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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zy Gyeongju Gyeongju and Silla in Spring 경주 대릉원의 봄 photo by Seyun Oh 2019. 2. 14.
아이한테 밥을 먹일 땐 입을 벌리는 법 옛날 그림 중에 신묘한 필치라 일컫는 것이 있어 노인이 어린 손주를 안고 밥을 떠 먹이는 장면을 묘사했다. 신비로운 채색이 마치 살아있는 듯했지만 강정대왕(성종)이 보고는 말했다. "이 그림이 좋기는 하다만, 어른이 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는 반드시 그 자신도 입을 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그림에서는 다물고 있으니 화법이 걸러먹었다." 이로부터 마침내 버러진 그림이 되고 말았다. 조선 중기 걸출한 이야기꾼 어우당(於于堂) 유몽인(柳夢寅, 1559~1623)이 정리한 야설(野說) 모음집인 《어우야담(於于野譚)》 중 학예(學藝)편이 수록한 그림 감식안과 관련한 일화 중 하나다. 이 대목을 접하고는 나는 과연 그랬는가? 혹은 지금도 그런가 생각해 보고는 무릎을 쳤다. 아이한테 밥숟가락 떠 준다 해서 꼭 그 .. 2019. 2. 14.
개간, 산림파괴, 말라리아 (6)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에필로그 1 앞에서 살펴 보았듯이-. 15세기부터 한반도는 새로운 농경지를 찾아 개간을 시작했다. 개간은 처음에는 무너미 일대에 물을 대어 논으로 바꾸는 형태로 시작했지만 이것도 16세기에 들어 거의 개간이 완료되자 이번에는 사람들은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산꼭대기까지 불을 놓고 논밭을 일구어 19세기 초반이 되면 평지의 농경지와 산의 농경지가 거의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그야말로 나라 전체가 농경지로 바뀌고 산에는 나무 하나 없는 터무니 없는 상태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여기다 기왕에 존재하던 밭까지 새로 논으로 바꾸는 활동이 시작되면서 전체 경작지에서 논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졌다. 몇백년간에 걸친 이런 조선 농촌 변화의 충격파는 16~19.. 2019. 2. 14.
The Beginning of World Heritage The Temple of Abu Simbel, Nubia, Egypt 2019. 2. 14.
sunset over the nile river 아스완댐 서쪽 너머로 해가 진다. 2019. 2. 14.
Hwaeonsa Temple full of red plum blossoms Hwaeonsa Temple full of red plum blossoms, Gurye 홍매 만발한 구례 화엄사 photo by Seyun Oh 2019. 2. 13.
상관완아묘上官婉兒墓 Tomb of Shangguan Wan'er 상관완아묘(上官婉兒墓) Tomb of Shangguan Wan'er In September 2013 it was announced that archeologists in China had discovered the tomb of Shangguan Wan'er near the airport at Xianyang, Shaanxi province. The tomb was badly damaged, perhaps deliberately according to Chinese archeologists, and only a very few burial goods were discovered inside, including some sculptures of people riding horses. The identity.. 2019. 2. 13.
<로마의 이면> 스페인광장의 키츠셸리하우스 윌리엄 와일러 William Wyler가 감독한 영화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1953)에서 그 깜찍 공주 오드리 햅번Audrey Hepburn이 미국 기뤠기로 그 시대 한반도를 풍미한 배우 남궁원을 빼다박은 그레고리 펙 Gregory Peck을 만나 수작하는 배경 중 하나가 된 피아차 디 스파냐 Piazza di Spagna는 그 기분과 폼을 내려는 사람으로 언제나 북적이는 overtourism 총본산이 된지 오래거니와, 그 유명한 분수대와 계단을 전면에 앞세우고 계단이 시작하는 오른편 귀퉁이 제법 우람한 건물채에 키츠셀리기념관 Keats-Shelly House란 작은 명패가 하나 있어, 이곳이 바로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기린아이자 아이돌들인 존 키츠(John Keats. 1795~18.. 2019. 2. 13.
