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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가 선사한 노트르담 대성당 사흘전 파리 도착과 더불어 여장을 풀고서 가장 먼저 달려간 데가 노트르담 대성당이었으니 왜 그리했느냐 혹 묻는다면, 2019년 그것이 불타 내리는 장면을 생방으로 지킨 기억이 하도 생생한 것도 있고 그래도 이쪽 업계 종사자로 밥 빌어먹고 사는 얄팍한 사명감 때문이었다고 나 자신한테 변명해둔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두어 번 따로 정리하겠거니와, 그런 나에게 새로운 관련 소식이 날아들었으니 이번 여행에 나를 거의 전적으로 도와주는 친구가 지금 루브르박물관에서 노트르담성당 관련 특별전을 개최 중이라는 사실을 귀띔한다. 그래서 애초 계획에 없던 루브르행으로 급히 선회했으니 마침 주말을 앞두고 저녁 여섯시부터 아홉시반까지 야간 개장을 하고 또 입장료도 할인해준다기에 특별전 관람을 포함하는 티켓까지 엎쳐서 끊어 해.. 2023. 11. 25.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5) 어쩔 수 없는 습성, 답사로 돌변한 휴식 여행 이리 될 줄 모른 건 아니로대 막상 그리 되고 보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자괴감이 없을 수는 없다. 예고한 대로, 또 나 자신한테 약속한 대로 이번 여행은 폼페이 빼고선 특별한 목적지가 없는 휴식 여행이었다. 32년에 걸친 직장 생활을 청산한 마당에 나한테 이런 선물 정도는 있어야겠다 생각해서 결행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 다가 해당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나 역시 휴식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 그러니 아무 하릴없이 하루를 늘어지게 잔다는 것도 나 자신이 용서할 수 없어 이제 막바지를 치닫는 이번 한달간 여행에서 단 하루도 어딘가를 찾아 떠나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를 쉰다는 게 억울해서였다. 뭔가 손해본단 생각이 치밀어 오른 때문이었다. 그래서 박물관 미술관 기타 문화재현장이라 할 만한 곳들을 .. 2023. 11. 25.
졸라한테 욕 졸라 먹은 에펠탑, 모든 위대한 유산은 dark하다 야간관람에 맞추어 루브르가 폐관하는 아홉시반을 맞추어 나서 귀가하는 길에 겨울 바람 매섭기만 한 파리 센강 어느 다리를 건너며 새삼하게 야간 조명한 에펠탑 보며 몇 컷 담으며 그에 격발하여 몇 자 긁적인다. 저 탑 익히 알려졌듯이 파리엑스포기념물이라 지금은 파리만 아니라 프랑스라는 국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라고는 하지마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여전히 흉물일 수도 있으니 저걸 세운다 했을 때, 그리고 그것이 막상 모습을 드러냈을 적에 잘한다 박수친 놈 단 한 놈도 없으니 그 유명한 당대 문필가요 지식인이었던 에밀 졸라 역시 졸라 씹어돌렸으니 그 맥락 볼짝 없어 첫째 돈이 썩어 도느냐? 둘째 저것이 흉물 아니면 무엇이냐? 였으니 이런 시각이 보편이었다. 우리가 위대한 유산이라 해서 칭송해마지 않는 것으로 에펠.. 2023. 11. 25.
다시 오기 싫었던 루브르박물관 여긴 왔다 하면 개고생하는 데라서 다시 올 생각은 없었다. 자칫하다 길 잊어먹고 또 너무 많은 전시품에 기가 질리는 까닭이다. 왕궁을 그대로 박물관으로 전용했으니 오죽이나 큰가? 보름이 가까워졌는지 아니면 갓 지났는지 모르겠다. 루브르에서 뜨는 달이라고 모나리자 달이겠는가? 같은 북반구지만 이쪽이 위도가 높을 뿐 큰 차이는 없어 이태원 달이랑 마찬가지로 봐서 대과가 없다. 하루에, 것도 한나절에 박물관 미술관을 두 군데 본다는 건 미친 짓이다. 더구나 나이 들어서는 이래선 더더구나 안 된다. 그곳이 루브르건 루브르 할애비라도 마찬가지라 이젠 다 때려치고 엑키스만 안내하는 곳만 가고 싶다. 일일이 내가 찾아다니기에도 숨이 차다. 더구나 갈수록 이젠 큰 박물관 미술관이 증오스럽다. 모든 박물관 미술관은 삼십.. 2023. 11. 25.
