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1005 승팔연繩叭莚 일제 당시의 신문을 살펴보다 보면 그 뜻을 알 수 없는 한자어가 더러 나온다. 글자도 어렵거니와 부르기도 쉽지 않다. ‘승팔연(繩叭莚)’이 그 가운데 하나다. 포털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당시 신문에도 용어 해설이 없어서 뜻을 알기 어렵다. 며칠 전에 이 말을 처음 접하고 끙끙대다가 어젯밤에야 비로소 그 뜻을 알게 됐다. 일종의 ‘가마니’였다. 이 쉬운 말을 이렇게 어려운 한자를 썼으니 신문을 읽고 과연 몇 사람이나 이 말의 뜻을 이해했을지 궁금하다. (* 繩-줄 승, 叭-입 벌릴 팔, 筵-대자리 연) *** 이상 정운현 형 글이다. 다만 가운데 글자는 叭팔이 아니라 叺입 이다. 가마니라는 뜻으로 식민지시대에 만든 글자다. 충북대 김영관 교수 지적이다. 2023. 11. 27. 화보로 보는 선유도 해역 수중발굴 군산 선유도 해역에 제2의 신안선 나온다..청동기시대 간돌검과 삼국시대 유물 쏟아져 군산 선유도 해역에 제2의 신안선 나온다..청동기시대 간돌검과 삼국시대 유물 쏟아져 저와 같은 성과를 냈다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27일 발표했으니, 다만 조심할 점은 특정한 침몰선박과 같은 지점에서 수습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해역을 뒤져서 각기 다른 문화층을 대변 historylibrary.net 앞서 이 해역에 대한 조사성과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정리해서 공개했거니와 이번 발굴성과 핵심은 간돌검이 아니라 제2의 신안선이다. 중국선박에 침몰해 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이다. 이제 온통 관심은 이쪽으로 향할 것이며, 따라서 이쪽으로 장사를 해 먹고 싶은 사람들은 미리미리 대비하고서 중국을 다녀오고 뻔질나게 송나라시대 .. 2023. 11. 27. 군산 선유도 해역에 제2의 신안선 나온다..청동기시대 간돌검과 삼국시대 유물 쏟아져 저와 같은 성과를 냈다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27일 발표했으니, 다만 조심할 점은 특정한 침몰선박과 같은 지점에서 수습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해역을 뒤져서 각기 다른 문화층을 대변하는 유물을 다양하게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육상 조사에서 견주자면 수습조사랑 발굴조사를 겸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겠다. 저에 대한 발굴성과를 전하는 문화재청 보도자료 전문이다. 이를 토대로 하는 각종 보도가 있지만, 이 보도자료를 뛰어넘는 보도는 안 보인다. 따라서 보도자료 전재로 갈음하거니와, 추가 조사를 내가 해야겠지만, 내 몸둥아리가 지금 로마에 있는 관계로다가 추가 정보를 캐내기가 어렵다는 점을 혜량해줬으면 한다. 귀국해서 혹 기회가 난다면 알아보겠다고 약속한다. 조사단에서는 간돌검을 대서특필했지만, 이 간돌검이 해.. 2023. 11. 27. 가마쿠라 막부와 세이와덴노 가마쿠라 막부를 개창한 미나모토노 요리토모는 겐지가 갈려 나온 세이와 덴노로부터 따져서 11세째가 된다. 1세를 30년으로 잡으면 대략 300여년 정도 후손인 셈이다. 이때가 되면 세이와 덴노에서 갈려나와 신적강하한 세이와겐지 중에서도 그 지파인 가와치 겐지 (세이와 덴노의 5대손)는 사실상 완전한 무가 집안으로 바뀌어 있었다. 무가집안으로 바뀌어 있었다는 것은 공가 (귀족) 집안으로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천대 당했다는 이야기다. 적어도 무가정권이 성립할 때까지는. 우리나라, 신라에서는. 무열왕 재위기간이 7세기 중반이니 라말여초의 무열왕 후손이라면 이미 250여년 전에 갈려나온 셈이다. 나말여초의 신라 김씨계 호족들은 자신들이 신라왕실에서 갈려나온 것은 알고 있었겠지만 이미 정체성 측면에서는 완전히 자.. 2023. 11. 27. 