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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요사遼史를 꺼내고서 KBS가 나름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나랑 인연이 없었다. 11월 11일 50부작 방영을 시작했다지만, 마침 그 시기 나는 유럽을 방황 중이었으므로 누가 출연하는지도 모르겠고, 그 얼개조차도 알 수 없었다. 고려와 거란 사이에 벌어진 전쟁 중에서도 2차, 3차 전쟁 시기를 시대 배경으로 삼는다는데 길승수 원작 소설인 《고려거란전쟁: 고려의 영웅들》을 극화했다 한다. 이 소설도 접한 적이 없다. 이 드라마를 선전하는 홈페이지를 지금 방문해 보니, 대문에 이런 문구가 보인다. 당대 최강국 거란과의 26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고려의 번영과 동아시아의 평화시대를 이룩한, 고려의 황제 현종과 강감찬을 비롯한 수많은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 그랬구나. 영웅이야기였구나. 꼭 그렇게 단선화.. 2023. 12. 14.
한국은 애국자가 없어서 망했던 것이 아니다 주변에 보면 애국자 참 많다. 애국자가 나라에 가득한 시대라 하겠다. 애국자가 된다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나라를 위하겠다는데 거기다 뭐라 할 수 있겠는가? 애국자로 살겠다는 건 좋은데 한 가지만 기억해줬으면 한다. 한국이 백년 전에 망했던 건 사람들이 게을러서 그랬던 것도 아니고 또 애국자가 없어서 그랬던 것도 아니다. 우리는 조선이 망한 것을 게을러서, 애국자가 없어서, 사대주의라서 망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유심히 그 시대를 바라보면 그때도 충분히 부지런했고 애국자도 많았고, 또 사대주의건 뭐건 어쨌건 나라의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나라가 망한 것은 한국사의 진로를 결정하는 가장 큰 부분으로 지정학적 환경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농.. 2023. 12. 14.
조개껍데기 벽장식 콜로세움 호화 주택 로마 콜로세움 인근서 2천년전 고대 호화 주택 발견 송고시간 2023-12-13 04:29 조개껍데기 등으로 장식된 모자이크 벽화 "진정한 보물" 로마 콜로세움 인근서 2천년전 고대 호화 주택 발견 | 연합뉴스(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 인근에서 고대 로마 공화정 후기에 지어진 호화로운 주택이 발견됐다고 이탈리아 안사(...www.yna.co.kr 로마 현지 사정에 밝은 사람들께는 설명이 쉬우나, 아직은 가 본 사람보다는 가보지 않은 사람이 많으므로 구글어스로 위선 이 이야기 무대가 되는 간략한 지리 정보를 살핀다. 콜로세움은 오른쪽에 있고 반대편에 포로 로마노 Foro Romano가 있으며, 둘 사이 남쪽 언덕 P라고 표시한 지점이 팔라티노 언덕이라는 데다. 이 팔라티노.. 2023. 12. 14.
나도 생각하는 60 이후의 삶 작년까지도 안 그랬거나 덜 그랬던 신동훈 선생께서 요새 들어 하도 자주 60 이후 삶을 이야기하기에, 나 역시 같이 환갑을 향해 질주하는 동년배로 저토록 시급한 것은 아니었지만, 덩달아 그 분위기에 휩쓸려 들어가는 바람에 오만 잡생각을 다 하게 된다는 말은 해 둔다. 그 기분 진짜 엿 같다. 의사 면허증이 있고, 더구나 현직 서울의대 교수인 사람이 저리 나오니 나 역시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은 부쩍 자주 하게 된다. 나름대로는 조기퇴직을 염두에 두고 이런저런 밑밥은 깐 상태에서 사표는 던졌지만, 이러다 까닥하면 거지 되겠다는 적신호가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것도 맞다. 그러면서 어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새삼 돌아보게 되거니와 신 박사가 하는 말 중에 특히 새겨야 할 점은 후배 혹은 젊은 세대에게 짐이 되.. 2023. 12. 14.
여재촬요輿載撮要에 드러난 거창 여재촬요輿載撮要라 해서 1892-1894년쯤에 만들어진 책에 보이는 지금의 경남 거창군이다. 한국고전번역원 박헌순 선생이 선생 고향이라 해서 소개를 했다. 지금은 경상남북도 전라북도가 접하는 지점에 위치한다 해서 삼도봉三道峰이라 일컫는 산이 삼봉산三峰山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니, 본래 저 산은 세 봉우리가 인상적이라 해서, 혹은 세 개 봉우리가 군집을 이룬다 해서 저리 명명했음을 엿본다. 그 경계 지점에 위치하는 안의는 지금은 거창군 소속 면으로 격하되었고, 성주는 성주군으로 현존하며, 지례현은 지금은 김천시에 통합된 흑돼지로 유명한 우리 동네다. 삼가三嘉는 지금은 합천군 예하이며, 무주는 그대로 무주군으로 존속한다. 지례에 인접한 적화赤火를 우리 고향에서는 적하라 부른다. 불령산佛靈山은 지금은 수도산이라.. 2023. 12. 14.
김수영이 갖다 쓴 논어 풀, 그 정확한 의미는? 이번 주는 종강 하는 주다. 종강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논어 한 구절 보자. 君子之德은 風이요 小人之德은 草니 草上之風이면 必偃이니라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이다. 풀위에 바람이 불면 반드시 눕는다. ‘德’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시간이 남으면 생각해보기로 하자. 草上之風을 ‘풀위에 바람이 불면’으로 번역하면 草上의 風으로 본 것일까? 이것이 이상하다고 질문하는 학생은 재능이 있거나 공부 많이 한 학생이다. 다들 그냥 그대로 암기하고 묻지 않는다. 한문에는 이런게 많다. 논어에만도 곳곳에 있다. ‘풀위의 바람이면 반드시 눕는다.’ 이게 말이 되나? 君子之德은 風이다. 小人之德은 草이다. 이것은 대등병렬이므로 하자가 없다. 그러면 뒷구절 "草上之風이면 必偃이니라"는 주어가 뭐지? 생략되었나?..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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