오랑주리서 만난 길쭉이 모딜리아니 중고등학교 미술시간에 조우한 서양화가 중에서 유독 모딜리아니가 기억에 남는데 이 양반 그린 인물은 일부러 그랬을 텐데 유난히 목이 길었다. 이후 길쭉한 것만 만나면 모딜리아니 모딜리아니 했으니 내가 유별나게 그에게 혹닉했기 때문이겠는가? 저런 어린시절 기억이 다 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저 길쭉이 모티브를 어디에서 영감받은 것일까가 못내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걸 따로 궁구할 이유는 없이 덮어놓고 지나가고 말았다. 오늘 일정에 오랑주리가 추가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몽마르트서 하도 실망하고는 뚜벅뚜벅 걸어내려오다가 이전엔 찾지 않은 데를 가자 해서 고른 데가 오랑주리였으니 말이다. 예약을 하지 않은 게 패착이었으니 밖에서 오돌오돌 떨면서 입장순서를 기다리는데 비름빡에 모딜리아니 특별전 .. 2023. 11. 25.
명상도 배가 불러야 하는 법, 허기에 굴복한 오랑주리 모네 수련 그래 위선 크니 대작이라 해둔다. 대작大作이 별건가? 덩치가 큰 작품을 대작이라 하니깐 말이다. 이런 비름빡을 장식한 똑같은 작가 똑같은 연작 전시실이 하나 더. 있다. 잇대어 붙여놨는데 클로드 모네가 말년에 아마도 창작열도 떨어지고 뭔가 새로운 걸 구상하기엔 기억력 정력 감퇴로 불가능해지니 그래 집에 있는 수련이나 그려 보자 캐서 그린 것이 이거 아니겠는가? 만사 귀차니즘 발동한 소이가 빚어낸 대작이겠다 싶다. 솔까 waterlillies 수련이라 하니깐 아 수련인갑다 하지 수련인지 아니면 노망난 늙은 화가 개수작인지 어찌 알겠는가? 그러고 보면 수련처럼 보이는 형체가 화면에 따라 도드라지기도 한다. 솔까 이게 유명하다 하니 유명한갑다 하지 덩치 빼고 특별히 유명해야 할 마뜩한 이유도 찾기 어렵다. 나.. 2023. 11. 24.
2017년 부여...심상육 선생과 함께 일본에서 나오는 단행본 편집을 하다 보니 문득 부여 심상육 선생과 함께한 기생충 샘플링 사진이 눈에 띈다. 2017년. 이미 6년이 지났다. 이제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뛰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심상육 선생께서 부여에서 참 많이 도와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뜻을 표한다. 2023. 11. 24.
[삼한시대론] (2)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마한은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 무렵까지 한강 유역과 충청도·전라도 일부를 점유한 세력이다. 당시 한반도 남쪽에 등장한 진한, 변한과 함께 삼한(三韓)을 이뤘다." 어느 호남 지역 저 시대에 걸치는 무덤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문서에 보이는 한 대목인데, 이것이 일반화한 삼한 통념이다. 하지만 개소리다. 후한서 삼국지 동이전 아무리 읽어봐도, 마한이고 나발이고 없다. 어디 있는가? 있다면 대봐라. 망한 마한, 혹은 삼한을 구성했다가 그것이 형해화하고 남은 그 옛날 78개 그들의 제후국만 있을 뿐이며, 마진변한진한은 형체도 없다. 그들 이름이 저들 문헌에 나온다 해서 저들이 있었다고 보는가? 호남 마한론은 개소리며 개사기다. 북한의 정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이라 해서 조선왕조가 지금도 존속한.. 2023. 11. 24.