일본을 짬뽕한 빈센트 반 고흐 초상, 탕귀영감 이 친구가 한국에서도 전시를 한 모양이고, 뭐 고흐라면 죽은 사람도 벌떡 일으키는 형국이라 그의 이름 내건 전시는 실패를 모르는 흥행 보증수표라, 국내 전시 또한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알기는 하지만, 나는 인연이 없었으니 미술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 내가 이런 그림이 어디있는 줄 어찌 알았으며, 로댕박물관 갔으니 로댕 작품만 있는 줄 알았지, 그것 말고도 다른 작가 그림들이 있는 줄은 또 어찌 알았겠는가? 발길 닿은 대로 가다 보니, 요상한 그림이 보여 어? 이건 고흐인데 하면서 보는데 느닷없이 그의 그림 몇 점이 걸려있어 봐줬을 뿐이다. 나는 열라리 편하게 봤는데 사람에 치여 본다고 고생한 고국의 동포들이 괜히 불쌍하다. 같은 그림도 어찌 포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모양이라 고흐고흐하지만 사방팔방에 널.. 2023. 11. 27.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2) 빨래에 장보기를 한 날 이번 나들이도 스무날을 넘기고 이제 막바지로 치닫기 시작한 오늘에서야 비로소 나는 하루 항목에다가 '완전한 휴식'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으니, 오늘 사진 디렉토리에는 빨래 사진이랑 장보기 수퍼마켓 사진 두어 장밖에 할당하지 않았다. 혹사라 할 만큼 몸을 함부로 굴리고 다녔더니, 온몸이 납덩이 같아 진짜로 반신욕이 간절하지마는 숙소가 호텔도 아닌 까닭에 뜨끈 한 물에 몸을 담글 만한 욕조가 없어 아쉽기 짝이 없다. 다음 번에도 이런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도 또 이럴 것이라는 걸 너무 잘 안다. 나는 천성이 그렇기 때문이라, 이때 아니면 언제 이런 걸 보겠느냐 하는 그런 절박감으로 사는 사람이라 그렇다 해 둔다. 하도 몸이 따라 주지 아니하니, 이제서야 지난 며칠 간 갈무리하지 못한 사진들을 날짜 별로,.. 2023. 11. 27.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목록 살펴보기 보는 김에 한 해 더 살펴본다. (세계유산목록을 자꾸 보는 이유 : 다음 여행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1978년 세계유산목록을 첫 등재하고, 바로 그 다음해인 1979년의 세계유산목록이다. 45건이 등재되어, 1978-1979년 2년간 누적은 총 57건이 되었다. 이때는, 이 사업이 이렇게나 (장사가) 잘 될줄은 몰랐을 것이다! (알았으면 더 했겠지? 그때 등재신청서는 지금에 비하면 매우 간단했다.) 이 문서를 통해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1. 이제는 현존하지 않는 나라 이름들. (자이르, 유고슬라비아..) 2. 아시아 최초로 세계유산을 보유한 국가는 시리아, 이란, 네팔이다. (참고로 그 다음해인 1980년에는 파키스탄이 첫 세계유산을 등재하고, 인도는 1983년에, 중.. 2023. 11. 27. 2024 수능 국어문제 25번 문제를 생각한다 by 박헌순 2024 수능 국어문제 하나 풀어보기로 하자. 제25번 해당 지문은 다음과 같다. (괄호 표시는 밑줄 대신 임의로 넣었다.) (다) 나는 이홍에게 이렇게 말했다. “ⓐ (너는 잊는 것이 병이라고 생각하느냐?) 잊는 것은 병이 아니다. 너는 잊지 않기를 바라느냐? 잊지 않는 것이 병이 아닌 것은 아니다. ⓑ (그렇다면 잊지 않는 것이 병이 되고, 잊는 것이 도리어 병이 아니라는 말은 무슨 근거로 할까?)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는 데서 연유한다.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잊는 것이 병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잊는 사람에게는 잊는 것이 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 (그 말이 옳을까?) 천하의 걱정거리는 어디에서 나오겠느냐? 잊어도 좋을 것은 잊지 못하고 잊어서는.. 2023. 11. 27. 웁살라대학과 핀란드 펄프 대략 10년이 좀 안 된 무렵에 있었던 두 가지 일이 떠오른다. 하나는 종이 대란이며, 다른 하나는 스웨덴 대학 등록금 사건이다. 관련 기사 검색하면 나올 텐데, 칠레와 핀란드에서 그때 무슨 일인지 펄프 대란이 일어났다. 