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19978 [백수일기] (20) 버벅이면 먹을것이 나온다 일본말? 하나도 몰라도 다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다. 답답한 건 내가 아니라 저들이다. 이 ICOCA 카드가 일본에선 현금 대신 여로 모로 유용한데 한데 쓰다 보니 앵꼬 충전하는 방법을 몰라 어디서 충전하는지 이 카드 들고서 현금 보여주며 음? 했더니 에키 니까이 해서 역 구내 이층으로 갔다. 보니 이짝 줄 저짝 줄 다른 모양이라 부러 버벅이니 저 뇐네 불쌍타 해서 니혼진 중년 여성이 이짝 줄 서라 하고 갈차주고 내 순서 되어 우째 하는지 모르는 몸짓 심하게 하니 쳐다보던 역 구내 직원 직접 와서 다 해준다. 이때 니혼고는 전연 모르는 체 해야 풀 서비스 받는다. 오천앤 지폐 보여주며 에브리씽 차지 하니 본인이 탁탁 보턴 눌러 다해준다. 레시트? 하는데 노우 쌩스 했다. 아차 니혼고 전연 못알아 듣는 걸로.. 2023. 10. 27. 2023 제75회 정창원 출품작 (1) 요상한 나무 주전자 각조오동금은화형합자刻彫梧桐金銀繪花形合子 이름이 아주 길어 각조오동금은화형합자 명문 刻彫梧桐金銀繪花形合子 銘文 이라 먼저 끊어읽기 문제가 대두하는데 본체는 화형/합자라 꽃모양 합자 라는 말이다. 합자는 그 기능 모를 때 그냥 붙이는 말. 전체 모양이 꽃 봉우리처럼 생긴 물건이란 뜻이다. 조각 / 오동 은 오동나무를 조각했다 혹은 그렇게 만든 이란 의미. 금은회金銀繪는 글자 그대로는 금과 은으로 그린 이란 의미인데 이 문맥에선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몸통 아래 바닥에 계단戒壇 이라는 묵서가 있어 동대사東大寺 계단과 관계한 물품이구나 짐작할 뿐이다. 천상 모양은 영지버섯이고 그 색감 역시 그러하거니와 전체 품새는 거북이나 자라를 닮았다. 몸통 조각은 오동나무 재질이라 해서 메이지시대에 저리 이름했다. 그렇담 실제는 어떠한가? 이번 도록을.. 2023. 10. 27. 일교차 심한 나라, 그래도 날은 밝고 2023년 10월 27일 금요일 오전 일곱시 일본국 나라시 현재 기온 13도. 낮 최고기온 22도라는데 동시대 한국 기온이랑 진배없는 모미지철이다. 오늘 오전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제75회 정창원전 개막식이 있다. 나는 그에 참석해 둘러보며 일행들은 동대사로 행차한다. 특별전 촬영은 개막식이 제일 형편이 좋다. 듣자니 생각보다 이 특별전 일본 언론쪽 관심이 덜하다는데 간단하다. 공동주최가 요미우리 신문인 까닭이다. 남의 잔치 좋아하는 언론사 없다. 저 산 너머가 교토 아닌가 하는데 저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쳤다. 2023. 10. 27. [백수일기] (19) 그날 빨래는 그날 해치워야 방법? 간단하다. 언젠가 썼듯이 어차피 하루 한 번 이상은 하는 샤워 이용하면 된다. 여행 다니며 뽀송뽀송 빨래 바라겠는가? 땀 냄새 지우는 물빨래로 족하다. 어차피 샴푸 린스 등등 쓰는 거 일거 양득 그대로 뿌리고 머리 사티구니 타고 흐른 저 물결 빨래 적시기 마련이라 나는 질근질근 잘근잘근 밟아주면 그뿐이다. 저리 해서 마르면? 온몸에서 샴푸 린스 냄새가 난다. 부처님 된 기분이다. 어젯밤 잠밧때기를 저리 하고선 일어났더니 얼마나 건조한지 새벽이 다 말랐더라. 2023. 10. 27. 20세기, 그리고 독립운동을 뛰어넘는 안중근 선생 한국에서 소위 독립운동가 중에 가장 특이한 양반이 나는 안중근 선생이라고 생각한다. 이 양반의 동양평화론이던가, 그리고 옥중에서 썼다는 여러 글의 내용을 보고, 이 분은 도대체 한국 독립을 위해 이토를 쐈다는 간단한 언설로 설명이 가능한 양반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다. 지금도 이 양반을 한국의 독립운동가라는 틀안에만 넣어두고 필요할 때만 꺼내 보려는 시각이 많다고 보는데, 안중근 선생이 죽기전 써 놓은 글을 보면 독립운동가의 글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보면 딱 당황하기 좋은 내용들 뿐이다. 이 양반은 20세기 시각으로 보는 것 보다는 21세기의 시각으로 보면 어쩌면 이해가 갈 부분이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지금 시각으로도 완전히 이해간다고 이야기하기는 난감한 부분도 여전히 있을 수 있.. 2023. 10. 27. 하얼빈 의거 144주년 단편영화 <안중근> https://youtu.be/EJifvw4wEAg?si=q7uHxt08dxc6PWs0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44주년을 맞아 제작한 단편영화 을 유튜브에 공개하였습니다.