몽마르트, 프랑스 문화제국주의의 표상(2) 세계 3대 개사기의 선두주자 위선 저 말에 글타면 세계 3대 사기, 더 구체로는 3대 관광사기단은 무엇이냐 물을 테니 열거하건대 1. 독일 로렐라이 언덕 2. 코펜하겐 인어상 3. 파리 몽마르트 언덕 을 말한다. 공교하게 나는 1999년 로렐라이를 필두로 이후 이천년대 초반 어느 시점 코펜하겐, 그리고 2023년 11월 24일 몽마르트에서 그 사기단 관람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로렐라이엔 언덕은 없고 과수원만 무성한데 라인강만 무심히 흘러갔을 뿐이니 하도 당시만 해도 한국관광객이 들이닥치는 통에 현지 음식점에선 나훈아 노래가 흘러나왔고 반주 맞추어 일행들과 노래방 노래나 실컷 부르다 돌아섰다. 돌아서며 이 슈베르트 씹새를 외쳤다. 인어공주인지 할매는 내가 갔을 적에는 마침 만들어진지 백수십년만인가 만에 처음으로 해외 출타, 구체.. 2023. 11. 24.
[삼한시대론] (1) 춘추전국시대와 삼한시대 (편집자주) 그간 이곳저곳에 싸지른 삼한론을 정리하고자 한다. 삼한 전체론은 아니다. 개중 몇 가지 핵심을 적출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과거 韓, 혹은 三韓 일원이었던 신라와 백제 중 인근 小國들을 병합해간 과정은 신라에 비교적 상세하고, 백제는 거의 기록이 망실됐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와 백제본기를 종합할 때, 그리고 삼국지 위서 한전과 후한서 동이전 한전을 결합할 때, 마한 변한 진한의 삼한 중 마한이 종주국이었던 듯하니, 그런 마한은 박혁거세~온조왕 시대에 멸망하고 만다. 혹자는 삼국지와 후한서 기록을 들어, 후한시대 혹은 삼국시대에 삼한이 실체로써 존재했다고 말하나, 내가 누누이 말했듯이 삼국지와 후한서를 봐도, 마한을 필두로 하는 삼한은 이미 정치체로서, 혹은 연맹체의 두목으로서의..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4) 안남미 조리법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이 안남미는 네버 에버 결단코 전기밥통에 앉히면 안 된다. 내가 여러날 실험해본 결과 물은 한국쌀과 대비해서 조금 많이 넣어야 하며 불조절을 잘해야 한다. 안남미는 근간에서는 그 특유한 씹히는 맛을 아직까진 완전히 극복하는 데는 나로선 실패했지만 그런 대로 근처에는 갔다. 가마솥은 외국서는 구하기는 힘드니 처음에는 화력을 좀 세게 했다가 서서히 줄여나가야 하며 특히 끓기 시작하는 시점에는 불 세기는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화력을 계속 센 상태로 유지하면 바닥은 다 타버려서 그 타버린 건 누룽지가 아니라 숱이다. 뜸들이기는 원천으로 안된다지만 내 경험으로는 된다. 그렇다 해서 낱알 심까지 우리네 쌀 같이 되지는 않는듯 하지만 이젠 나로서는 그것마져 극복했다. 까불어 봤자 지가 쌀이.. 2023. 11. 24.
Among School Children BY WILLIAM BUTLER YEATS 대략 30년 전쯤, 이 시를 접하고는 도끼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했다. W. B 예이츠 학교 어린들 사이에서 라는 시다. 예순살에 국회의원으로서 어느 아일랜드 학교를 시찰하면서 그때 감회를 썼다. 굉장히 철학적이며 사변적이다. 왜 그를 일러 20세기 최고 영어시인이라 하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시 번역은 여러 군데 보이는데 불만이 적지 않아 후일을 기약하며 위선 급한 사람들은 그걸 참고하라 떠넘긴다. Among School Children BY WILLIAM BUTLER YEATS I walk through the long schoolroom questioning; A kind old nun in a white hood replies; The children learn to cipher and to.. 2023. 11. 24.
