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이런저런1547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1) 난장된 하루전 서재 젊은 친구들이야 년 단위로 나가더라만 중늙은이가 제아무리 자발적 백수가 되었다한들 그네들 따라가다간 가랭이 찢어지니 그런 나한텐 한 달이 그들한테는 일년쯤 되지 않겠는가? 그렇다 해서 내가 저런 쪽에 빠삭한 것도 아니요 어리벙벙이라 함에도 난생 두 번째 장기 외유에 나선다. 내일 출발을 앞두고 조금은 부산해서 준비로 그러하겠는가? 내가 비운 사이 내 서재도 개비한다 하니 치워줄 건 치워야 한다 해서 손을 댔는데 그만 난장을 만들고 말았다. 저걸 다 어디다 어케 치운단 말인가? 트렁크는 덩치는 큰 듯 하더니 속내는 좁아터진 듯하다. 2023. 11. 3.
과거의 오늘이 상기하는 신성일 선생 타계 오보 사건 벌써 5년이나 지났다. 그때 오늘, 2018년 11월 3일 나는 내 페이스북 계정에다 저리 썼다. 내용은 그대로라, 내가 내 보낸 배우 신성일 선생 타계 기사가 오보라, 그것이 오보였음을 시인하고 사과한 내용이었다. 이틀 뒤, 내가 몸담은 당시 직장 연합뉴스는 [社告]라는 형식으로 회사 차원에서 공식 사과했다. 어찌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질타해도 나로서는 할 말이 없다. 저런 황당한 일이 기자생활하다 보면 생기기도 한다고 변명할 수밖에 없다. 문화부장 재직 2년 동안 기억에 남을 사건이었으니, 그 전말에 대해서는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한 적이 있다. 마침 어느 채널인지 아마도 재방송일 텐데 그의 부인 엄앵란 씨가 나와 남편 얘기를 한다. 지옥을 오간 밤, 떠날 때도 스타였던 신성일 지옥을 오간 밤, .. 2023. 11. 3.
[백수일기] (28) 연재를 끝내며 가는 나는 평온한데 보내는 마누라가 부산하다. 뻔질나게 걸어다녀야 하니 그에 맞는 신발 한 켤레도 장만했다. 있는 광각 렌즈 비실비실해 손보러 갔다가 광각에 표준렌즈 두 개를 질렀다. 혹 떼려다 혹 붙였다. 뭐 기왕 있어얄 거 장만했으니 차라리 잘됐다 싶기도 하다. 저에 따라 백수일기 연재도 끝낸다. 그렇다고 호락호락 그냥 물러날 순 없다. 새로운 연재로 들어간다. [슬렁슬렁 백수 구라파 유람기]로 교체한다. 2023. 11. 1.
김미량 시집 <신의 무릎에 앉은 기억이 있다> by 김별아 모든 지루한 것들을 지운 게 ‘스토리(소설)’이고, 모든 설명을 지운 게 ‘시’랍니다. 저는 어쩔 수 없는 ‘설명충’이라 시는 쓰지 못하고 결국 소설가가 되었습지요.(지루한 거 질색인데 정작 소설은 엄근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좋아해요. 묘사에서 막히고 감정 표현이 삭막해질 때 무작정 시를 읽기도 했죠. 시는 짧아서 빨리 읽을 수 있어요. 그런데 짧지만 빨리 읽고 덮을 수 없는 시도 있어요. 일주일 전쯤에 받았는데 단번에 읽고 덮지 못해 말라빠진 바게트 뜯어먹듯 조금씩 읽고 있는 시집, 대전에서 태어나 속초에서 사는 김미량 시인이 펴낸 (달아실)가 그런 것입니다. 좋은데 왜 좋은지 설명하고 싶지 않군요. 저보다 고작 한 살이 어릴 뿐인데, 그녀의 시는 십대와 이십대 문학이라는 열병을 앓던 나를 떠올리.. 2023. 11. 1.
[백수일기] (27) 패션의 완성 백수 패션은 전형이 있다. 첫째 쓰레빠. 이것도 되도록이면 욕탕에서 쓰는 쓰레빠가 완성도를 더한다. 둘째 체육복. 이것도 아랫도리만 걸쳐야 좋다. 우와기랑은 전연 결이 달라야 진정한 백수다. 셋째 짝다리. 일자 자세는 안된다. 모름지기 짝다리여야 한다. 넷째 전봇대. 이 친구랑 친해져야 한다. 이 점에서 백수는 군복 걸친 예비군이랑 같다. 2023. 11. 1.
[백수일기] (25) 연말에 땡겨야 춘궁기를 견딘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백수 신세가 된 후배 정신훈화 교육하느랴 요새 좀 바빴다. 그 신참 백수 불러다가 다시 백수가 된 신구 백수 2관왕인 내가 말했다. "CB야, 이쪽 업계도 일반 사회랑 하등 마찬가지라, 연말이 대목이며, 이 연말에 왕창 땡겨놔야 춘궁기를 견딘단다. 보통 연말이면 관공서 같은 데서 남은 예산 소진하느라, 또 연말에 미뤄둔 행사하느라 부르는 데가 쫌 있을끼다. 이때 와 달라는 데는 다 가야 한다. 피눈물 나는 때가 있는데, 시간이 겹칠 때. 백수한테는 한푼이 아쉬운지라, 시간이 겹쳐서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심정, 이제 조만간 이해하게 된다. 동족상잔 비극? 그보다 고통이 심하다. 나?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지. 같은 날 겹친 거야. 마침 보니 서로 인접 지점에서 행사가 열리고 시간 차이.. 2023. 10. 3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