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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546

색복色服을 상징에 응용하는 21세기 독재자 김정은 북한에 무슨 민영 언론매체가 있겠는가?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 그리고 조선중앙TV가 대표하는 관영매체만 있을 뿐이며, 그를 통해 양산하는 모든 이미지는 권력의 개입이 있기 마련이라, 그 자체를 김정은 자신이 직접 통제하기도 하겠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이데올로그들이 있다. 저와 같은 파시즘 사회에서는 이미지를 활용한 상징화 작업이 더욱 노골일 수밖에 없으니, 내가 저와 같은 북한 권력을 볼 적마다 느끼는 점 몇 가지가 있어 여전히 첫째 청각보다는 시각에 의존한다는 느낌을 지울 길 없고, 둘째 그런 시각은 언제나 색복色服 중심주의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첫째와 관련해 아마도 많은 이가 그럴 텐데,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창기에 의욕으로 추진했다가 말짱 꽝이 나버린 이른바 남북화해 무드 국면에서 그.. 2022. 3. 27.
섬진강 변 구례로 미리 마중 나간 봄 가는 날 장날이라고 강한 비바람을 지리산록에 기상청이 경고했으니 어이한 셈인지 각오한 악천후는 도통 기미가 없고 변비 걸린 뇐네마냥 하늘은 북북 헛방귀만 끼더니 밤이 이슥해지니 계우 비바람 뿌리기 시작한다. 비바람 다녀간 지리산록은 채 가시지 않은 먹구름에 조금은 어둑했지만 이런 날이야말로 사진이 젤로 잘박히는 날이라 그대로 폭폭 박는대로 착착 감긴다. 하룻밤 유숙한 화엄사 절간 뒤로하고는 귀경길 기차시간까지 어정한 짜투리 시간이 남아 이번 남도 답사 번개 가이드 자처한 영디기 가잔 대로 구례 읍내 누빈다. 어느 집 담장 너머 더먹머리 수북히 내민 저 연두색 옹알나무 살피니 측백이라 남쪽이라 그런지 아니면 수입산인지 묘한 수형이라 내친 김에 어떤 집이냐 살피니 제법 너른 정원 갖춤 한의원이라 그 마당 한.. 2022. 3. 26.
전방후원분이 한반도에서 비롯됐다는 강인구의 유산은 어찌 봐야 하는가? 어제 23일 향년 86세로 타계한 강인구 선생이 뇌리에 각인한 사건은 1983년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을 발견했다는 일이다. 전방후원분이란 시신을 묻는 이른바 매장주체부는 봉분을 둥글게 만들되 그 전면 앞마당은 네모낳게 단을 지은 형태로 고분시대 일본 열도에서는 일반화한 형태라서 일본 고대 문화 특질로 간주되던 터였다. 한데 일본 열도에만 존재하는 줄 안 그런 무덤이 한반도에서 출현했으니, 더구나 그 시대는 식민잔재 청산 바람이 거센 때라, 그런 일본적 느낌이 완연한 왜색 무덤이 출현했다는 그것이 곧바로 일본 문화의 한반도 기원설을 말해주던 증거로 통하던 시절이라, 이 사건은 도하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되었다. 상식으로 보면 일본에서만 확인되던 고대 일본 색채가 농후한 흔적이 한반도에서 발견됐다면 그것이 대표.. 2022. 3. 24.
서울의 봄이 가장 이른 강남 봉은사 강남 봉은사는 서울에서는 봄이 가장 빨리 찾는 곳이다. 역시 강남이라서인가? 도심인 데다 볕이 잘 들며, 무엇보다 그 뒤편으로는 경기상고인가가 위치한 얕은 산이 한강에서 불어닥치는 북풍을 막아주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오늘 어떤 인연으로 찾은 이곳은 봄이 만발했다. 산수유는 만개해 활개를 친다. 산수유뿐인가? 홍매는 이미 절정을 지나 오그라 들기 시작한 모습이다. 사대문 안에서는 이제 겨우 꿈틀대기 시작한 봄이 이곳에서는 절정을 지나 만기로 접어든다. 얼마전 어느 지인이 이곳을 찾아 홍매 몇 송이 담아 올렸는데 보니 겨우 서너송이 핀 모습으로 갖은 고역 기울여 봄이 만개한 것마냥 조작한 흔적이었으니 그걸 보고는 불쌍타 했더랬다. 2022. 3. 22.
청와대, 연속극 시청에는 제격인 쌍궐雙闕의 금중禁中 18대 대통령 박근혜가 연속극 광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졌으니, 그의 재임시절에 한창 주가를 올리던 드라마 제작진과 함께 출연 배우, 특히 그 남자주인공 손을 꼭 잡고 함박웃음 짓던 모습이 나로서는 선연하거니와, 그래 맞다. 지금의 청와대 자리는 연속극 시청에는 왔다인 곳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박근혜가 무얼하고 있었는지 지금도 의문으로 남았거니와, 혹자, 아니 많은 이가 연속극 시청 중이 아니었을까 하거니와, 이는 그만큼 그가 연속극 광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청와대가 대통령한테는 어떤 곳인지를 가늠케 하는 한 대목이 아닐까 한다. 지금의 청와대는 그 구조를 보건대 전형적인 동아시아 궁궐 구조의 그것이라, 궁전이란 무엇인가? 그 절대군주 제왕帝王이 사는 독점 공간이라, 그런 공간은 일반인은 물론이요 신하조차.. 2022. 3. 21.
늦바람에 벗겨지는 용마름 늦바람에 용마름 벗겨진다는 말이 있다. 젖은 장작이 일단 불이 붙으면 겉잡을 수 없듯이 바람이란 걸 모르고 살다 어찌하여 바람 피는 재미를 알고는 뻔질나게 담벼락 넘어다니다가 용마름까지 벗겨진다는 뜻이다. 용마름이란 무엇인가? 전통 한옥채에서 담장 저 우에 덧씌우는 저 짚풀데기 커버를 말한다. 단면도로 보면 삼각형 혹은 人자에 가깝다. 저걸 씌우는 까닭은 빗물이 스며들어 담장이 무너짐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요샌 저런 주거가 사라지니 용마름 구경하기가 가뭄 끝 모래밭에 난 콩 구경하기랑 진배가 없다. 용마름은 훌렁훌렁 벗겨지는 까닭에 보통 저와 같은 박이나 호박을 심카서 그 넝쿨로 고정하는 수법을 쓴다. 용마름 위로 늘어진 박은 천상 불알 그것이다. 늦바람에 하도 밤중에 담장을 타 넘으니 저 용마름이 버텨.. 2022.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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