핀란드에서는 아마 파업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이렇게 되니 한국 종이 유통산업이 난리가 났다. 종이를 구하지 못해 출판사가 발을 동동 굴렀고, 신문 제작에도 차질을 빚은 일이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그 무렵이 아마 법정 스님 입적한 그 어간이 아닌가 한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무렵이었을 것이다. 당시 이른바 복지논란이 심했으니, 박 시장 캠프에서는 북유럽을 모델로 하는 복지론을 설파한 무렵이었을 것이다. 이를 두고 퍼주기니 하는 논란이 많았다. 그때 박 시장 캠프에서.. 2023. 11. 27.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1) 수퍼마켓 청승 먹을 것이 떨어져 좀 욕심을 냈더니, 비닐봉다리가 찢어질 판이라, 왜 음료수 계통은 이리도 많이 샀는지, 들고 오며 후회를 좀 했다. 숙소에서 거리가 상당한 거리라, 팔이 빠질 듯하다. 대형 수퍼마켓을 보며 새삼 먹고 자고 싸는 문제를 생각한다. 나 또한 말로만 모든 것을 돈으로 보면 해명되지 않는 문제가 없다 했지만, 말뿐이어서, 한심하게도 수퍼마켓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시장을 생각해 본다. 도시가 형성되면 가장 먼저 시장이 생긴다. 자연발생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계획도시의 경우 시장을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한다. 먹는 문제가 해결되지 아니하면 안되는 까닭이다. 시장을 물자가 유통하는 공간이요 정보가 교환하는 데다. 전자는 생계 문제요 후자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생산하고 유통하며 소비되는 마블 스.. 2023. 11. 27. 출생률과 파운데이션, 핵심은 위기의 기간을 줄이는 일 SF의 거장 아시모프가 쓴 소설 중에 파운데이션이라는 대작이 있다. 내용을 여기 주저리 주저리 쓸 생각은 없고, 간단히 이야기 해보자면, 은하제국 수학자가 조만간 은하제국이 무너지고 암흑시대로 들어갈 것임을 알아낸다. 수학자가 택한 방법은 은하제국이 무너지고 암흑시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암흑시대로 들어가되 가장 빠른 속도로 이를 경과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은하제국의 모든 지적 정보를 모아 놓은 파운데이션을 만든다. 우리는 흔히 위기가 다가올 때 그 위기의 도래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위기가 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그 위기의 도래를 막는 일은 불가능한 때인 경우가 많다. 위기의 도래를 막기가 불가능하다면 결국 남아 있는 방법은 위기를 맞되 빠른 속도로 이.. 2023. 11. 27. 지질학자 마틴 로클리 교수 타계 Revering the Memory of Professor Martin Lockley 작년 11월 10일 Martin Lockley 교수님을 모시고, "우리나라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발견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강연을 국립문화재연구원[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주관 행사로 진행했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아침 매우 슬픈 소식을...... 세계적인 공룡발자국 전문가이자 항상 유머감각이 넘쳤던 동료이며 현장에서는 최고의 지질학자였던 그가 너무 그립다. 한국사람들보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더 좋아했던! 산 중턱에 자리잡은 그의 집 테라스에서 불고기를 함께 먹던 시간들! 오후 세시반이 되면 어김없이 마셔야 하는 그의 English Breakf..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0) 층간 소음? 그딴게 어딨어? 모든 가정사가 공개행정 지금 빨래 널라 놓고선 따땃한 햇볕 쬐며 베란다서 한 대 빠는데 옆 아파트 상층 베란다를 시발로 삼는 서라운드 입체 음향이 울려퍼진다. 