초록 치마 걸친 매화 한시, 계절의 노래(272) 청매화[綠萼梅] [宋] 왕지도(王之道) / 김영문 選譯評 윤기 나는 천연 옥이미세하게 향기 내며 담담하게 화장하고동풍에 몸 기울였네 하지만 꽃샘추위여전히 사납지만 새벽 창에서 그래도초록 치마 입어보네 天然膩玉細生香, 斜倚東風佇淡妝. 可是春寒猶料峭, 曉窗猶試綠羅裳. 매화는 종류가 얼마나 될까? 매우 다양하다. 색깔에만 따르면 백매(白梅), 홍매(紅梅), 흑매(黑梅), 황매(黃梅), 청매(靑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백매는 흰 매화로 가장 널리 분포한다. 홍매는 다시 분홍색과 빨간색으로 나뉜다. 내가 본 분홍색 매화 중 일품은 백양사 고불매이며, 빨간색 매화 일품은 통도사 자장매다. 흑매는 홍매의 색깔이 짙어서 검붉은빛을 띠는 매화다. 화엄사 화엄매가 그렇다. 황매는 납매(臘梅.. 2019. 2. 13.
Tongdosa Temple in Full Bloom Tongdosa Temple full of plum blossoms, Yangsan 매화(자장매) 만발한 양산 통도사 photo by Seyun Oh 2019. 2. 12.
소공동 롯데백화점 주차장의 국립중앙도서관 서울 도심 한복판 소공동 롯데백화점 주차장에는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 표식돌 하나가 있다. 조선호텔 근처 옆구리로 들어가는 롯데 주차장 들어서자마자 지하 주차장 내려가기 전에 이 표식이 있다. 그 표식에 적힌 문구는 다음과 같다. 국립중앙도서관 옛터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동 6번지 1923년 11월 30부터 1974년 12월 1일까지 1992년 10월 15일 국립중앙도서관세움 현재의 국립중앙도서관은 1988년 옮겨간 서초구 서초동에 둥지를 튼 상태다. 역사적으로 대단히 의미 있는 곳인데 현재 처지가 그러해서 그 역사성을 충분히 홍보치 못 하는 점이 가슴 아프다. 그건 그렇고 이 안내문은 문제가 좀 있다. 1923년 11월 이후 1945년까지는 이 자리는 조선총독부도서관이었고 이후 남산 기슭으로 이전한 197.. 2019. 2. 12.
해혼후묘(海昏侯墓), 폐제废帝 창읍왕昌邑王 유하刘贺 능묘陵墓 개요 강서성江西省 남창시南昌市 신건구新建区 대당평향大塘坪乡 관서촌观西村 곽돈산墎墩山에서 발견된 서한西漢시대 폐제废帝 창읍왕(昌邑王) 유하(刘贺)의 능묘陵墓를 말한다. 해후혼묘海昏侯墓는 중국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들인 자금성성지(紫金城城址)와 철하고분군(铁河古墓群) 일부를 구성한다. 능묘는 평면 사다리꼴[梯形]을 띠며, 총면적 약 4만6천㎡이다. 주묘主墓 2기와 배장묘陪葬墓 7기, 배장갱陪葬坑 1곳, 2기의 원궐园门·문궐门阙 등으로 구성된다. 정교한 문물을 대량으로 출토했으니, 총수는 2만 건을 상회한다. 해혼후묘는 허다한 발굴기록을 세웠다. 우선 보존상태가 가장 좋고, 결구結構 상태가 가장 완정하며, 기능별 배치 양상이 가장 뚜렷하고, 제사 체계를 가장 잘 갖춘 서한시대 열후列侯 묘원墓园으로 꼽힌다. 제1차.. 2019. 2. 11.
