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540 팜파스그라스, 한반도를 폭격한 외래식물계의 트로이카 21세기 한반도는 식물학 관점에서는 외래식물 전성시대라, 이 외래하는 식물이 퍼져서 한반도를 장식해 가는 그 과정, 그 현재는 천상 외래문화가 상륙해 한반도를 점령한 그것과 판박이라, 이를 궁구하는 과정 역시 나로서는 재미지기 짝이 없다. 그 대표 주자로 나는 가을을 온통 보라바다로 만드는 핑크뮬리와 댑싸리 쌍두마차를 거론했지만, 한반도에 새로운 가을풍경을 선사한 이로 빠뜨릴 수 없는 이가 저 팜파스그라스 또한 빼놓을 수 없으니, 이런 양상을 보면 흡사 작금 한반도 식물계는 정윤희 유지인 장미희가 은막을 삼분한 트로이카 시대라 할 만하다. 흔히 말하기를 팜파스그라스는 벼과에 속하는 식물로 뉴질랜드, 뉴기니, 남미 등지에 주로 분포하거니와 남미 지역 초원지대를 뜻하는 ‘팜파스 pampas’ 와 풀을 뜻하는.. 2023. 11. 1. 왜 전통시대 건축은 필연으로 졸속인가?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예산은 년 단위로 움직였다. 전통시대 동아시아 국가재정은 다원 구조였다. 첫째 중앙과 지방이 따로 놀았다. 지자체 혼합이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지방에서 100원을 거두면 50원을 중앙으로 올려보내고 나머지 50원은 지방에서 썼다. 향리는 중앙공무원이 아니라서 이 지자체 수입으로 먹고 살았다. 이것도 정식 봉급을 받았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정해진 봉급 체계가 없어 이런저런 행정수수료 떼먹는 시스템이었다. 중앙부처 공무원은 매달 봉급을 탔다. 돈? 웃기는 소리. 무슨 돈? 현물이었다. 쌀가마니 지고 왔다. 바로 이 특성에서 대지주지만 언제나 대지주는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매양 가난해서 라는 타령 새빨간 거짓이나 현금 동원력이 없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타당한 말이다. 중앙정부 수.. 2023. 10. 31. 일하다 죽을 것만 같던 시절 문화부장 2년이 딱 그랬고 한류기획단장 3년 중 마지막 2년이 딱 그랬다. 문화부장 끝내고 1년 놀다시피 한 이유는 코로나라는 외적 여파도 있고 했으니 난 그게 내가 지금 살아있는 이유라 여긴다. 그만큼 미친 듯 일에 치어 살았다. 문화부장질 2년간 잠자는 시간 빼고선 일만 했다. 그 기간이 한류 전성시대라 내가 그 한류에 한 일은 암것도 없지만 그 시대는 곧 국경이 무너진 시대를 의미했으니 국외서 관련기사가 쏟아져 들어왔다. 가수 상태서 기사 봤다.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도망가다시피한 데가 한류기획단이었다. 신설부서라 맨땅 헤딩이었지만 1년간 탱자탱자하며 무엇으로 일감을 찾을 것인가를 대강 고민했지만 추스리자 딱 이거였다. 그러다 Kodyssey라는 한류전문 영문뉴스를 창설하고 또 아.. 2023. 10. 30. [문장론강화] "적수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첫 문장의 중요성 국내 작가가 창작한 루터 탐방 끝내자마자 외국 번안물을 집어들었다. 독자가 다르고, 문체도 다르며, 무엇보다 스토리텔링 기법에서도 소위 문화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다만 항용 내가 말하듯이 리드 문장은 그 책의 승패를 가늠한다. 이 번안물 봐라. 리드 문장 봐라. 강렬하자나? "적수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나는 논문도 문학으로 본다. 그러니 논문을 쓰는 사람도 당연히 작가다. 한데 이 작가들 중 유독 직업적 학문종사자들이 쓰는 글은 둔탁하기가 짝이 없으니 글쓰기 훈련을 받지 못한 까닭으로 본다. 논문 쓰는 훈련? 미안하나 그게 글이니? (2017. 10. 29) *** 논문이건 책이건 첫 문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했다. 제목과 첫문장이 그 글의 생명을 좌우한다. 그러면서 나는.. 2023. 10. 29. 싹수 있는 친구가 끝까지 가는 경우 못 봤다 비교적 어리거나 젊은 시절에는 싹수 있다 해서 지켜본 친구로 간단없이 맹진해서 그 분야에 대성하는 친구 내가 거의 보지 못했다. 이 경우 싹수란 주로 학문을 두고 말하는데, 나도 이제 나이가 어느 정도 들고 보니, 장기지속으로 지켜보는 친구가 꽤 많은데, 다 중간에 여러 이유로 흐지부지하다가 범생이로 전락하고 마는 꼴을 너무 많이 봤다. 이것도 경로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예서 관건은 밥줄이다. 이 밥줄이 사람 환장케 하는 까닭은 밥줄을 확보하면 확보하는 대로 그대로 퍼질러져서는 어느새 기성이 되어 버리고, 또 그 반대는 밥줄 해결하느라 진을 빼다가 기어이 그 길을 단념하고 마니, 도대체 중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을 할 수가 없다. 히딩크도 말했듯이 결국 성공을 담보하는 절대 조건은 헝그리 정신이니, I.. 2023. 10. 28. 껍대기는 가라 역사가는 무엇인가? 피안 저편을 보는 사람이다. 아니, 정확히는 피안 저편을 보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피안을 피상이라 해도 좋다. 피상이란 무엇인가? 껍데기다. 돼지껍데기라 해도 좋고 북극곰 피하지방이라 해도 좋다. 속내는 그 껍데기, 그 피하지방 저 아래 잠복한다. 잠복하려는 자, 그를 일러 역사가라 한다. 그래서 어느 시인이 외치지 않았던가? 껍데기는 가라고. (2015. 10. 27) 2023. 10. 27. 이전 1 ··· 131 132 133 134 135 136 137 ··· 42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