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상영시간 약 20분) #안중근 #단편영화 #국가보훈부 #안중근의사기념관 #파라독스스튜디오 #좋아요부탁 2023. 10. 26. 덴마크 병원선과 안중근의 아들 덴마크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유엔 회원국 중 가장 먼저 의료지원 의사를 표명한 나라로 같은 해 3월 4개의 수술실과 356개의 병상이 구비된 'MS유틀란디아'호가 한국에 파견돼 1953년 10월 16일 덴마크로 귀항할 때까지 한국에 3회에 거쳐 총 999일간 유엔 군인뿐만 아니라 한국 민간인 수만 명을 치료했다. 이 배는 안중근 가족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데 1939년 '박문사 화해극'에 동원되어 호부견자(虎父犬子) 소리를 들은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1907~1952)이 1950년 귀국 후 부산 피난 시절에 폐결핵에 걸려 치료와 요양을 받았던 배이기 때문이다. 이토 사망 30주기를 맞아 경성에 만든 박문사에서 이토 위패에 절을 하는 사진을 찍은 이후 독립운동을 하던 민족주의자들에게는 멸시를, .. 2023. 10. 26. 144주년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일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일 오늘은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지 14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안 의사는 이토가 하얼빈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우덕순 등과 함께 계획을 세워, 10월 26일 하얼빈역에 등장한 이토를 저격해 3발을 명중시켰습니다. 러시아군에게 체포 당시, 안 의사는 하늘을 향해 “코레아우라”를 크게 세 번 외쳤습니다. 그리고는 법정에서 한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 이토를 쏘았노라고 밝혔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의연했던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겠습니다. #안중근의사 #10월26일 #하얼빈의거 #안중근의사기념관 #국가보훈부 2023. 10. 26. 2023 제75회 정창원전 전시포스터 전면엔 나전칠기 비파를 앞세우고 뒷면엔 역시 나전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거울을 내걸었으니 이번 전시가 표방하고자 하는 바는 비교적 뚜렷이 드러난다고 본다. 저런 유물이 중국 본토에도 없으니 얼마나 자랑하고 싶겠는가? 대마도 강탈 불상도 돌려주기로 한 마당에 이젠 국내서도 정창원전 개최를 심각히 고려해봐야 할 시점이다. 2023. 10. 26. 정창원전 개막을 하루 앞두고 내일 정창원을 치고 들어간다. 개막식이 내일 오전. 올해로 75회째를 맞는 이 특별전과의 인연도 질겨서 다섯번 이상은 참관한 듯 하다. 그에 앞서 나라박물관장까라 박물관 관계자분들과 간단한 저녁을 한다. 올 전시회 출품작들을 일별하면 초출이 6점인가 포함된다지만 명품전 같은 느낌을 준다. 자세한 소식은 내일 현장에서 전하기로 한다. 통신 사정이 어떨란지 모르겠다. 올 정창원전은 https://historylibrary.net/m/entry/2023-%EC%A0%9C75%ED%9A%8C-%EC%87%BC%EC%86%8C%EC%9D%B8%EC%A0%84-%ED%8A%B9%EB%B3%84%EC%A0%84-%E7%AC%AC75%E5%9B%9E-%EC%A0%95%EC%B0%BD%EC%9B%90%EC%A0%84-%.. 2023. 10. 26. 한국민주주의의 기원 우리는 민주주의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1960년 4.19 혁명 또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지만 한국사에서 민주주의의 역사는 1945년 이전으로 소급할 수 없다. 정확히는 일제가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하면서 남한에 진주한 미군정 이후, 자유당정권을 거치며 배양된 것이 한국의 "민주주의"다. 신문의 키워드 "민주주의" 숫자만 봐도 분명히 알 수 있다. 특히 1945년 이후 민주주의 키워드는 한국전쟁기를 제외하면 계속 증가하다가 4.19 시기에 정점을 찍는다. 일제시대의 신문에 키워드 "민주주의"는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부정적 기사가 대부분이다. 