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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잣밥, 딱 거기까지.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 김소월의 '초혼招魂' 중 초혼 의식을 치르고 있는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상례喪禮'에 관하여 글을 써야 겠다고 생각했을 때, 김소월의 '초혼招魂'이 먼저 떠올랐다. 시에 대한 해석은 논외키로 하고, 이렇게 단편적인 시부터 생각 난 것은 아무래도 나에게 '죽음'이라는 것은 아직은 한 발치 멀리 있다 생각하기 때문 아닐까. '초혼招魂'은 임종 직 후 밖에 나가서 떠나는 영혼을 부르는 의식을 말한다. 우리 곁을 떠난 이를 간절히 다시.. 2019. 5. 16.
경주 남산은 버닝썬 2015년 4월초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국보 제312호)으로 나는 외우畏友 박영우 선생과 올랐다. 헐떡였으나 언제나 피로도보다 보람이 큰 곳이 이곳 칠불암이요 이에서 다시 조금 더 헐떡이고 산정상에 오르면 신선암 마애보살이 떡 하니 마주한다. 경주 남산은 그런 곳이다. 내가 가서 황홀한 곳 언제나 뽕을 주는 곳 버닝썬 같은 곳이 남산이다. 포토 바이 영우 박 2019. 5. 15.
감사의 말 Acknowledgement 나는 계속해서 표절 문제를 지적했고 그 일환으로 "이 책을 쓰는데 많은 이의 도움이 있었다. 일일일 밝힐 수는 없지만.." 이것이야말로 도둑질이라고 했다. 지적 도둑질..."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지만 일일이 밝힐 수는 없어" 혹..나 역시 말뿐이 아니었는가? 시험삼아 《직설 무령왕릉》(메디치미디어, 2016)을 서가에서 빼내 나를 심판한다. 그 〈감사의 말〉을 다시 읽어봤다. 그런대로 밝힌 것만 같아 마음은 적이 놓인다. 적어도 표리가 부동하다는 혐의는 벗었다고 본다. 2019. 5. 15.
경주 낭산 기슭 황복사지 발굴성과 "경주 황복사는 신라가 지은 첫 쌍탑 사찰" 송고시간 | 2019-05-15 09:20 길이 6m 정사각형 목탑터 2개 나와…종묘 제단 가능성도소·쥐·돼지·개 십이지신상, 불상도 발견 이번 발굴성과에 대해서는 앞에서 링크한 우리 공장 박상현 기자 기사로 대체키로 하고.... 나아가 현재까지 발굴성과를 요약 정리하는 한편 영어 번역도 시도하려 했지만 가랭이 찢어질 듯한 하루라 사진으로만 일단 갈음한다. 조사단인 성림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청을 통해 배포한 사진들인데, 원판이 좋지 않아 내가 손을 봤다. 내가 발굴단이 문화재청에 제출한 약보고서를 검토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혹 소개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조사지역 전경인데, 현재는 이보다 조사가 더 진행된 듯하다. 조사단은 탑 앞쪽을 금당구역으로 본 듯하다. .. 2019. 5. 15.
Peony Flowers Encountered at Amisan Garden in Gyeongbokgung Palace 근정전 뒤로하고 교태전交泰殿 들어선다. 문지방 넘어 마당 지나 돌계단 오른다. 덮다. 시커면 마루바닥 저 넘어 열어제낀 문틈으로 아미산 정원이 들어온다. 다른 꽃 서둘러지고 오직 작약만 제철이라 돌아 뒤안으로 향한다. 아쭈? 작약만 핀 줄 알았더니 해당화 장단 맞춰 붉음을 탐한다. 그래도 내가 온 까닭은 오직 작약이라 그 분내음 흡사 막 사라진 모란과 대동소이 누가 그랬나 모란이 화왕花王이요 작약이 아왕亞王이라고? 내 보기엔 천부당만부당이라 그 농염 요염 섹시함 모란은 결코 작약에 비길 길 없다. 우물가 작약 한 그루 만송이 꽃을 피우니 이상하리만치 내 맘 콩딱콩딱인다. 가만 할미꽃 지난 자리인가? 하긴 알아 무엇하리오. 2019. 5. 15.
남한강 수계 절터 유산들을 어찌할 것인가? 서영일 ‘남한강 유역의 교통로’에 대한 토론 김태식 국토문화재연구원 연구위원 (2016.5.20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된 '남한강 유역 폐사지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위한 1차 학술대회' 토론문이다. 당시 나는 해직기자였다.) 원주 일대 절터를 중심으로 하는 일군의 문화유산을 엮어 세계유산으로 등재했으면 하는 바람은 내 기억에 대략 최근 몇 년 사이에 이곳저곳에서 제기되기 시작했고, 그런 움직임을 불러 일으킨 사람 중에는 토론자도 끼어있다고 본다. 내가 애초에 그에 착목한 까닭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단순하게 말해서 인근 여주 고달사지를 포함해 오늘의 주인공들인 원주 일대 절터들을 갈 때마다 너무나 내가 감흥을 받곤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아무런 연계성도 없이 따로 노는 까닭에 그런 점.. 2019. 5. 15.