내가 이태리말을 몰라 무슨 내용인지 알 수는 없지마는 어느 중년 여성이 실내복 차림으로 역시 베란다서 한 대 빨며 이어폰 꽂고는 통화 중이다. 고함 소리도 아니요 조근조근하는 말인데 원형극장 온 듯한 에코가 있다. 뿐인가? 옆 아파트 창문 여는 소리도 너무 또렷이 들리고 차양 내리고 올리는 소리는 물론이고 옆집 옆방에선 축구시청하는 테레비 소리도 쩡쩡해서 골 넣고 먹을 땐 장탄식까지 들린다. 다만 오빠 오빠 하는 굉음이 들리지 않는 거 보니 권태기 중년 부부 혹은 할매 할배가 사는 듯하다. 층간소음? 그딴 게 어딨어? 여긴 모든 사생활이 공개된다. 이건 차벽이 아니라 바..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9) 볕이 든 날에는 청소에 빨래 https://www.youtube.com/watch?v=LYUrPqaG11Y 이거 들으며 집안 대청소 중이다. 아마 로마 또한 파리랑 마찬가지였다는 말을 들은 듯한데, 오랜만에 동쪽 티볼리 동산에서 오른 해가 남쪽 EUR로 가면서 비추는 볕이 고맙기만 한 날이다. 우중충하고 간간이 비 때리는 날만 겪다 이렇게 볕이 나니 이럴 때는? 딴 거 없다. 청소랑 빨래가 제격이다. 저짝 창문 너머 햇볕이 스며든 대리석 바닥을 보니, 그간 내가 밥한다고 혹은 딴짓하다고 부산뜬 부엌을 중심으로 오물이라 할 만한 것들이 제법 보여, 보이는 대로 줍고는 밀대로 쏵 밀어버린다. 아파트는 양쪽 창문을 열어두고 환기한다. 건물이라고 사람하고 다를 리 있겠는가? 바람을 쐬야지 않겠는가? 이참에 파리 다니는 길목에 촬영한 사진들.. 2023. 11. 26. 강의도 젊은이가 낫다, 폼나게 사라지자 주말 내내 보수교육을 다녀왔다. 면허유지를 위해 평점을 해가 가기 전에 받아야 해서 꼬박 이틀을 계속 강의를 듣고 있었다. 이번에 강의를 들어보니 재미있는 부분이-. 대략 40대 후반-50대 초반 정도 젊은 교수들이 정말 강의를 잘한다. 해야 하는 것만 딱 이야기 하고 또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에 강의로서는 베스트다. 원숙함과 에너지 모두 최절정 시기인 셈이다. 반면에 이보다 나이가 올라가면 강의 수준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강의의 진행도 더디고 한 이야기도 반복한다. 문득 이렇게 강의를 듣다 보니 내 강의도 그렇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연구만 젊은 친구들이 나은 것이 아니라, 강의도 낫다. 그걸 나이가 들면 인정 못할 뿐. 요즘 거듭 생각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이 세상에서 제일 바보가 젊은이와 경쟁하려..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8) 추위와 쟁투한 3박4일 파리 외출 파리 외출 삼박사일을 청산하고 지금은 다시 로마다. 파리가 하도 추워 오돌오돌 떨었으니 속히 로마 복귀를 희망한 이유가 이곳이 아지트이기도 하려니와 아무래도 기온 사정이 한층 이곳이 나은 곳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웬걸? 로마쪽 기상 사정도 만만찮아 수은주가 곤두박질했은니 춥기는 마찬가지다. 이곳 한기는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하나 참으로 재수없게 춥다. 암튼 이쪽 추위는 기분 나쁘다. 그래서 들어오자마자 뜨끈뜨끈한 숭늉으로 부러 온몸을 적셨다. 그러고 보니 하도 걸어다녀 온몸이 만신창이라 이럴 땐 온천욕이닌 반신욕 생각이 간절하다. 애초 파리는 계획에 없었다. 구미가 더는 땡기는 데가 아닌 까닭이다. 하지만 어찌하다 보니 기회가 주어져 쏜살처럼 다녀왔다. 그러고 보면 많이 경험하지는 않았지..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7) 곤혹스런 경조사, 아들놈을 대타로 이런 비교적 장기 외유에 곤혹스런 일이 경조사라, 떠나는 날이 하필 어머니 생신이라 집사람과 아들놈이 챙기는 바람에 아들로서는 차마 못할 짓을 했고 또 일부 지인 경조사는 미리 경조사비로 땜질했지마는 그럴 수 없는 자리가 있으니 오늘은 경주에 사는 고향 형님 오세윤 사진작가가 아들 장가 보내는 날이라 부조금은 일찌감치 했지마는 그냥 넘길 수 없어 아들놈이 대타로 갔다. 마침 내일은 울산 사촌형님 딸 치우는 날이라 겸사겸사 집사람이 대동해서 두 건을 다 처리한다. 