이는 한국의 민주주의의 성장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시기가 미군정기와 자유당정권이었다는 뜻이다. 이승만은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키운 고등학력자들이 학교에서 배.. 2023. 10. 26. 화상 치료에 쓴 달거리 피, 마왕퇴 백서의 경우 일정 연령이 다달은 여성이면 평균 매달 한번은 겪는 피쏟음을 월경月經 혹은 월사月事라 하고, 달거리라 하며, 영어로는 의학용어로는 Menstruation이라 하지만 대개는 monthly period 혹은 문맥에 따라서는 그냥 간단히 period라 하거니와 남자인 내가 그 고통을 알 수는 없지만, 다만 내가 그와 관련해 이야기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저에서 생산하는 핏물 용도다. 이 이야기로 가장 저명한 일화가 삼국유사가 저록한 원효 설화라, 그에 의하면 친구 의상이가 지금의 양양에다가 낙산사를 세우고, 관음보살을 툭하면 친견한다 하니 배가 아파 나도 관음보살 좀 만나 볼끼라고, 낙산사로 향하다가 냇가를 지나는데 하얀 소복 차림 중년 여성이 월경 핏물이 묻은 옷감을 빨래 하는지라, 목이 마르다 하니, 그 소.. 2023. 10. 26. 강탈 대마도 고려불상 11년 억류는 국가범죄 절도범이 국내로 들여온 부석사 고려불상…대법 "일본에 소유권" 2023-10-26 10:35 일본 민법에 따라 '20년간 점유' 인정돼 소유권 넘어가 https://m.yna.co.kr/view/AKR20231026062100004?section=society/all&site=major_news01 절도범이 국내로 들여온 부석사 고려불상…대법 "일본에 소유권"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일본에 있다가 절도범에 의해 국내로 들어온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불상)의 소유권이 7년의 소송전 끝에 일본...www.yna.co.kr 말도 안 되는 논리가 난무하며 물경 11년을 끌었다. 사필귀정이다. 언제 어떻게 나간지도 모르는 불상이 오로지 한때 고려 국적이었다는 팩트 아래 왜구에 의한 불법강탈.. 2023. 10. 26. 현재에서 출발하는 문화재, 복식의 경우 나는 매양 우리 문화재학 혹은 문화재행정이 탑재한 가장 큰 문제로 실체도 없는 원형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히는 과거지상주의 상고지상주의를 들거니와 저 문화재 역시 우리가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은 지금 이곳이어야 함을 역설했다. 단순히 이는 자세의 문제가 아니라 보호를 구실로 문화재를 실상은 파괴 훼멸하는 길로 귀결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탑재한다. 더 간단히 말해 저 원형 중심 상고주의는 그 이후 그 유산이 걸친 켜켜한 역사를 옹이로 간주해 쳐내는 홀로코스트다. 왜 지금 이곳이 중요하며 왜 지금 이곳이 준거가 되어야는지를 복식을 통해 실례로 든다. 여타 유산과 마찬가지로 복식이라 해서 사정이 다를 바 없어 그 실물자료라 해봐야 고대로 갈수록 몇 점 되지도 않고 그나마 남은 것이라 해봐야 시체를 싸맨 것이며 .. 2023. 10. 26. [백수일기] (18) 귀찮으나 피할 순 없는 deconstruction 백수는 그냥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다. 그것이 나처럼 정년퇴직을 일부러 당긴 명예퇴직이건 혹은 누구처럼 원치않는 종료이건 간에 그에는 번다한 절차가 있기 마련이며 이런 제반 절차가 마무리되어야 진짜 백수가 된다. 이전 회사랑 고용 피고용에 따른 모든 절차는 그제 모두 끝났다. 다만 다른 권리관계에서 다툼의 소지가 있는 건이 남아 조금 골치가 아프지만 모든 공식 관계는 terminated라 나는 이제 연합뉴스랑은 그 어떤 의무 권리 관계도 존재하지 않는 남남이 되었으니 1993년 1월 1일 이전 31년 전 관계로 돌아간 것이다. 그에 따라 새로운 절차가 기다린다. 이전 회사가 대행하던 사대보험의 지역보험 전환이니 하는 문제들도 있고 그것도 대략은 마무리되었으니 이제야 비교적 홀가분하다. 간단히 말해 복잡하지.. 2023. 10. 26. 114년 전 오늘 안중근이 이등박문을 쏘다 그 뜻이 크도다 때가 영웅을 지음이여 영웅이 때를 지음이로다 ... 쥐도적 이토여 어찌 즐겨 목숨을 비길꼬 *** Editor's Note ***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은 하얼빈역에 내리는 이등박문을 쏘았다. 114년전 오늘이다. 이를 우리 세대는 하얼빈 의거라 배웠는데 지금도 그리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2023. 10. 26. 