Serve your parents to the utmost while they are alive Serve your parents to the utmost while they are alive After the are gone, your heart will be broken. What can you do? For this there is no redness. 어버이 사라진 제 셤길일란 다하여라디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 하리평생에 고쳐 못 곳일이 잇뿐인가 하노라 송강松江 정철鄭澈 ( 1536 ~ 1593 ) 영어번역은 국립한글박물관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유산》 전시도록(2019)에 의거한다. 2019. 5. 15.
따로국밥 유형 무형문화재 흔히 말하기로 세계유산world heritage는 유형유산tangible heritage를 염두에 둔 듯 하고, 그런 인식은 그에 대비되어 인류무형문화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가 별도 협약 제도로 확립됨으로써 더욱 유형무형 대비가 굳어지는 느낌은 있지만 세계유산은 그 앙코가 무형유산임을 하시何時라도 잊어선 안된다. 세계유산을 뒷받침하는 절대의 근거가 OUV 다시말해 outstanding universal value 탁월한 보편적 가치어니와 이건 무형이지 유형이 아니다. value가 무형이지 유형이겠는가? 또다른 세계유산 가치들인 integrity와 authenticity 역시 핵심이 무형이지 유형이겠는가? 특히 전자 인테그러티는 무형 그 자체다. 이외에 .. 2019. 5. 15.
한국의 서원 vs. 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 한국의 서원 9곳, 세계유산 등재 확실시(종합2보) 서원 9곳이 곡절 끝에 마침내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모양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자문기구(advisory body) 중 하나로,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 사전 심사를 담당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국이 등재신청한 한국 서원들을 세계유산에 '등재해도 좋다고 권고(recommodation for inscription)'한 것이다. 저 기사 본문에도 언급됐듯이 자문기구가 등재권고한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 본회의에서 의장이 땅땅 방망이 두들기고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로 등재 심사가 끝난다. 세계유산위는 21개 위원국(state party)이 발언권과 심사권을 지니니, 방망이 두들기기 전에 각국 대표단은 미리.. 2019. 5. 14.
《진고眞誥》 옆 《고사비古事比》 《진고교주眞誥校註》야 내가 한창 도교 공부랍시며 해댈 적에 반드시 필요하다 해서 구득求得했거니와 저 콧대 높은 중국 본토에서도 이렇다 할 《진고眞誥》 교주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마침 일본에서 역저가 나오니 그걸 출판했거니와 저 《진고》를 나는 여러 군데서 써먹기는 했지만, 하도 어려워 내가 필요한 곳만 따다 쓰는 실정이라, 실은 그 전에 그 일본어 원판을 지금은 퇴임한 이화여대 중문학과 정재서 교수가 복사 제본을 해주어 그걸로 먼저 접했던 것이다. 무령왕릉 묘권墓券에 보이는 등관대묘登冠大墓를 분석한 내 대작 논문을 보면 동시대 텍스트로 나는 다름 아닌 저 도홍경 도교학 저술을 곳곳에 인용했으니, 마침 그 중국어 역본이 보여 재빨리 구득해 구비한 것이다. 당연히 일본어 원본이 보기엔 훨씬 낫다. 이를 .. 2019. 5. 14.
국민 vs. 시민 비단 이번 버스 사태만이 아니라 중앙정부 혹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단 말 자주한다. 이 시내버스 사태의 경우는 국민과 시민이 대립함을 본다. 흔히 국가라는 두 음절로 줄여쓰는 중앙정부란 실은 그 부담자가 불특정 국민 구성원 전체다. 대한민국은 국민국가nationstate라 헌법에 국민이 주인임을 명시한다. 그 국민..그 뿌리어인 nation은 집합명사라 문맥에 따라 민족이라 옮기기도 하거니와 절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국민 개개인이라는 뜻이 없다. 국민은 추상이다. 한 국가 구성원이라는 의식을 공유한 개별 인민의 추상 총집합이다. 중앙정부가 책임지란 것은 국민을 향한 던지기라, 결국 대한민국 국민 불특정 구성원 모두가 책임지란 말이다. 그 부담을 지는 개별 국민엔 예외가 있을 수가 없으니 이번 시내 버스와 아.. 2019. 5. 14.
주자가례의 비극: 왜 우리 조상들은 미라가 되었나 (4)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필자 주] 오늘 글에 있는 회곽묘 명칭에 관련해서는 사실 정리가 좀 필요한 상황인데 일단은 회곽묘로 통일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추후에 명칭에 관해서는 따로 언급을 좀 하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미라가 자주 발견되는 조선시대 회곽묘는 이전부터 계속 존재하던 우리나라 매장 전통이 자연스럽게 발전하여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조선시대 들어와 모종의 이유로 우리사회에 "갑자기" 이식된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조선시대 이전에는 회곽묘 비슷한 것이 우리나라에 없었다는 의미인데. 이 무덤이 나오기 전에는 그렇다면 어떤 무덤이 쓰였을까? 여러가지 형태의 무덤이 고려시대에도 뒤섞여 만들어 졌지만 그 중 지배계급이 즐겨 쓰던 무덤양식은 "석실묘"였다. 여주 상교리 .. 2019. 5. 14.