일본의 소위 율령국가 일본사에서 율령국가라는 이름으로 부르지만, 사실 이것은 일본사에서 부르는 이름이고 한국사나 중국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율령국가는 중국식 왕권의 전통 왕조를 뜻하는 이름이다. "율령"국가라 하지만 율령이건 뭐건 법령 없이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율령국가에서 중요한 것은 율령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율령이 왕권하에서 집행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 일본의 왕도(수도)는 중국식 왕도의 체제를 그대로 받아 들여왔고, 소위 육국사라고 하지만 일본서기를 빼고 나면 나머지 5개의 역사서는 전부 중국식 실록의 체제다. 당대에 이미 정형화한 중국식 실록의 기록 방식을 그대로 수입해서 벤치마킹 한 것이 곧 일본 육국사의 다섯개 역사서라는 점이다. 따라서 일본사에서는 이를 육국사라고 부르지만, 한국사의 입장에서는.. 2023. 11. 24.
김제 벽골제 초낭 현장에서(2015) 2015년 2월인가? 전북문화재연구원이 공개한 김제 벽골제 발굴현장이니 이른바 초낭草囊이라 해서, 그 정체를 두고 논란이 진행 중인 벽골제 제방을 쌓는데 동원한 샌드백 sand bags이다. 흙이 물길에 휩쓸려 내려감을 막고자 간단히 말해 가마니에다가 흙을 채워서 물을 막거나 그것이 밀려옴을 방지하고자 한 것이다. 발굴하고서 공개할 때는 이리고 폼이 나지만, 이는 대외 공개를 위해 전날 빗질한 외관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는, 관중이 사라지면 현장은 이제 이를 어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골머리를 선사한다. 도로 묻을 것인가? 아니면 이걸 새롭게 단장해 보여줄 것인가? 벽골제는 후자를 선택한 것으로 안다. 도로 묻기에는 아깝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자를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3) 모나리자는 허영의 표상 베르사유 다녀오는 길에 우연히 옆자리에 파리를 여행 중이라는 한국인 일가족을 조우했으니 이런저런 간단한 인사를 하고는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원치 않게 엿듣게 되었다. 남자분 연배는 나랑 비슷하거나 좀 어린듯 했고 부인과 아마도 중학생인 듯한 따님과 셋이었다. 어제인지 루브르를 다녀오신듯 그와 관련한 일화가 오갔다. 너 그래도 모나리자 봤자나. 보니 어때 좋지? 한데 따님 반응은 영 심드렁했다. 모나리자엔 관심이 없는 듯 딴 이야기를 했으니 말이다. 실은 저 가족이 모나리자를 봤겠는가? 정확히 보기는 했지만 모나리자가 있는 현장을 맛본 것이요 실물은 하도 코딱지만한 데다 관람선까지 떨어진 지점에 설치하고 언제나 전시장은 인산인해라 그 분위기만 봤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런 현장을 따님한테 보여줬다는 걸로 부..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2) 베르사유에 녹초가 된 하루 베르사유궁전은 이전 파리 방문에서 들릴까말까 하다 미룬 곳이라 이번에도 미룰 수는 없어 오늘 작정하고 갔다. 나로선 처음이기에 그리고 관광비수기라 해도 그래도 베르사유기에 서둘렀으니 개장 시간에 맞추어 아홉시 예약을 하고선 현장으로 날았다. 마침 내가 잠시 기거하는 파리 지인 집이 자벨Javal 역 코앞이라 그곳에서 베르사유역까지 직통하는 rer이 있어 4.05유로짜리 표를 끊고선 휙 날았으니 발매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인근 지하철역으로 가서 티겟을 발매하는 소동이 잠시 빚어지긴 했다. 사년전 그때는 잘만 표도 끊고 했지마는 이제 나이 들고 보니 그런 기억은 까마득하기 짝이 없고 다 하나하나 새로 배우는 신출내기에 지나지 않는다. 나비고인지 머시긴지 그걸 인터넷 구매하기는 했지마는 이 또한 내가 기계치라 ..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1) 버린 전기밥솥, 안남미는 불로 밥을 해야 잠시 기거하는 파리 지인 집이라 주인장은 멀리 고국에서 대통령 따라오신 기자님들 치닥거리하느라 며칠 집을 비우니 내가 독점한다. 