백제개발연구원, 동아그룹 총수 최원석이 남긴 문화유산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백제문화개발연구원 이라는 데가 있다. 2023년 10월 현재 대표자는 국회 부의장까지 지낸 조부영. 주소는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2가 201-1 신원빌딩 401호. 설립목적으로 "백제문화의 연구개발과 전승으로 민족문화 정립을 표방"하는데, 그 주요사업으로는 1. 강연회 개최 2. 학술연구비 지급 3. 백제문화 조사연구 가 있다. 법인설립이 인가된 시점은 1982년 1월 13일, 소관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이며 담당 부서는 전통문화과. 풍납토성의 오늘을 있게 한 주인공으로는 이형구 교수가 1997년 9월 23일 펴낸 《서울 풍납토성(백제왕성)실측조사연구》가 꼽히는데, 그 발행처가 바로 재단법인 백제문화개발연구원이다. 이후 모든 풍납토성 연구는 이 실측보고서를 출발로 삼는다. 이미 보고서를 .. 2023. 10. 25. 2024년 제5회 동남아시아고고학 국제컨퍼런스 Session 16. Current status and development direction of underwater cultural heritage conservation science in Southeast Asia Convener: Young-Hwa Jung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Maritime Cultural Heritage, Republic of Korea), Rachelle Anne Geline P. Ureta (National Museum of the Philippines) and Monchalus Pitisinchoochai (The Fine Arts Department, Thailand) Call for Papers Registration for pr.. 2023. 10. 25. 축산 농가를 공포로 몰아넣는다는 럼피스킨병이 비루? 이름은 듣도보도 못한 럼피스킨병이라는 소 전염병이 확산해서 농가들이 난리라 해서 찾아 보니 럼피 스킨 병 Lumpy skin disease (LSD)이라, 피부가 럼피해 지는 증상을 나타내는 절병인갑다 해서 생각해 보면, 이 말을 틀림없이 lump를 말할 것일진대, 럼프라면 혹을 말할 텐데 그렇다면 이 병에 걸리면 피부에 혹이 생긴다는 뜻인가? 저 병을 위키피디아에서 검출하니, 저와 같은 자료 사진이 뜨는데, 잉? 혹은 피부에 혹이 생겼는지는 잘 보이진 아니하나, 그 폼새는 천상 우리가 말하는 비루 먹은 그 몰골 딱 그것이다. 저 병에 감염하면 방법이 없는 듯, 살처분 하는 모양이라, 소에서 발병하며 이를 옮기는 바이러스는 폭스비리대 Poxviridae 라는 족속에 속한다는데, 비리대 viridae야 틀.. 2023. 10. 25. [백수일기] (17) 고생한 나를 위해 질러 언제 이런 기회 다시 올까 싶어 일단 지르고 봤다. 매양 이러다간 이내 파산하지만 이때가 아니면 언제 질러보겠는가? 그런대로 목돈도 생겼고 또 이번 달까진 일한 것으로 쳐준대니 마지막 봉급은 순전히 나를 위해 꼬나박기로 했다. 왕복 비행기표는 다행히 그간 소진 못한 마일리지가 있어 이걸로 비즈니스석 갈음한 대신 이에서 아낀 돈은 그런대로 괜찮은 숙소 장기 기거로 질러버렸다. 지인들이 혹 오시는 길이라면 숙박은 내주려 한다. 엇비슷한 일이 해직 말년에 있었지만 그땐 여러모로 급했다. 이번엔 느긋하려 한다. 그래도 현장 가면 싸질러다니겠지만 그야 내가 원한 광분이니 마다할 이유는 없다. 워밍업을 위해 일단 짧은 데로 모미지 구경이나 다녀올까 한다. 2023. 10. 25. 유배로 점절한 삶, 원교 이광사 흔히 유배지에서 예술을 꽃피운 사람 하면 추사를 들먹이곤 한다. 하지만 그보다 예전에 그보다 더 오래 유배를 살았고 또 유배지에서 자신의 예술을 완성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원교 이광사(1705-1777)다. 붕당정치에 휘말려 함경도 부령으로, 다시 전라도 신지도로 옮겨가며 끝내 거기서 죽어야했던 원교지만, 강화학파의 중진으로 학문이 뛰어난 건 물론이고 특히 꼬장꼬장하면서도 유연함이 있는(모순되지만 이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다) 글씨로 일세를 풍미했다. 그가 죽자 부령 선비들이 신지도까지 내려와 장사를 도왔다는 이야기가 전할 정도로 학덕이 높았고 또 호남의 절이란 절에는 거의 다 편액글씨를 써줄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그의 모습은 지금도 초상화로 남아 전해진다. 2023. 10. 25. 이전 1 ··· 338 339 340 341 342 343 344 ··· 95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