눈 온 뒤 피어난 홍매 한시, 계절의 노래(271) 눈 온 후 매화를 찾다[雪後尋梅] [宋] 오회지(吳晦之) / 김영문 選譯評 개울 위 외나무다리오솔길 비탈 대나무 바자울 친초가 두세 집 홍매는 시인과약속한 듯이 섣달 눈 처음 녹자꽃 보여주네 略彴溪橋小徑斜, 竹籬茅舍兩三家. 紅梅似與詩人約, 臘雪初消始看花. 입춘도 지나고 설날도 지나자 부쩍 꽃소식이 잦아진다. 오늘은 꽃샘추위가 제법 매서운 기세를 뽐내지만 부풀어 오르는 매화 봉오리를 막을 수 없다. 하얀 매화가 백설처럼 깨끗한 지조를 나타낸다면 붉은 매화는 겨우내 억눌렸던 춘심(春心)의 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춘심은 무절제한 본능의 발산이 아니다. 은은한 향기와 우아한 자태가 어울린 품격 높은 꽃마음(花心)이다. 이해인 수녀의 꽃마음은 이렇다. “매화는 기어이/ 보드.. 2019. 2. 11.
덴마크에서 발견된 천년전 바이킹 화장실 http://www.histecho.com/1000-year-old-viking-toilet-uncovered-in-denmark/ 덴마크 Stevns라는 곳에 위치한 바이킹 거주지(a Viking settlement)에서 덴마크에서는 가장 오래됐을 가능성이 있는 화장실용 2미터 깊이 구덩이가 발견됐다. 이 구덩이는 그 문화층 시료를 방사성탄소연대한 측정 결과 바이킹 시대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건 전적으로 우연에 의한 발견입니다. 우리가 기대한 건 수혈주거지(pit houses), 다시 말해 반지하식 작업장 움막(semi-subterrenean workshop huts)이었는데 지표에서 (처음 그 흔적을 찾았을 때는) 진짜 그런 줄로 알았죠. 하지만 이내 그와는 전연 다른 것임을 알았죠”라고 덴.. 2019. 2. 11.
개간, 산림파괴, 말라리아 (5)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이번 연재에서는 지난 연재와 달리 의학적 내용이 많이 들어가 좀 지루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갈 이야기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니 지루하셨더라도 앞의 내용을 이해 하는것은 꼭 필요하다. 앞에 쓴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우리나라는 19세기 말 말라리아 감염률이 엄청나게 높은 상태였다. 둘째는 농사-개간과 수리 시설 확충이 진행할 수록 말라리아 감염률은 높아진다는 현대 의학 보고가 있다. 이 두 가지이다. 이제 우리 시선을 19세기 말, 알렌이 목격한 구한말을 더 거슬러 올라가 조선후기 상황을 살펴보고 앞에 이야기한 결론들과 조합해 말라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 때가 되었다. 먼저 이번 회에 쓸 내용들에는 큰 신.. 2019. 2. 11.
Three storied Stone Stupa at Changrimsa Temple site Three storied Stone Stupa at the Site of Changrimsa Temple, Bae-dong, Gyeongju City, Gyeongsangbuk-do Located at the foot of Mt. Namsan, Bae-dong, Gyeongju-si, Gyeongsangbuk-do, Changlimsa is a Buddhist temple from the Unified Shilla dynasty period. It was not known when the temple was founded and discarded. However, it is presumed that it was built before 791 A.D. . The stone pagoda is also bel.. 2019. 2. 10.
콜로세움(Colosseum, Colosseo) (1) 상공을 덮는 자유의 여신상 고대 로마제국 수도 로마를 시대 배경으로 삼은 근작 영화로 《글래디에이터(Gladiator)》(2000)만큼 성공한 작품은 없다. 물론 이와 유사한 소재를 택한 영화로 그 이전에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이 메가폰을 잡고, 마이클 더글러스(Michael Douglas) 아버지인 커크 더글러스(Kirk Douglas)가 주연한 《스파르타쿠스(Spartacus)》(1960)니, 머빈 를로이가 감독하고 로버트 테일러(Robert Taylor)와 데보라 카(Deborah Jane Kerr), 그리고 피터 유스티노프 (Sir Peter Alexander Ustinov)가 출연한 《쿠오바디스(Quo vadis)》(1951)니 하는 이가 있지만, 근작들과 2000년대 이전 작품을 가르는 가장 굵은 .. 2019. 2. 10.
