 머문다 해서 그것이 불법 이탈 유리한 문화재임을 그 자체로 증언하는 그 무엇도 없거니와, 무엇보다 현재의 불상은 위리안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알려지기로 저 불상이 현재의 구석데기로 위리안치된 시점이 개독 대통령 김영삼 시절로 기억하거니와,

그래 혹자는 서울 구심, 특히 경복궁 중심 광화문대로는 아래로 내려다 보는 지금 자리가 좋다 하기도 하더라마는, 앞에서 말한 저 불교사학도는 심지어 무슨 논리를 내세웠는가 하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와대라는 곳에 저런 부처님 한 분 계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청와대를 방문하는 외국정상 같은 분이 볼 수 있는 것이고, 그걸로 자랑스런 한국 역사 일부를 보여줄 수도 있지 않겠느냐" 했지만, 현장 가 봐라!

세상 어떤 놈이, 그 어떤 외국 정상놈이 본관도 지나고 관사도 지나서 숲길 산길 헥헥거리며 일부러 올라 이 부처님을 친견한단 말인가?


청와대 관저. 저 뒤안 수풀데기에 불상은 위리안치다.



그 반환을 반대하는 그 어떤 논리도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환지본처다. 본래 있었던 곳, 마뜩히 있어야 할 곳으로 이제는 부처님을 보내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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