그래도 군말없이 따라주는 아들놈이 고맙기 짝이 없다. 이참에 아버지 제사까지 넘기고 싶으나 그건 차마 하지 못할 일인 듯 해서 나 죽으면 모든 집안 제사는 없앨 작정이다. 이런저런 경조사 소식이 들리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챙기지 못해 몹시도 신경이.. 2023. 11. 26. 인상파 한 세대 먼저 태어난 불행 화가 루이 장모 Louis Janmot, 고흐랑 너무 대비하다 루이 장모 Louis Janmot (1814~1892)는 화단과 시단에 수많은 대가가 명멸한 19세기를 온전히 살다 간 사람이라 그 기라성 사이에서 어찌 이름을 온전히 드러낼 수가 있었겠는가 싶기도 하다. 화단에서는 그보다 딱 한 세대 뒤에 태어나는 후배들이 혁명을 일으켰으니 화가로서의 그는 참말로 때를 못 만났다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가 명성을 구축 혹은 구가할 무렵 이미 미술사조는 바뀌어 그는 여전히 종교화가 색채를 벗어나지 못한 구세대 화가이지 않았나 싶은데 내가 아는 게 없으니 순전히 감으로 때려잡을 뿐이다. 1814년생인 그에 견주어 마네가 1832년, 세잔이 1839년, 모네가 1840년, 르누와르가 1841년, 고갱과 고흐가 각각 1848년과 1853년산이니 그가 딱 한 세대 뒤에 ..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6) 늙으면 일찍 나타나는 이유 파리 오를리공항발 로마 피우미치노행 비행기를 타려고 좀 일찍 나선다는 것이 물경 세 시간이나 일찍 나타나는 바람에 공항서 빈둥빈둥거린다. 내가 어울리는 그룹 중에서 유독 칠십대 어간인 뇐네가 양태 보면 모름지기 약속시간보다 빠르면 한 시간, 늦어도 삼십분 전엔 나타나선 어디냐 닥달질이다. 내가 저 형님 나이대는 아니지마는 갈수록 저에 가까워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시골로 내려가면 더 해서 어디 놀러간다 해서 버스 대절해놓으면 물경 두세 시간 전에 악속장소인 마을회관에 나타나서는 뇐네들이 왜 안 나타나냐 괌을 질러댄다. 이를 꼰대라기도 하는 모양이고 초조 조바심이라고도 하는 모양이라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나이 먹어가며 점점 내가 그리되어 간다. 왜 그런가? 나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마는 내 경우 보통.. 2023. 11. 26. 미어터져 돌아선 오르세 고흐, 실패를 모르는 흥행보증 수표 누구나 그렇겠거니와 나 역시 떠밀려 박물관 미술관 관람하는 일을 질겁 기겁한다. 무엇보다 나는 그 공기가 싫다. 질식할 듯한 까닭이다. 마련하는 쪽에서야 이를 대박이라 하며 비록 그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비롯해 신경쓸 일이 그만큼 늘어나겠지만 전시장을 가득 메운 관랑객보다 더 으쓱한 일은 없다. 예정에도 없던 오르세미술관이 파리 막판 일정으로 추가된 까닭은 빈센트 반 고흐 특별전이 열리며 그 자리를 참관했으면 싶었기 때문이다. 결과만 말하면 박물관은 들어갔지마는 고흐 전시실은 들어서지 못했다. 하도 줄이 길어 내 순서 기다리다간 똥줄이 터질 판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로마행 비행기 시간이 간당간당이라 나로선 과감히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 해서 크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아니한다. 어차피 들어선다.. 2023. 11. 25. 반가사유상 만나러 파리서 호출하는 로댕 파리 마지막날 일정 두 개 중 첫번째가 여기라 엥발리드 광장 귀퉁이를 정좌한다. 열시 개장 직전이라 몇몇 참지 못한 사람이 보인다. 나 역시 그에 포함된다. 이곳 역시 이전 방문에는 미룬 곳이라 굳이 찾았다. 전문박물관을 국가가 운영하는 양태를 보면 로댕이 장사가 되기 때문 아니겠으며 그러니 나 같은 사람도 불러들이지 않겠는가? 만나보자 반가사유상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데 생각을 너무 오래하지는 않는가? #로댕미술관 #로댕박물관 2023. 11. 25. 이전 1 ··· 370 371 372 373 374 375 376 ··· 100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