저 총각에 자꾸만 끌리는 마음 한시, 계절의 노래(270) 봄맞이 노래[迎春曲] 둘째 [明] 팽손이(彭孫貽)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누구 집 허리 가는아가씨인지 봄놀이 노랫가락다퉈 부르네 붉은 저고리로얼굴도 안 가리고 놀러 나온 총각을슬쩍 돌아보네 誰家細腰女, 競唱踏春詞. 紅衫不掩面, 微盻冶遊兒.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면 바야흐로 청춘남녀 풋풋한 사랑이 시작된다. 사랑에 특별한 계절이 있을 리 없지만 그래도 햇살이 따뜻한 봄이 되면 나물 캐기, 꽃놀이, 뽕따기 등 야외활동을 통해 젊은 남녀가 만날 기회가 잦아진다. 나른한 햇볕과 온화한 봄바람은 겨우내 얼어붙은 처녀 총각 마음을 녹여 쉽게 사랑을 시작하게 한다. “개구리밥 뜯으러 남향 시냇가로 가네, 마름풀 뜯으러 저 길가 개울로 가네(于以采蘋, 南澗之濱. 于以采藻, 于彼行潦)”(『.. 2019. 2. 10.
장진주將進酒, 술로 토해낸 이태백李太白의 허무虛無 고주망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환락의 갈구가 아니라 시름을 잊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태백太白이 말한 '만고의 시름[萬古愁]'은 무엇이겠는가? 허무 아니겠는가? 덧없음 아니겠는가?살고 싶다는 발악 아니겠는가? 그리움 아니겠는가? 갈구 아니겠는가? '但願長醉不願醒'...바라는 건 오직 오래도록 고주망태 되어 깨어나지 않았으면 할 뿐이라는 말에서 클라이막스를 이룬다고 나는 본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태백에 구토한다. 그 절절함과 파토스pathos에 절규한다. 그리하여 저 고주망태를 나는 이리 읽는다. 너가 보고 싶노라 피를 토한다. 미치도록 그립노라 발광하며 울부짖는다. 이태백 장진주(將進酒) 전문이다. 君不見 그대 보지 못했는가黃河之水天上來 황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선奔流到海不復回 미친 듯 흘러 바다로 가선.. 2019. 2. 10.
영화 《말모이》와 조선어학회 지금도 상영 중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조선어학회를 소재로 하는 근간 영화로 《말모이》가 있었으니, 유혜진이 주연했다 들었다. 난 관람치 못했으니 언젠간 수퍼액션이나 OCN 같은 데서 볼 날 있으리라. 조선어학회 터가 종로 윤보선가 뒤켠, 안동교회랑 도서출판 명문당 옆 동네길에 있는데 이미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번으로는 종로구 130-1번지라 한다. 그 표식엔 다음과 같이 적혔다. 조선어학회(朝鮮語學會) 터 Original site of the Joseon Language Society 조선어학회는 1921년 주시경(周時經: 1876~1914)의 제자들이 한글의 연구와 발전을 목적으로 발족한 조선어연구회의 후신이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활동이 중단되었다가 광복 후 한글학회로 이어졌다.. 2019. 2. 9.
섹스는 2월에 내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또 다른 계정은 2019년 2월 9일 현재 친구가 781명이다. 이들 모두가 생일을 공개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 나아가 이 제2 페북에는 일본인 페친이 300명가량 된다는 점도 유념해 주기 바란다. 페북 기능 중에 오늘 보니, 월별 생일이 도래하는 친구 목록을 제공한다. 무심히 월별 생일 목록을 보다가 희한한 현상을 발견한다. 2월 생일인 사람이 27명, 3월이 50명 6월이 40명, 7월이 45명 그러다가 11월에 69명으로 폭증한다. 다른 월별 통계치는 생략하거니와, 11월이 최고조에 이른다. 배째고 나오지 않았다면, 조산이 아니라면? 11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잉태 시기가 2월 어간일 것이다. 부모님들이 겨울이 끝나갈 무렵에 집중적인 거사巨事를 치렀다는 뜻이다. 겨울은 .. 2019.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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