지적 도둑질..."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지만 일일이 밝힐 수는 없어" "이 글(혹은 책)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다. 일일이 밝힐 수 없지만..." 국내 출판계 혹은 지식인사회 풍토에서 이런 구절이 서문에 들어간 책이 부지기수에 달한다. 말한다. 밝혀야 한다.알고도 밝히지 않음은 도둑질이요 표절剽竊 plagiarism이다. 이런 식으로 구렁이 담넘어가듯 하는 소위 지식분자가 국내 학술계에 판을 친다.단 한 사람이라도 잊을 수 없는 도움을 받았다면, 누가 언제 어떤 도움이 주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외국 친구들이 미쳤다고 어크날리지먼트acknowledge 쓰고, 그에서 미주알고주알 도움준 이를 밝히는 줄 아는가? 그들이라고 그 때문에 책 부피 늘어나고 거추장스러운 걸 모르지 않는다. 뿐인가? 본문으로 들어가서도 이들은 남들한테서 빌려온 아이디어는 그 출처를 .. 2019. 5. 13.
매사냥, 매를 사냥하는가? 매가 사냥하는가? 볼짝 없이 매사냥이다. 훈련한 매를 날려서 길짐승 날짐승을 사냥하는 기술을 매사냥이라 한다. 이 매사냥은 시대를 막론하고 넓은 지역에서 관찰된다. 흔히 유목민 전매특허라는 인상이 짙으나 생각보다 훨씬 더 광범위했다. 문제는 용어. 사슴 사냥이라면 사슴을 사냥하는 일을 말하며 멧돼지 사냥이라면 당연히 멧돼지를 사냥하는 일을 만한다. 이에 의한다면 매사냥은 당연히 매를 사냥하는 일을 말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매사냥이라 할 때 매는 사냥하는 도구다. 사냥하는 대상이 아니다. 뭔가 단단히 잘못된 명명법임을 직감한다. 그럼에도 누군가 매사냥이라 부르니 그런 식으로 통용해 온다. 매사냥은 국내와 국제 두 군데 모두 중요한 인류무형유산이라 해서 국가 권력이나 국제기구에 의해 그 종목이 지정되거나 대표목록repre.. 2019. 5. 13.
죽도록 싫었던 고향산천 청암사 그땐 그리 싫었다. 또 거기냐 했더랬다. 중3때인가 더는 못 참겠다 해서 이번엔 모름지기 딴데를 찾아보자 했다. 이번 소풍은 청암사 아닌 딴데를 가자했다. 그때 내가 학생회장이었는데 선도부장이랑 몇놈이 모여 회의를 했는데 대안이 없었다. 그리하여 또다시 우리는 내키지 않는 청암사로 소풍을 갔다. 갈데라곤 이곳밖에 없었다. 김천 수도산 청암사다. 쫓겨난 인현왕후가 3년간 울분을 달랬다는 곳. 한땐 고시준비생들의 학원이었다. 왜 김천중고교 설립자 최송설당이 이곳의 대단월을 자처했겠는가? 지금은 비구니 사찰이다. 그리 지겹기만 한 청암사가 요샌 다르게 다가온다. 하긴 고교시절 저와 똑같던 직지사 역시 요새 그러하니 고향 고향 한다만 고향산천은 떠나보지 아니하면 애틋할 수는 결코 없는 곳이다. 고향이 여타 이별.. 2019. 5. 13.
Mangwolsa Temple at Mt. Namhansan On the Birthday of Buddha 남한산성 망월사 /南漢山城望月寺 2019. 5. 13.
침묵을 강요하는 시대 시대가 침묵을 강요한다. 앞뒤 짤라낸 말이 유통한다. 맥락context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반토막도 되지 않는 조각으로 모든 것을 판별하고 재단하며 결정하는 시대다. 토론이 없는 사회, 반론이 보장하지 않는 사회, 이는 암흑이다. 이런 암흑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급류에 휩쓸리기밖에 없다. 소수 혹은 다수가 주창하는 시류에 영합하기만이 살 길이다. 이는 죽은 자들이 사는 공동묘지다. Taeshik KimMay 10, 2014 2019. 5. 13.
기자가 기자 욕을 하는 세상 기자가 기자욕을 해대고 언론이 언론욕을 해대고 기자가, 언론이 기사를 양산하는 시대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라교수가 교수 욕을 해 대는 꼴 만나기란 불 만난 산에서 이듬해 만나는 고사리 같고공무원이 공무원 욕하는 꼴도 마찬가지로 부스럼딱지에서 발견하는 서케만 같다. 나는 내가 그 조직에 속했다 해서 그 조직을 일방으로 비호해야 한다는 자세는 거부한다. 하지만 자기가 속한 바를 잊고 내가 선 자리를 잊어버리고는 마치 바깥에서 바라보는 심판관인양, 공중 부양해서 아래를 내리꼬나보는 야훼인양 구는 꼴은 심히 구토가 난다. 비판은 항상 그 조직을 향한 따뜻함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Taeshik KimMay 11, 2014 2019.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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