전기밥통이 보이는데 저짝에다 밥을 해먹더라. 한데 전기밥통에 앉힌 안남미는 참을 수가 없어 냄비를 꺼내서 전기불판에 올려 밥을 해보니 이쪽이 백배 나았다. 안남미건 자포니카건 한국 입맛은 역시 불을 때야 한다. 일일이 밥하는 일이 번거롭기는 하겠지만 이것도 재미 붙으면 쏠쏠한 재미를 준다. 이게 다 로마생활 덕분이다. 온집안 뒤져 밥 해먹지 반찬 찾아먹지 하는 나를 두고 주인장 형이 하는 말이 가관이라 파리에 빈대가 기승이라더니 내 집에 큰 빈대가 생겼노라 빈대면 어떤가? 밥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0) Romanized, 그리고 감시와 처벌 것도 꼴난 한달살이라고 로마 있다 파리로 넘어오니 적응이 쉽지 아니한 게 교통법규라 간단히 정리하면 같은 EU라 해도 로마 쪽은 자유분방이라 교통법규고 나발이고 편의대로라 차건 사람이건 교통신호 개무시라 도로 한복판을 편의따라 지 맘대로 건너는 일이 일상이지만 파리는 그렇지 아니해서 물론 아주 엄격하단 할 순 없지마는 그런대로 법규를 지키는 편이라 더 놀라운 점은 나라, 걸핏하면 무단횡단하는 나를 발견하며 놀라곤 한다. 그렇다면 이태리 쪽이 개판인가 하면 그렇지도 아니해서 굳이 따지자면 무질서 속 질서라 그 무질서도 살피면 묘한 질서가 있어 그 질서에서 사회가 작동함을 본다. 그렇다고 일견 무질서한 듯한 로마 쪽이 교통사고가 많은가 하면 그렇지도 아니한 듯해서 비교적 중기라 할 만한 이전 생활 두 번까지.. 2023. 11. 24.
세계유산 1호는 파르테논이 아니다 어제('23.11.23) 대한민국이 다시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에 진출했다는 뉴스를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적는 글. 아마도 유네스코 로고 때문인 것 같은데, 인터넷의 많은 게시물에 '세계(문화)유산 1호 파르테논'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심지어 유력 일간지 기사에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파르테논은 세계유산 1호가 아닐 뿐더러 단독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지도 않았고 심지어 그리스 세계유산 1호도 아니다. 1. 그렇다면 세계유산 1호는 무엇인가? 순서 매기기를 좋아하는건 인지상정이지만 그 순서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세계유산도 마찬가지여서, 공식적으로 등재 순서와 관련된 번호가 없고, 굳이 따지자면 신청서 제출할 때 문서번호를 부여하는데 이걸로 안건 등 상정시에 유산 구분용(번호가 아예 없으면 좀.. 2023. 11. 24.
베르사유, 프랑스왕정이 망할 수밖에 없는 필연 달도 차면 기운다는 흔한 노자적 관점이 아니다. 이러고도 망하지 않은 사람 없고 집안 없고 왕조 없다. 실제 그랬다. 재위기간만 장장 72년 3개월 18일에 달한다는 루이 14세가 1715년 9월 1일 죽고나서는 프랑스왕정은 불과 80년이 되지 못해 망했으니 그의 시대를 상징하는 베르사이유궁전은 멸망이 필연임을 웅변한다. 내가 무수한 문화재현장을 돌았지만 현장에서 토악질을 일으킨 데는 베르사이유가 처음이다. 단순히 덩치가 커서도 아니요 단순히 화려해서도 아니다. 이런 데는 사람 살 곳이 아니다. 귀신한테나 어울릴 곳이니 유럽 여느 유서 깊은 성당 백 채는 한 군데 쑤셔박음직한 이런 데서 그가 어찌 왕노릇해는지가 불가사의할 뿐이다. 숨이 막힌다. 그래서 토악질이 났다. 이 울트라관심 종자는 도대체 헤아려 .. 2023. 11. 23.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59) 누가 신라를 황금의 나라라고 무덤에다 몇 모타리 되지 않는 금판대기 오무리고 꼬아서 만든 것을 황금의 나라라 했다. 신라가 그렇다 했다. 그렇담 이건 뭔가? 온통 금으로 떡칠을 했다. 루이14세인지 이 자슥 이한용처럼 콧시염만 기른 줄 알았더니 황금광이라 황금에서 살다 횡금에서 죽었다. 베르사이유궁전 문칸방서 초한다. 2023.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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