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489

거란을 공부하며 시험하는 나 요새 초고처럼 써내려 가는 시리즈라 할 만한 것이 거란의 치맛바람이라, 이를 시작하게 된 직접 발단은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 있지만, 나는 이 드라마를 정식으로 시청한 적이 없고, 다만 강감찬이 담판하러 거란 진영을 들어가는 장면을 잠깐 보았을 뿐이다. 더욱 정확히는 거란 성종이 소배압을 앞세우고 출정한 고려 원정을 아주 잠깐 보면서, 이전에 내가 요사를 통독하며 느낀 의문이 다시금 떠올랐거니와, 그것을 나로서는 푸는 과정이 거란의 치맛바람이라 해 둔다. 이 공부가 얼마나 계속될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튈지 나 자신도 가늠하지 못한다. 애초에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시류에 편승한 글쓰기로 시작했지만, 기왕 이리 된 거 무엇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숨기지는 않겠다... 2024. 1. 2.
찬송가에서 내려와야 할 조선시대 삼인방 조선시대 문화사는 찬송가를 탈피해야 한다. 연구자가 갈 길을 잃고는 찬송만 늘어놓을 수는 없다. 열렬한 찬송 대상을 보건대 1. 정조 2. 정약용 3. 김정희 이 세 사람만 찬송가에서 끌어내리면 조선시대 문화사는 그런 대로 볼 만하다. 이들을 제 위치로 돌려 놓는 일, 이걸 해야 한다고 나는 본다. 특히 한문학 하는 분들, 제발 학문은 신앙이 아님을 명심했으면 한다. (2014. 12. 31) *** 저와 같은 매몰 현상이 문집에 묻혀 사는 조선시대 연구자들한테서 거의 공통으로 보인다. 이런 병폐가 언론으로 흘러들어 각종 논단이나 읽을거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노라, 그래서 새겨야 한다고 하는 말, 이처럼 웃기는 짜장도 없다. 그딴 말은 누구나 하며, 그딴 좋은 말은 어떤 문집에도 .. 2024. 1. 2.
사람을 쓰려거든 일단 개망신을 주라, 유방의 사람 간보기 유방은 동네 양아치요 요즘으로 보자면 면 혹은 리 단위 조폭 두목이었다. 이장 출신 조폭 두목이라 보면 된다. 그가 인재를 등용하는 수법은 패턴이 있다. 사기 열전에는 유방을 도와 한 제국을 건설한 공신이 떼로 입전立傳되어 있는데 이들이 유방과 연결되는 계기는 크게 두 갈래라, 하나는 동네 같은 조폭이요 다른 하나는 이미 거병하고 난 뒤에 새로 채용한 부류가 있다. 한데 후자를 면접할 때 거의 같은 패턴이 반복하는데 공개 망신 주기가 그것이다. 유방은 조폭 출신답게 일단 이 첫 만남에서 욕찌꺼리를 퍼붓는다. 그리고 이럴 때면 의관을 정제하는 일이 없어 심지어 자빠져서 손님을 맞는가 하면 양말 벗고 시녀들한테 발을 씻기기도 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누군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이때는 아예 나 없다 하고 환관 .. 2024. 1. 2.
어린이는 순진무구한가 윌리엄 워즈워스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라 노래했다.그가 말하는 어린이는 순진무구(innocence)이며 not guilty다. 일전에 내가 한 말이지만, 나도 한 때 어린이였으며 또 이제는 고등학생이 된 아들놈이 지금보다 어릴 적에 자라는 장면을 지켜본 바로는 이 얼나들은 실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일삼는다. 내 말이 믿기지 않거덜랑 주변 내 아이, 내 조카 아이 데려다놓고 실험 한번 해봐라. 이놈들은 하는 말은 말마다 거짓말이다. 이들에게는 증거주의는 통하지 않는다. 명백한 증거를 들이밀어도 절대로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그런 점에서 이런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들을 "유아병적 사고 방식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표현은 정당하다. 한데 이 거.. 2024. 1. 2.
잘 만든 드라마를 보면 기분 더럽다 몇 번 한 말이지만 옛날에는 셰익스피어나 성경이 독식한 폐부를 찌르는 말들이 요새는 드라마 작가들이 모조리 가져갔으니, 제아무리 뛰어난 철학자도 그네를 뛰어넘은 명구 명언을 제조하지 못한다. 한데 말이다. 잘 만든 드라마를 보면 참말로 기분 더러울 때가 많다. 왜? 너무나 폐부를 찌르는 말로 넘쳐나는 까닭이다. 그 명대사 듣다 보면 혜안 아닌 게 없고, 통찰 아닌 게 없다. 그래서 기분 더 더럽다. 그 대사 하나하나는 어째 지금의 나, 그런 나가 처한 현실을 그토록 처절하게, 처참하게 파고들 수 있는지, 그 후벼파짐에 가슴이 찢어진다. 그렇다고 드마라를 안 볼 수도 없고, 보긴 해야겠고, 그렇자니 기분이 더러워지니 진퇴양난인가? 하긴 Drama라는 말 자체도 요새 TV와 결합해서 그렇지 근본이 문학 아닌가? 2024. 1. 1.
나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 나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많은 이가 의아스럽다 하며, 그 무수한 포스팅은 무엇이냐며 개소리 말라는 표정이 역력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 그것을 내 글쓰기에 이용할 뿐이다. 내가 쓴 내 글을 소통하고 소비하는 통로로 이용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내 일상이 어떻네마네 하는 이야기 거의 하지 않는다. 오직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 글로써 표현한 바를 이야기하고자 할 때 그때에 국한해서 빌릴 뿐이다. 물론 그것만을 위한 놀이에 열중할 때가 있었다. 그때를 회상하는 많은 지인이 그때가 재미있었노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도 한때의 유희에 지나지 아니해서 그런 시절, 지금과 같은 때를 위한 워밍업 정도였다고 이야기해 둔다. 나는 내 글로써 나를 이야기하고 싶지, 한가롭게 셀.. 2024. 1. 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